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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③] 남경주·전수경 "20년 뒤 무대? 더 서지 않을까요?"

후배들 향한 쓴소리와 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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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김금영 기자⁄ 2016.10.27 15:33:57

[인터뷰②] "그땐 그랬지!" 뮤지컬 1세대 남경주·전수경의 과거 히스토리에 이어…


③ 미래의 이야기 - 후배들 향한 쓴소리와 애정


▲남경주(왼쪽)와 전수경은 뮤지컬 '오! 캐롤'에서 중년 커플의 달달한 로맨스를 보여줄 예정이다.(사진=김금영 기자)

(CNB저널 = 김금영 기자) 남경주와 전수경이 배우 생활 시작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체크하는 게 있다. 전수경은 하루에 몸무게를 네 번이나 재고, 남경주는 꾸준히 운동을 한다. 현재 그리고 또 미래를 위한 준비다. 전수경은 35년 동안 50kg대 몸무게를 벗어난 적이 없었는데 한창 식욕이 좋았을 때 자칫하면 위험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단다. 밥을 먹기 전과 먹고 난 후 체중을 확인하고 이에 따라 활동량을 조절한다. 철두철미하다.


남경주는 스트레칭으로 몸을 관리한다. ‘위키드’ 출연 당시 무대에 설치된 줄을 타고 올라가보려고 했는데, 쉽게 올라가는 후배들과 달리 자신은 올라가지지 않아 충격을 받았다. 한 달 동안 턱걸이 운동을 꾸준히 해서 기어코 줄에 올라갔다. 물론 근육 염증으로 6개월을 고생하기는 했지만….  이들은 “배우는 정체돼서는 안 된다”고 입을 모았다.


“배우로서 현재의 자리에 안주하는 것보다는 끊임없이 자극을 받고 노력해야 하죠. 사람들의 시선을 늘 받는 직업이기에 방치할 수 없어요. 물론 체력이 예전만큼 따라주지 않는 건 사실이에요. 그래도 꾸준한 운동으로 현재 무대에 서는 건 부담이 없죠. 젊은 후배들과 춤을 추는 건 어렵지 않아요(웃음).”


후배들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남경주와 전수경은 눈빛이 달라졌다. 쓴소리를 할 때는 냉철했지만, 그보다는 사랑스러움과 기대가 가득 담긴 눈빛이 느껴졌다.


“‘오! 캐롤’에도 눈에 들어오는 후배들이 많아요. 경수, 두섭이 등 그 또래 친구들이 극을 끌어가요. 정말 잘 하기도 하고요. 특히 경수는 ‘넥스트 투 노멀’ ‘라카지’ 등 제 아들 역할만 진짜 여러 번 했어요. 그때는 정말 아기 같았는데 어느새 폭넓은 소화력을 지닌 배우로 성장했더라고요. 경수를 포함해 요새 젊은 친구들을 보면 기술적인 면도 뛰어나요. ‘내가 저 나이 때 저 능력까지 갖췄었다면 완전히 난리 났겠었는데?’ 싶을 정도로요(웃음).” (남경주)


전수경은 여자 후배들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요새 젊은 친구들은 20대 초반에도 음악적으로 경험이 풍부하고, 연기 접할 기회도 많아요. 빛나는 친구들이 많죠. 독특한 캐릭터를 보여주는 정선아, 연기 베이스가 뛰어난 전미도, 선천적으로 남을 따라하지 않고 그냥 자신을 보여주는 박혜나 등 정말 잘 하는 친구들이 많아요.” (전수경)


이들이 후배 이야기에 이렇게 열변을 토하는 건 뮤지컬계를 이끌어온 산증인으로서 누구보다도 그 어려운 길에 공감하고, 이 후배들이 힘든 길을 지나 차후 미래에 뮤지컬계를 이끌어갈 주인공들이기에 아닐까. 뮤지컬은 혼자 끌어가는 공연이 아니다. 아무리 스타 배우가 있다 하더라도 기적은 혼자 만들 수 있는 게 아니다. 서로의 호흡이 잘 맞아야 훌륭한 공연이 탄생한다. 그래서 선후배의 교류는 매우 중요하다. 후배들은 공연이 어려울 때 대선배인 남경주, 전수경에게 조언을 구한다. 남경주는 ‘브로드웨이 42번가’에 출연할 때 정단영에게 조언을 해주다가 함께 울컥하기도 했다고 한다.


