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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구 장인 이효우 구술집 '풀 바르며 산 세월' 출판기념전 열려

포럼스페이스서 6월 10~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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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김금영 기자⁄ 2016.06.09 08:56:18

▲표구 장인 이효우.(사진=가나문화재단)

가나문화재단이 50여 년간 표구(表具)업에 몸담아 온 이효우 구술집 '풀 바르며 산 세월' 발간과 더불어 출판기념전을 연다.


본 전시는 가나문화재단의 '문화동네 숨은 고수들'의 두 번째 시리즈로, 2014년 발간된 '우당 홍기대 조선백자와 80년' 이후 두 번째로 발간된 자료집이다.


본 사업은 우리 문화계의 중요한 사실이나 인물, 그리고 역사적 가치에도 불구하고 사라져 가는 소중한 문화자료들을 발굴하고 정리하는 취지에서 기획됐다. 문화계 숨은 역군들을 발견함으로써 이후 우리 문화예술계의 저변을 확대하고 후학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 기대한다.


▲아계 이산해.(사진=가나문화재단)

이효우는 1세대 표구사들의 도제로 생활하며 종합적인 표구기술을 익힌 표구 장인이다. 서화를 규격이나 용도에 따라 병풍, 족자, 액자, 첩, 두루말이 등으로 장식하는 것을 표구라 한다.


단순히 장식적인 기능만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오랜 세월 전래돼 온 시서화를 적절한 수리와 복원, 혹은 재표구를 통해 잘 보존될 수 있도록 하는 과정까지 표구에 들어 있다. 종이나 비단이 울지 않게 하기 위해, 나무를 여러 차례에 걸쳐 오랜 시간 건조시키고 잘라 붙여 족자 축을 만들어 끼우는 것이 그 한 예다.


이효우는 "여러 시행착오를 겪기도 하고, 전에 잘된 표구를 뜯어보기도 하면서, 방식을 배워나가야 한다"며 "양적으로 많은 일을 벌이는 것보다 작품과 표구가 어떻게 해야 더 오래갈지 연구하고 생각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표구사는 단순히 장식에만 천착하는 것이 아니라 작품에 또 다른 의미를 부여하고 그것을 보존하는 임무를 가진다는 것.


그는 1960년대부터 낙원 표구사를 운영해오고 있으며, 그 경험을 바탕으로 명지대 문화예술대학원에서 작품 보존과 복원에 대한 강의를 맡기도 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그가 장인 정신으로 정성스레 표구해 오랜 세월 보존해 온 30여 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연천 홍석주.(사진=가나문화재단)

이효우는 장식이자 보존으로서의 표구의 역할을 여실히 보여주는 한국 표구 역사의 산 증인이다. 그가 고이 표구해 둔 아계 이산해(鵝溪 李山海, 1539~1609), 이재 권돈인(彛齋 權敦仁, 1873~1859)과 같은 이들의 시에서는 당대의 문학적 정취가 묻어 나온다.


몇몇 문인들의 시전지(詩箋紙, 시나 편지 따위를 쓰는 종이)에서는 그들의 미감을 엿볼 수 있어 또한 흥미롭다. 여기에 정성스레 배접(褙接)하고 어울리는 비단을 대는 표구 작업은 서화에 한층 멋을 더한다.


가나문화재단 측은 "이번 전시는 옛 것을 소중히 보전하는 한국 표구의 역사와 함께, 한시를 지으며 풍류를 즐기던 옛 문인들의 기지와 정신을 접할 수 있는 귀한 시간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전시는 서울 종로구 평창동 포럼스페이스에서 6월 10~19일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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