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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영미 골프 세상만사] 삶의 반려는 떠나도 골프 반려는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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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506호 손영미 골프 칼럼니스트⁄ 2016.10.24 09:25:47

(CNB저널 = 손영미 골프 칼럼니스트) “가을엔 가을엔 떠나지 말아요. 낙엽 지면 설움이 더해요. 차라리 하얀 겨울에 떠나요. 눈길을 걸으며 눈길을 걸으며 옛일을 잊으리라.”

오색가을 단풍이 물결치는 가을. 골퍼들에게 가을은 봄의 생동하는 들판만큼이나 라운드하기 좋은 절정의 계절이다. 새털구름을 앞세우고 여름 내내 찌든 무더위 바람이 가고 신선한 바람이 이끄는 대로 한 홀 한 홀 걷다 보면, 동반자의 허밍으로 불리는 최백호의 ‘내 마음 갈 곳을 잃어’ 노랫소리가 들린다.

필자의 오랜 지인의 최근 가을 이야기다. 그는 자신의 옛 친구를 잃은 슬픔을 골프를 치며 달래고 있다고 했다. 더구나 칠순의 나이에 골프가 좋아 건설 사업을 하다가 골프장 사업까지 하게 됐다고 한다. 사회적 명성이 있지만 각별히 놀아줄 친구도 여인도 다 떠나가고 없다며 “한 계절만 더 살지. 비겁하게 이 가을을 남겼다”고 역정까지 냈다. “팔순, 이 나이에 골프마저 안 했다면 이 젊은 친구들과 어찌 골프를 칠 수 있을까. 아마 지금쯤 요양원 경로당 어슬렁거리며 할 일 없이 먼 산만 바라보고 있을 거야. 안 그런가? 작가 양반!”

배우자를 심근경색으로 몇 년 전에 보내고 지난여름 가장 사이좋던 대학 동기이자 사업 파트너, 그리고 골프 친구였던 친구를 하늘나라로 보낸 터였다. 동행한 필자는 그저 그분의 넋두리를 지켜보며 안타까워 할 뿐이었다. 그러는 중에도 드라이버 거리는 젊은 골퍼들 못지않게 장타였고, 18홀 내내 전동차에 기대지 않고 허리 한 번 굽히지 않으며 18홀 라운드를 마쳤다.

▲골프를 즐기기 좋은 가을이다. 찌는 듯한 무더위가 가고 선선한 바람이 골프장에 감돈다. 사진 = 손영미

건강 비결을 묻자 아침 5시에 일어나자마자 퍼터 30분을 하고, 간단하게 식사 후 약수터를 가볍게 달린다고 했다. 또한 술은 일주일에 한 번만 마시되 과음은 절대 금지며, 틈나는 대로 걷고, 일주일에 두 번 정규 라운드를 한다고 했다. 같은 나이인 자신의 친구들과는 이제 더 이상 라운드를 못 한다고 한다. 최소 건강이 뒷받침돼야 하는데 모두들 약봉지에 기대며 병원 다니기 바쁘고, 행여 몇 안 되는 친구도 이제는 저세상으로 하나둘 가고 없으니 인생이 허무하다며 시니어 골퍼의 설움을 이야기했다.

약봉지에 기대는 친구들과 달리
정규 라운드로 몸 다지는 시니어 골퍼

낭만의 계절, 우리에게 시를 읊게 하는 가을. 100세까지 굿 샷을 일깨우게 하는 비결은 다름 아닌 규칙적인 생활로 건강, 친구, 경제력을 세우는 일이었다. 무엇보다 건강한 몸은 얼마나 빛나는 축복인가.

특히 100세 시대에 골프는 시니어의 노년 건강을 위해서도 최고의 운동이다. 골프를 즐기며 죽을 때까지 필드 위를 지키며 걸을 수 있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골프의 어원이 그린(Green), 산소(Oxygen), 햇빛(Light), 친구(Friend)다. 그리고 덤으로 두발(Foots)로 걷는 것이다. 스코틀랜드에서 600년 전 처음 목동들의 돌멩이 놀이에서 시작된 이후 친구와 잔디밭에서 좋은 공기를 마시며, 두 발로 걸으며 할 수 있는 유일한 운동이다. 

골프는 리듬은 심장의 박동 수와 닮았다. 몸에 중심축을 시작으로 심장박동수와 닮은 리듬으로 빠르고 정확한 타이밍, 채찍질의 원리를 바탕으로 원심력으로 파워 동력을 필요로 한다.

걷고, 집중하고, 자연과 하나 되며 동반자와 정겨운 담소를 나누며 사계절의 변화를 엿본다. 여유로운 삶을 누린다면 골프만큼 평생의 반려자가 되는 운동이 없다. 탐구하는 인간, 공감하는 인간, 그곳에 길이 있고, 도가 있고, 골프를 연마하는 동안 건강하게 아름답게 생을 마감할 수 있다면 행복한 인생이다. 가을, 그대가 떠나가도 골프는 인생의 평생 반려자가 될 것이다. 

(정리 = 김금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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