“단영이가 시골 출신의 페기 소여, 그리고 제가 그 페기 소여를 지켜보는 줄리안 마쉬를 연기했어요. 쉬운 공연이 아니었어요. 단영이가 맡은 배역을 힘들어하기도 했죠. 그래서 무대에 오르기 전 분장실에서 단영이에게 ‘네가 신출내기였지만 이 공연을 통해 스타가 될 거야’라고 말했죠. 그런데 그 상황에 둘 다 정말 많이 몰입이 돼서 같이 눈이 붉어졌어요. 공연을 할 때 무대 위에서도 중요하지만, 이렇게 후배들과 교류하고 추억을 쌓는 과정도 중요해요. 계속해서 이 길을 나아가는 버팀목이 되는 거죠.” (남경주)


▲뮤지컬 '오! 캐롤' 포스터. BBCH홀에서 11월 19일 개막한다.(사진=쇼미디어그룹)

그래서 뮤지컬에 정말 열정 있는 후배들이 무대에 올랐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남경주는 과거 MBC ‘라디오 스타’에 출연해 뮤지컬 무대에 출연하는 아이돌에 대한 소신 발언을 한 적이 있다. 그저 제작사가 돈을 벌려는 목적으로 준비가 안 되거나 열정이 없는 아이돌을 뮤지컬에 투입시키는 건 그 아이돌에게도, 공연을 함께 하는 배우들에게도, 그 공연을 보러 온 관람객들에게도 실례라는 것. 하지만 뮤지컬에 대한 진심 어린 열정이 있고, 성실히 연습하는 아이돌 후배에 대해서는 따뜻한 시선을 보낸다. 남경주는 “무엇보다 중요한 건 열정과 성실함”이라 강조했다. 그는 지금도 연습실에 본격 연습 1~2시간 전에 먼저 도착한다고 한다. 30년이 넘게 성실함을 유지하고 있다.


배우 생활 30년을 기점으로 새로운 구상이 머리에 떠오르기도 한다. 전수경은 연출과 제작에 관심이 있다. 이야기를 하다가 불현듯 공연에 관한 아이디어가 떠올랐다며 설명을 해주고는 ‘이거 어떤 것 같냐’며 눈이 반짝반짝 빛나기도 했다. 남경주는 실제 제작에 들어가기도 했었다. ‘레인맨’ ‘사랑은 비를 타고’ 제작에 참여했었고, 나름 성적도 괜찮았다. 지금도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오를 때마다 적어두곤 한다. 하지만 지금은 배우에 더 몰두하고 싶은 게 둘의 공통 생각이다.


“연출, 제작에 대한 매력은 느끼죠. 하지만 쉽지 않다는 걸 알아요. 배우 활동 자체도 버거운데, 정말 절실한 마음과 책임감이 없으면 못 할 일이죠. 추후 먼 미래에는 도전할 수도 있죠. 늘 새로운 콘텐츠에 대한 욕망이 있거든요.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한 번 보여주고 사라지는 게 아닌, 관객들의 마음에 남는 스테디 작품을 만들고 싶어요.” (남경주, 전수경)


‘20년 뒤에도 무대에 설 것 같냐’고 묻자 두 배우는 “당연하죠. 요즘 상태라면 더 설 수 있을 것도 같은데요?”라고 응수했다. 뮤지컬 첫 데뷔부터 현재 ‘오! 캐롤’까지 끊임없이 다양한 작품에 출연하며 관객들에게 새로운 모습을 보여 온 두 배우의 열정은 현재 진행형이다. 이들이 함께 하는 뮤지컬 ‘오! 캐롤’은 광림아트센터 BBCH홀에서 11월 19일 개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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