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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남산 서울애니메이션센터, 한국의 '애니타운'으로 첫걸음

재건축 설계공모전 열어…남산~퇴계로 일대 콘텐츠산업 메카 지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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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498호 김금영 기자⁄ 2016.08.25 15:08:51

▲서울애니메이션센터 정문 입구 쪽. 가운데에 국내 대표 캐릭터인 라바의 입상이, 그리고 저 멀리 남산타워가 보인다.(사진=김금영 기자)

(CNB저널 = 김금영 기자) 서울 남산 자락에 위치한 62년생의 파란색 건물. 오랜 세월의 흔적을 머금은 이곳은 1999년 ‘서울애니메이션센터’로 새 이름을 얻었다. 국내 최초로 만화, 애니, 캐릭터 산업의 창작 지원과 문화 향유를 위한 기관으로 출범해 지금은 전 세계에 알려진 ‘뽀로로’ ‘꼬마버스 타요’ ‘로보카 폴리’ 등 우리나라 대표 애니메이션이 탄생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이 서울애니메이션센터를 포함한 일대가 2016년 ‘남산 애니타운’으로서의 계획을 밝히며 첫 발걸음을 내딛었다. 2019년까지 남산 예장자락~퇴계로 일대를 애니메이션, 웹툰, 게임, 캐릭터 등 콘텐츠 산업의 메카, 즉 '남산 애니타운'으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서울애니메이션센터 재건축 설계 공모가 진행된다. 이와 관련해 김태형 서울시 도시공간개선단장은 “이 일대는 명동, 남산, 남대문시장 등 관광 명소와 인접하고, 서울역 고가에서 세운상가로 이어지는 서울의 보행 네트워크의 중심축에 위치해 잠재력이 풍부한 곳”이라며 “이번 설계 공모를 통해 서울애니메이션센터를 애니, 웹툰, 캐릭터 산업 중심의 창조산업 발신지로 만들어 가려 한다”고 밝혔다.


▲위에서 바라본 서울애니메이션센터 전경. 서울애니메이션센터 건물은 1962년 지어졌다. 2019년 12월 준공을 목표로 재건축 설계 공모를 올해 진행한다.(사진=서울특별시 도시공간개선단)

크게 ▲도심 속 테마파크: 서울애니메이션센터 재건축 ▲남산으로의 즐거운 산책: 재미로(명동~서울 애니메이션센터)와 재미랑(만화박물관)을 포함하는 도심 재생형 만화거리 조성 ▲새로워진 예장자락: 남산 예장자락 재생 사업과 연계한 창조 혁신기업 클러스터링 등을 골자로 추진 중이다. 서울애니메이션센터는 이 남산 애니타운의 혁신을 이끌 주요 시설로, 변화의 첫 시작점에 자리한다.


이와 관련해 ‘서울애니메이션센터 설계 공모 현장 설명회’가 열렸다. 서울애니메이션센터 현황과 추후 새로운 기대, 그리고 설계 공모 방식과 지침 등을 설명하고, 직접 서울애니메이션센터와 주변 경관을 둘러보는 시간을 가졌다.


▲'서울애니메이션센터 설계 공모 현장 설명회'가 열렸다. 서울애니메이션센터 현황과 추후 새로운 기대, 그리고 설계 공모 방식과 지침 등을 설명하고, 직접 서울애니메이션센터와 주변 경관을 둘러보는 시간을 가졌다.(사진=김금영 기자)

이날 자리에 참석한 조남호 총괄계획가(솔토지빈건축사사무소 소장)는 “서울애니메이션센터가 위치한 남산 지역은 우리에게 특별한 곳이다. 과거 17세기 정선이 그린 ‘목면산도’에도 등장했고, 19세기 김정호의 ‘경조오부도’에서도 남산은 풍수지리학적으로 중요한 위치였다”며 “현대에 들어서는 산마루, 산중턱, 산정상 이렇게 3부분으로 나뉘어 개발이 되면서 본격적인 남산 르네상스 시대를 맞이했다. 장충자락이 먼저 정비되고, 성곽 중심의 회현자락이 재정비 됐다”고 소개했다.


