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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화 골프 세상만사] 국정농단과 골프농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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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508호 김재화 한국골프칼럼니스트협회 이사장⁄ 2016.11.07 09:46:21

(CNB저널 = 김재화 한국골프칼럼니스트협회 이사장) 농단(弄壇)이면 얼마나 좋을까만 壟斷(농단)이란다. 그리고 그 앞에 국정(國政)이 붙는다. 농단(弄壇)은 ‘농담을 하는 무대’이니 유쾌한 개그 스테이지쯤 되지만, 壟斷(농단)은 권력을 독점하며 온갖 비리를 다 저지르는 것인데, 우리나라에 ‘국정농단’ 이야기가 마구 터져 나오고 있으니 큰일이다, 큰일!

본래 농단의 뜻은 ‘깎아 세운 듯이 높이 솟은 언덕’을 의미하는 한자로 맹자의 고사에서 유래했다. 맹자가 제나라 선왕에게 선한 정치와 정책을 역설했는데, 선왕은 맹자의 말을 ‘생깐다’(저속한 표현). 이에 열 받은 맹자, 획 토라져서 제나라를 떠나려 하자, 왕은 화들짝 놀라며 ‘학식+덕망짱(최고)’ 맹자를 붙잡는다. “내가 정무수석 자리도 주고, 너희 가족에겐 스포츠재단 같은 거 만들어 돈도 왕창 모아 줄게잉.” 그러나 문고리 3인방 졸개들과 다른 맹자에게 이런 회유책이 통할까. 맹자 왈 “왕, 당신 그런 식으로 국정농단하려면 하야해!” 버럭 소리를 지르며…. 아, 아니 내가 지금 골프 칼럼에서 무슨 소리를 하고 있는 건지!  

골프에는 분명히 좋은 골프와 나쁜 골프가 있다. 좋은 골프는 운동을 하며 동반자들과 친목을 다지는 것인데, 나쁜 골프는 이 스포츠를 무슨 향락처럼 여기고, 갑질 일삼고, 잇속 챙기는 수단으로 여긴다니까! 이게 바로 골프농단.

골프를 농단하는 것, 후진 정치를 닮은 것으로 나타난다. 우리나라의 비루한 정치를 흉내 내는 골퍼들이 간혹 있는데, 이들이 골프농단자들이다. 이런 사람들은 골프장에서 당장 퇴진…. 이거 자꾸 정치 용어가 튀어나오네. 골프장 출입을 정지시켜야 한다. 건전한 스포츠에 먹칠을 하니까 말이다. 어떤 사람이, 어떤 행위가 골프농단인지 살펴보자.

비루한 정치를 흉내내는 골프농단자들
거짓술수로 상대방 눈 가리려고?

남의 돈으로 즐기려는 사람들 많다. 아니, 많았다. 골프는 누가 돈을 대신 내주는 접대행위가 아니다. 자기 그린피 자기가 내고 떳떳이 즐기는 운동 이상도 이하도 아니란 말이다. 정치에 좌파와 우파가 있으나 중도가 환영을 받는다. 골프에 오른쪽으로 심하게 휘는 슬라이스나 왼쪽으로 꺾이는 훅은 치명적이다. 연습 잘 해서 페어웨이 한 가운데로 보내야 하지 않은가. 홀인원은 물론 이글만 해도 자기 이름 들어간 패나 볼을 만들어 주고 난리를 치는데, 이게 정치판의 대통령이나 국회의원 이름 들어간 시계 같은 거 만들어 뿌리는 것에서 배운 짓거리다.

한국의 정치계나 골프장에는 가방을 들어 주는 사람이 따로 있다. 외국에는 프로들이 경기할 때나 따로 가방 드는 사람을 쓰는데, 우리는 자기가 가방 끌고 혼자 치면 절대 안 되는 것으로 안다. 그래서 귀족 스포츠가 되고 말았다.

마음 비우면 결과가 좋은 게 골프인데, 어디 그런가. 정치도 그렇다. 어둡고 은밀한 곳에서, 숲속의 오비 지역에서 알 까는 것처럼 딴 생각을 한다. 상대방의 불행을 나의 행복으로 여긴다. 경쟁자의 공이 풍덩 물에 빠지거나 홀을 많이 벗어나는 퍼트를 했을 때, 속으로 쾌재를 부르는 골프농단!

300야드를 날리느니, 뻥이 심해진다. 국민을 행복하게 해주겠다느니 어쩌고 하는 속보이는 공약과 일치한다. 거짓 술수, 볼을 옮기거나 홀에 가까이 놓거나 해서 이기려는 자들이 있는데, 이거 부정선거로 당선되는 것과 같지 않은가.

즐거움 오래 누리려 하는 거 이해는 한다. 그러나 가정 일과 사업이 먼저이어야지, 허구한 날 골프장에 살아서야 되겠는가. 한 번 빠지면 헤어나기 어려워 18년 독재를 했던 한국 정치를 배운 것일까. 어깨에 힘들어 가면 끝장이다. 스윙 제대로 안 된다. 권위에 가득 찬 정치꾼 다시 뽑아주지 않는다. 골프농단을 하는 자들, 물러가라~ 물러가라!! 

(정리 = 김금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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