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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변숙희 수키컴퍼니 대표] "8년 전 기억 속 '알타보이즈'를 소환합니다"

신구(新舊)의 조화 바탕으로 관객 공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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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487호 김금영 기자⁄ 2016.06.10 19:22:52

▲변숙희 수키컴퍼니 대표.(사진=김금영 기자)

(CNB저널 = 김금영 기자) 뮤지컬 ‘알타보이즈’가 8년 만에 다시 돌아온다는 소식이 공연 팬들을 설레게 하고 있다. 2006년을 첫 시작으로 2007~2008년 공연 제작사 뮤지컬해븐이 선보인 ‘알타보이즈’는 당시 호평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이후 8년 동안 무대에 오르지 않아 팬들을 아쉽게 만들었다. 이번에 새롭게 제작을 맡은 변숙희 수키컴퍼니 대표도 그런 팬 중 한 명이었다. 이전엔 팬이었지만, 이번엔 프로듀서로서 이 공연을 무대에 올린다. '알타보이즈' 라이선스를 갖고 있는 SQ LIVE와의 공동 제작이다.


“8년이 지났어도 머릿속에 그 무대가 생생할 정도로 공연을 재밌게 봤어요. 그러고 보니 ‘알타보이즈’를 그리워하는 사람이 저뿐만이 아니더라구요. 라이선스 작품 ‘타이틀 오브 쇼’를 올리고 있을 때 SQ LIVE 관계자가 '알타보이즈가 정말 좋았는데 재연이 안 돼 아쉽다'며 제작을 맡아볼 생각은 없냐고 묻더군요. 그때 기억 속 무대가 확 다시 2016년 현재에 펼쳐지는 모습이 머릿속에 떠올랐어요. 도전해야겠다고 바로 마음먹었죠.”


이토록 팬들을 설레게 했던 뮤지컬 ‘알타보이즈’는 어떤 작품일까? 공연은 월드투어를 진행 중인 보이그룹 알타보이즈를 중심으로 이뤄진다. 알타보이즈의 구성원 매튜, 마크, 루크, 후안, 에이브라함 다섯 남자는 월드투어 마지막 콘서트 장소에서 공연한다. 에너지 넘치는 댄스와 노래로 화려한 무대를 펼치는 가운데 매튜가 소개하는 소울센서(영혼탐지기)로 관객들의 영혼 상태를 측정하고, 그들에게 위로를 전한다. 신이 내린 목소리를 지닌 다섯 청년이 콘서트에서 불쌍한 영혼들을 노래로 치유한다는 게 큰 줄거리다.


▲8년 만에 돌아오는 뮤지컬 '알타보이즈'의 출연 배우들이 한창 연습 중이다. (왼쪽부터) 김대현, 이단우, 이창용, 이민재, 이해준, 이이경, 박광선, 박한근, 문장원, 전역산.(사진=아츠)

본래 알타보이(altar boy)는 가톨릭 미사가 진행되는 동안 신부를 돕는 소년, 즉 복사(服事)를 뜻한다. 극 속에서 스스로를 ‘팝의 전도사’라 부르는 이 다섯 청년은 하느님의 말씀을 세계 곳곳에 전한다. 복음 전도사와 같은 모습이다. 각기 개성이 다른 멤버들이 각자 신으로부터 받은 영감의 이야기를 풀어내며 불쌍한 영혼의 구제에 나선다.


이렇게 보면 종교적인 색채가 굉장히 강할 것 같지만, ‘알타보이즈’의 특징은 화려한 댄스와 귀에 꽂히는 노래 등 퍼포먼스적인 측면에 있다. 그래서 공연에 유쾌함이 있다. ‘주가 내게 전화했네, 수신자 부담도 아니야’라는 가사의 ‘콜링(Calling)’ 등을 보면 그런 점이 느껴진다. 성스러움으로 무대를 포장하려기보다 유쾌함으로 전 관객을 아우르는 특징이다.