이번에 진행 예정인 예장자락 재생사업과 관해서도 전했다. 그는 “도심과 남산을 연결하는 중요한 자리에 예장자락이 있다. 충무로와 명동 사이”라며 “연세가 있는 분들에게 이 지역은 요즘 젊은 세대가 느끼는 것과는 다른 의미였다. 일제 강점기부터 일본 군 관련시설, 일본인 거주지가 있었던 곳이자, 해방 이후에는 군부대와 중앙정보부 시설 등이 있었다. 그래서 권위적인 느낌이었다. 하지만 개발이 이뤄지고 많은 공모가 이뤄지면서 변화를 겪는 중이다. 예장자락은 동서남북의 보행자 네트워크의 중요한 축이 되리라 예상한다”고 밝혔다.


설계 공모 타이틀 ‘남산, 자연과 역사성의 회복과 재해석’
서울애니메이션센터 재건축·재미로 만화거리·예장자락 재생사업까지


▲2014년부터 만화거리로 조성된 재미로. 재미로는 '남산으로의 즐거운 산책'을 모토로 도심 재생형 만화거리로 거듭날 예정이다.(사진=김금영 기자)

예장자락과 더불어 만화거리로 더욱 구체화될 재미로에 관한 계획도 전했다. 명동과 서울애니메이션센터 사이 자리한 재미로에는 2014년부터 만화의거리가 꾸려졌다. 길거리에 만화 관련 콘텐츠를 볼 수 있는 재미랑 1호(만화박물관), 재미랑 2호(재미로 사쿤), 재미랑 3호(웹툰공작소)를 구성했다. 이후 재미랑 4호(만화공방), 재미랑 5호(창작인 마을), 재미랑 6호(뉴 큐비드)를 조성해 문화 콘텐츠 창작 및 판매가 활발히 이뤄질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이밖에 캐릭터 조형물 설치 및 스트리트 아트 벽화 제작, 타요버스 정류장 추가 설치 등 도시 측면으로도 접근할 예정이다.


그래서인지 이번 설계 공모의 타이틀은 ‘남산, 자연과 역사성의 회복과 재해석’이다. 과거 권위적인 시설이 많이 입지했던 곳에서 벗어나 이젠 재해석을 거쳐 새로운 세대에게 도전과 기회, 그리고 즐거운 창작의 장소로 자리매김하려는 포부다. 그 시작점에 위치한 서울애니메이션센터 재건축에 대해 조남호 총괄계획가는 “현재는 학교 건물처럼 특징이 없다. 하지만 표정 없는 건물은 창작자에게 좋은 건물이 될 수도 있다. 창작자에게 비어 있는 장소, 배경이 되는 장소가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며 이번 설계 공모를 독려했다.


▲재미로 거리의 풍경. 벽에 만화 캐릭터들이 그려져 있고, 만화 관련 콘텐츠를 볼 수 있는 재미랑(아래)도 있다. 이후 재미랑 4호(만화공방), 재미랑 5호(창작인 마을), 재미랑 6호(뉴 큐비드)가 들어설 예정이다.(사진=김금영 기자)