“8년 전 이 작품을 봤을 때 정말 센세이셔널하다고 느꼈어요. 당시 국내 공연계는 주로 ‘미녀와 야수’ ‘캣츠’ 등 대형 뮤지컬을 중심으로 서정적인 멜로디가 특징이었어요. 그런데 남자 배우 5명만 나와서 화려한 쇼를 선보이는 게 굉장하다고 느꼈어요. 종교적이지 않게 느껴질 만큼 배우들의 소화력도 좋았고요. 공연을 본 다음엔 신나는 한 편의 콘서트를 본 것 같은 기분이 들더군요. 뮤지컬인데 쇼(show)적인 요소가 강하게 가미된, 매우 독특한 뮤지컬이었어요. 이 뮤지컬에 참여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8년이 지나 이 작품을 다시 만나 매우 설렙니다.”


극장 5면에 쏘는 영상이 '알타보이즈'의 백미


▲수키컴퍼니가 선보이는 뮤지컬 '알타보이즈'는 신이 내린 목소리를 지닌 알타보이즈가 월드투어를 하며 콘서트에서 불쌍한 영혼들을 노래로 치유하는 이야기를 다룬다.(사진=아츠)

예능 프로그램 ‘슈가맨’은 과거 활발하게 활동했지만, 현재는 그 흔적을 찾기 힘든 가수, 배우 등을 초대해 무대를 꾸린다. 추억 속 스타는 “당신의 기억 속, 그 슈가맨을 소환합니다” 소개 멘트와 함께 등장해 지나간 히트곡을 부른다. 처음엔 옛 노래를 낯설어 하던 10대 관객도 함께 무대를 즐기게 되는 재해석 무대다. ‘슈가맨’은 이전의 감성을 원곡 그대로 보여준 뒤, 이를 편곡한 무대를 추가로 선보이며 10대부터 40대 관객까지 놓치지 않으려는 노력이다.


‘알타보이즈’도 마찬가지다. 8년 전 ‘알타보이즈’를 기억하는 관객들은 물론, 새 ‘알타보이즈’를 만날 관객까지 모두 만족시키기 위해, 기억 속 알타보이즈를 소환함과 동시에 2016년의 새 무대를 알차게 준비 중이다.


큰 변화로는 콘서트의 마지막 장소가 8년 전에는 뉴욕이었지만, 이번엔 서울로 바뀐다. 시공간적인 측면에서 더 가깝게 느끼고 공감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기본 드라마와 노래는 본래의 줄기를 놓치지 않는다. 음악 중심의 공연이기에, 음악감독으로 정평이 난 구소영 연출과 손을 잡았다. 가장 주목할 부분은 영상이다. 과거의 ‘알타보이즈’와 가장 차별한 부분이기 때문이다.


▲배우 이이경은 뮤지컬 '알타보이즈'를 통해 뮤지컬에 데뷔한다. 변숙희 수키컴퍼니가 꼽은 차세대 뮤지컬 스타 후보이기도 하다. 스타 등용문인 '알타보이즈'가 새 뮤지컬 스타를 배출할지 관심을 모은다.(사진=아츠)

“영상이 가장 기대되고 자신있는 부분이에요. 무대 양옆과 바닥, 천장, 뒤까지 5면에 모두 영상을 쏩니다. 국내 공연에서는 대형 콘서트 이외에는 시도되지 않는 방법으로 압니다. 조명 안에 영상을 넣는, 작은 LED판이라 할 수 있는 구조인데요. 리허설 때 대학로의 모든 조명 디자이너가 구경하러 올 정도였어요. 영화 ‘인터스텔라’를 보는 듯한, 빨려들어가는 것 같은 영상이 무대 위에 펼쳐지며 또 다른 공간감을 줍니다. 이 가운데 밴드도 무대 위쪽, 바닥에 배치되면서 볼거리를 더할 거예요.”