이날 자리에 참석한 서울산업진흥원 애니타운팀의 기정구 팀장도 서울애니메이션센터에 대해 소개했다. 기 팀장은 “18년 전 입사해 서울애니메이션센터를 인수하면서 오늘까지 시간이 지났다. 시설이 역사를 딛고 일어나 시민, 어린이들에게 꿈과 미래를 주는 공간이 됐다. 2014년 기준으로 외국인 관광객만 373만 명이 방문했고, 2018년 기준으로 잠재 수요가 390만 명에 이른다. 문화적인 욕구가 다양하게 충족되는 공간”이라며 “18년 전 1999년도에 리모델링해 만들어진 이 시설이 또 18년이 지나 새로운 변화의 앞에 섰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애니타운의 핵심은 서울애니메이션센터다. 새로워지는 애니메이션센터는 우리나라 애니메이션 산업을 이끄는 동시에 창작물 기획과 산업의 발신 기지를 수행할 임무를 가졌다”고 강조했다. 또한 “단순 건물 재정비가 아니라, 서울애니메이션센터 재건축을 시작으로 남산 애니타운을 조성해 이곳에 약 150개의 혁신기업을 품고 생산, 유통, 소비가 원활히 이뤄지도록 할 계획”이라며 “애니타운 조성 이후 5년 내 수출을 2배(2억 달러)로 높여 200조 세계시장을 바라보며 민간투자와 적극 연결하고, 크게 성공한 기업의 성공 이익은 후배 기업에게 지원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새로워질 서울애니메이션센터의 주요 3요소
유통플랫폼·창작팩토리·상상놀이터


▲남산 애니타운 예상 모습. 2020년도까지 예장자락 일대를 글로벌 명소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사진=서울애니메이션센터)

남성택 전문연구원은 서울애니메이션센터 설계 공모 방식과 지침을 정했다. 대상지 연면적 2만1000㎡(지하 3층~지상 3층) 규모로 ①전시·축제·마켓이 연중 열리는 ‘유통플랫폼’(5000㎡) ②콘텐츠 기업과 창작 그룹의 창작, 유통, 협업, 창업지원, 교육을 원스톱 지원하는 ‘창작팩토리’(4300㎡) ③시민·관광객을 위한 놀이공간 ‘상상놀이터’(1580㎡+외부공간)로 구성된다.


유통플랫폼은 캐릭터 페어 등 대·중규모 행사를 연중 유치 및 운영하는 곳이다. 그리고 입주 기업을 위한 상설 홍보 마케팅 공간을 제공해, 콘텐츠 산업의 유통 판로 개척과 산업 활성화를 이끄는, 아시아 최고 문화콘텐츠 전시·축제·마켓 융복합 센터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창작팩토리는 약 50개 혁신기업이 동시에 입주 가능한 창작 공간이자 예비 창업자, 약 1000명의 전문 창작자 그룹, 약 1만 명의 예비창작자들을 위한 협업 공간을 목표로 한다. “여기에 다양한 교육을 지원하는 아카데미 운영 공간(5개소)으로 구성되며, 향후 필요에 따라 개별 공간의 크기 조절이 가능하도록 가변형 공간으로 계획돼야 한다”고 남성택 전문연구원은 강조했다.


▲서울애니메이션센터와 그 일대가 걸어온 길. 재미로 만화문화거점으로 재미랑 1~3호점이 생겼고, 애니 관련 다양한 행사가 열려 왔다.(사진=서울애니메이션센터)

상상놀이터는 창작·유통·놀이가 결합된 애니타운 허브로 신제품 체험, 편의, 놀이가 주로 이뤄지는 공간이다. 3D 상영이 가능한 최소 300석 이상의 극장·상영관을 갖추고, 만화와 영상자료 등을 열람할 수 있는 카툰 라이브러리, 그리고 놀이터와 포토존 등을 갖춘 플레이그라운드 등을 조성해 아이부터 어른까지 전 세대가 즐길 수 있는 시민 놀이 공간 조성이 목표다.


참가 등록은 10월 14일 오후 5시까지 서울시 공공 건축 설계 공모 통합 홈페이지 ‘서울을 설계하자’(http://project.seoul.go.kr)에서 접수하고, 작품은 10월 27일까지 서울시 도시공간개선단으로 제출하면 된다. 설계 공모 지침서 등 관련 정보는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공모와 관련한 자세한 내용은 서울시 도시공단개선단(2133-7619, 7620)으로 문의하면 된다.


김성홍 서울시립대 건축학부 교수, 김선아 도시계획학 박사, 이유미 서울대 환경대학원 환경조경학과 교수, 이은경 건축가, 장영철 건축가, 우의정 건축가로 구성된 심사위원회의 1차(5개 작품 선정), 2차(참가자 작품 설명) 심사를 거쳐 11월 10일 홈페이지에 심사 결과를 게시하고 당선작 등 입상작에 한해 개별 통지할 예정이다. 당선작에는 설계권이 부여되고, 2등 상금 4000만 원, 3등 상금 3000만 원, 4등 상금 2000만 원, 5등 상금 1000만 원이 주어진다. 시상은 11월 14일, 시상작 전시는 11월 14~25일 예정이다. 시는 2017년 10월까지 설계 작업을 마무리하고, 2019년 12월 준공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남산 예장자락~퇴계로 일대는 애니메이션, 웹툰, 게임, 캐릭터 등 콘텐츠 산업의 메카로 거듭날 계획이다. 일부가 아닌, 모두가 즐기는 애니메이션 축제의 장도 꾸릴 계획이다.(사진=서울애니메이션센터)

새로운 서울애니메이션센터가 가장 중시하는 점은 ‘창의성’과 ‘실용성’이다. 조남호 총괄계획가는 “가장 좋은 지침은 가장 간단한 내용이라고 생각한다. 어떤 한계에 얽매이지 않고 다양한 사람들의 집적된 생각들을 풀어나가야 하는 것이 건축가의 몫”이라며 “건축가의 특별한 해석에 비중을 두고 있다. 거리에 면한 열린 공간과 상상적 이미지를 세계적으로 알릴 수 있는 모습, 즉 기술적으로도 진보돼 세계에 보여줄 수 있을만한 건축이 목표”라고 주안점을 밝혔다.


기정구 팀장은 “애니메이션 콘텐츠는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친화성이 높다. 명동에서도 외국인 관광객들이 뽀로로와 라바 인형과 사진 찍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그래서 한류에 이어 발전 가능성이 높은 분야”라고 짚었다.


이어 “프랑스 안시는 국제 애니메이션 페스티벌이 열리는 곳으로 유명하다. 1년 중 일주일은 도시 전체가 축제의 날이 된다. 바이어 290여 명과 기업 1053개가 참여할 정도로 관심이 뜨겁다. 또 매년 미국에서는 세계 최대 콘텐츠 전시회인 ‘코믹콘(Comic-Con)’이 열린다. 우리의 남산 애니타운이 이에 뒤지지 않는, 아시아의 안시와 같이 서울만의 대표 브랜드로 거듭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남산 애니타운 공간 조성도. 크게 서울애니메이션센터 재건축, 재미로와 재미랑을 포함하는 도심 재생형 만화거리 조성, 남산 예장자락 재생산업과 연계한 창조 혁신기업 클러스터링으로 나눠진다.(사진=서울특별시 도시공간개선단)

추후의 바람도 전했다. 기정구 팀장은 “서울애니메이션센터는 무엇이냐는 질문에 ‘꿈’이라고 답하고 싶다. 처음 입사했을 때 29살이었는데, 지금 47살이다. 그동안 애를 셋 키웠고, 애니메이션센터를 보고 꿈을 키우며 자란 어린이들이 어느덧 대학생이 됐다. 이처럼 애니메이션센터가 앞으로도 사람들에게 행복과 꿈을 주고, 혁신 성장의 생태계이자 거점이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재건축 설계 공모를 시작으로 서울애니메이션센터는 변화의 첫걸음을 내딛었다. 2019년 한국의 애니타운이 전 세계로 뻗어나갈 새로운 문화 콘텐츠의 중심이 되길 기대해본다.


▲서울애니메이션센터 재건축 설계 공모전이 진행된다. 서울시 공공건축 설계 공모 통합 홈페이지 '서울을 설계하자'에서 10월 14일까지 접수를 받고, 작품은 10월 27일까지 서울시 도시공간개선단에서 받는다.(사진=서울특별시 도시공간개선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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