출연 배우들도 주목할 만하다. ‘알타보이즈’는 8년 전 스타 등용문으로 통했다. 지금은 뮤지컬뿐 아니라 드라마, 영화에서 종횡무진 활약하는 주원과 김무열이 이 무대를 거쳤다. 올해엔 박한근, 전역산, 김대현, 이창용, 문장원, 우찬, 이해준, 이민재, 박광선(울랄라세션)이 출연한다. 그리고 배우 이이경과 용석(크로스진)이 이 작품으로 첫 뮤지컬 도전에 나선다. 특히 이이경은 ‘슈가맨’에 출연해 노래 실력을 드러낸 바 있어 본격 뮤지컬 무대에서 어떨지 궁금증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오디션 현장에서 직접 배우들을 만났어요. 경험이 많지는 않아도 가능성이 충분한 배우들 위주로 뽑았습니다. 8년 만의 ‘알타보이즈’가 스타 등용문 역할을 계속하길 바랐거든요. 이이경 배우는 ‘라디오스타’에서 보고 특이하다고 느꼈어요. 지인을 통해 그가 노래와 공연에 관심이 많음을 알았어요. 오디션 현장에서 만났는데 노래도 잘 하고 열정이 가득해 함께 하기로 했습니다. 새 스타의 탄생, 제2의 주원을 기대해도 좋을 것 같아요.”


[수키컴퍼니의 오늘 있기까지]

클래식 전공→의상감독→프로듀서 지나 창단까지


▲수키컴퍼니가 첫 작품으로 선보인 뮤지컬 '타이틀 오브 쇼' 포스터. 올해 5월 관객과 만났다.(사진=수키컴퍼니)

‘알타보이즈’ 라이선스 작업부터 배우 캐스팅, 영상 작업, 스태프 구성까지 쉬운 일이 하나도 없었다. 그래도 지금까지 올 수 있었던 건 변 대표의 노력과 함께 도움의 손길이 많이 이어진 덕분. 그만큼 발이 넓다는 뜻이기도 하다. 변 대표는 인터뷰 도중 SQ LIVE를 비롯해 이들에 대한 고마움을 계속 드러냈다.


변 대표는 클래식을 전공했다. 서울신학대학교에서 작곡을 전공하고 이탈리아로 유학을 떠나 국제아카데미에서 클래식을 공부했다. 그러다가 예술기획 쪽에 재미를 느꼈다. 예술기획 공부를 유학 마지막 시기에 하고 한국에 돌아와 오페라 기획사에서 일했다. 뮤지컬과의 인연은 뜻밖에 이뤄졌다. 지인이 뮤지컬이 잘 맞을 것 같다며 뮤지컬 ‘루나틱 2: 페이스오프’의 의상감독으로 추천해준 것.


“그때 저도 겁이 없었어요. 의상감독으로 첫 입봉을 했는데, 맨땅에 헤딩 격이었죠. 그런데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열정적으로 다른 공연을 보러 다니고, 국내뿐 아니라 해외 공연 책도 찾아보면서 공부했어요. 라이브 현장에서 보고 배우는 게 있었죠. 처음엔 무작정 예쁜 옷을 준비했지만, 무대 의상과 일반 의상이 다르다는 걸 배웠어요. 남자 배우의 양복 안감은 다 뜯어냈어요. 빨리 갈아입어야 하고 더우면 안 되니까요. 와이셔츠에도 찍찍이를 달았죠. 처음엔 서툴렀지만 갈수록 더 재미있었습니다.”


▲변숙희 수키컴퍼니 대표가 프로듀서를 맡아 진행한 '5대륙 파이프오르간' 콘서트의 포스터.(사진=수키컴퍼니)

이후 변 대표는 작업 능력을 인정받아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의 비주얼 슈퍼바이저로 승격됐다. 의상, 조명, 분장까지 전반적으로 담당했다. 이후 제작 감독으로도 활발하게 활동했다. 분야도 다양하다.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5대륙 파이프오르간’ 콘서트의 프로듀서, 도쿄돔 베로나아레나 초청 공연의 제작 프로듀서, 임태경 순애보 콘서트의 제작 감독, 슈퍼스타K 롯데콘서트의 프로듀서, 뮤지컬 ‘모차르트 오페라락’의 마케팅 프로듀서, 뮤지컬 ‘여보 고마워’의 제작 감독 등 클래식, 콘서트, 뮤지컬까지 장르를 넘나들었다.


열심히 활동하기를 어언 15년, 수키컴퍼니를 2015년 설립했다. 제작 프로듀서로도 이미 자리를 잡았지만, 취지가 맞는 사람들끼리 모여 공연을 올리고 싶다는 마음이 강했다고. 또 이런 변 대표의 의지를 알고 모인 사람들이 있었다.


“일을 하며 정말 행복했지만 어찌 좋은 일만 있었겠어요. 갈등도 있었죠. 제가 생각하기엔 이 방향이 맞는 것 같은데, 제작사 대표는 다른 방향을 제시해 의견 충돌도 있었죠. 그래서 딜레마에 빠졌는데, 주위의 친한 스태프들이 힘을 줬어요. 수키컴퍼니의 멤버들이 모이기 시작한 거죠. 또 저희는 수키컴퍼니 설립 이전에 동의한 게 있어요. 수익이 나면 공연을 보지 못하는 불우한 아이들이나 소외 계층에게 공연을 볼 기회를 주고, 또 공연을 잘 접할 기회가 없는 아프리카 등에 학교를 지어 음악을 가르쳐 주자고요. 이 과정까지는 아직 아주 멀지만, 한 걸음 한 걸음 조금씩 나아가려 합니다.”


수키컴퍼니의 첫 작품은 ‘타이틀 오브 쇼’였다. 소극장에서 이뤄진 이 공연은 4명의 친구들이 키보드 한 대와 함께 브로드웨이 뮤지컬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보여줬다. 클래식을 전공한 변 대표의 특성이 잘 녹아 들어갔고, 공연도 호평을 받았다. 제작사 대표로서 뿌듯했던 첫 순간이다.


▲'5대륙 파이프오르간' 콘서트의 리허설 현장. 올 5월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렸다. 수키컴퍼니는 뮤지컬, 클래식 등 다양한 장르를 아우른다.(사진=수키컴퍼니)

“스태프로 참여하다가 제작사 대표가 돼 모든 걸 총괄하니 어려움이 많았어요. 하지만 그 가운데 또 새롭게 배우고 깨달은 점도 있고요. 예전엔 예술성 있는 작품들만 올리고 싶었는데, 이젠 예술성과 메시지는 물론, 사업적인 부분도 고려하게 됐어요. 배움에는 끝이 없어 여전히 즐겁고 가슴이 뜁니다.”


‘알타보이즈’에 이어 앞으로 프랑스 뮤지컬 ‘알리바바’를 선보일 예정이다. 라이선스 과정은 마쳤고, 배우 캐스팅 작업이 한창이다. 소극장 공연 ‘타이틀 오브 쇼’에서 출발해 두 번째는 중극장 형식의 ‘알타보이즈’, 그리고 내년엔 대극장 공연 ‘알리바바’까지, 한 단계씩 올라가는 중이다.


“수키컴퍼니는 장르에 국한하지 않고 다양한 공연을 선보여 관객을 즐겁게 하는 곳이 되고 싶어요. 지금은 SQ LIVE와 힘을 모아 ‘알타보이즈’를 선보일 생각에 설레고요. 매 작품마다 최선을 다해 가슴을 울리는 공연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뮤지컬 ‘알타보이즈’는 대학로 유니플렉스 1관에서 6월 14일~8월 7일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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