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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명식 골프 세상만사] 국정농단과 골프 엘리트 ‘사육’이 닮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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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513호 강명식 한국골프칼럼니스트협회 이사⁄ 2016.12.12 10:11:07

(CNB저널 = 강명식 한국골프칼럼니스트협회 이사) 우리나라는 중등교육 과정까지가 의무 교육이다. 이는 세상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기본지식과 인성 교육 및 인간관계를 최초로 배우고 체계적으로 터득하기 위한 의무적 국가 명령이다. 초등학교 및 중학교에서의 교육은 한 인간이 훌륭한 사회인으로 성장하게 하는 최소한의 밑거름을 제공한다. 이곳에서의 교육은 단순한 지적 능력 향상을 위함이 아니요, 교우관계에서 배우는 사회생활, 인성, 건강한 육체를 갖게 함이 그 목표다.

우리나라의 골프는 이제 세계정상이다. 골프 채널을 돌리면 어디에서나 쉽게 한국인이 우승을 다투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골프 중계 해설자는 “한국 선수들의 스윙이 세계 최고”라고 치켜세우며 한국 골프 위상을 은근히 자랑한다.

하지만 이런 것이 언제나 즐거운 일로 다가오지는 않는다. 필자는 이런 선수를 볼 때 한편으로는 골프 선수가 아닌 골프로 돈을 버는 기계로 보이기도 한다. 가까운 골프 연습장에 가면 어린 나이의 골프 선수 지망생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 이 어린 선수들은 그곳에서 아침부터 저녁까지 골프 연습에만 매달리고 있는 현실이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엄청난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기 때문이다.

‘세리 키즈’로 불리던 수많은 골프 선수들부터 현재의 수많은 어린 선수 지망생들이 이런 전쟁 같은 경쟁의 터널 속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들은 이른 아침부터 부모의 손에 이끌려 연습장이나 골프장에서 훈련을 하고 있으며, 실제 이들이 정상적인 초등교육 및 중등교육을 받는다고 하기엔 무리다. 그들은 기본적인 지식습득, 또래들과의 어울림에서 배우는 기초 사회생활방식 습득 및 인성함양과는 거리가 멀다. 기형적 학습으로 인한 인격편향이 심각할 수 있다는 말이다.

‘학습 뒤 골프 연습’ 의무화해야

이를 무시하고 연습장이나 필드를 나가 학습 공백이 생기면 이는 더 큰 다른 공백을 만들게 되며 학습에 대한 흥미를 반감시켜 학습 포기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이런 반복은 한 사람의 인생을 망가뜨릴 수도 있다. 현재 골프선수 입문은 조기교육의 바람으로 초등학교 저학년부터 시작되고 있다. 모든 스포츠에서 최고의 덕목은 정정당당한 경쟁이며 건강한 육체와 건전한 정신 함양이 그 목표다. 하지만 기본 지식과 인성이 갖춰지지 않으면, 이 기본 목적이 변질돼 스포츠 기계로 둔갑해 오로지 승리로 돈을 버는 도구로 전락해 버릴 수밖에 없다. 

그간 수많은 어린 선수들이 부모의 손에 이끌려 인도어와 골프장으로 내몰렸고, 학습 부재로 인한 그 후유증이 만만치 않았다. 수많은 골프 지망생들이 양산됐지만, 성공한 몇몇 선수를 제외한 낙오자들의 사회부적응으로 홀로서기가 어려워지면서 사회의 낙오자가 되기도 한다. 이는 그대로 부모에게 부메랑으로 돌아왔다. 부모는 더 많은 부작용으로 고통을 감수해야 했음을 부정할 수 없다.

현재 KPGA, KLPGA, PGA, LPGA에서 활약하고 있는 우리나라 선수들의 대부분은 이런 지옥 같은 국내 환경에서 골프를 배웠다. 그들은 오로지 골프로 돈 버는 데 필요한 교육만 받은 것이다. 이들이 유명해지면 가 보지도 않는 대학교에 진학해 모자에 그 학교 스티커를 붙이고 경기를 한다.

대학과 학생의 계약으로 서로의 잇속을 챙기고 있을 뿐이다. 30개 넘는 대회를 뛰면서 그들이 학교에 간다고 보기는 힘들다. 하지만 모두 정상적으로 졸업하게 되는 것이 지금의 세상이다. 도통 이해할 수 없는 행정이나 다른 분야에서도 그렇다. 이런 행태는 결국 이번 국정농단사건에서 그 치부를 고스란히 드러냈다.

지금부터라도 엘리트 스포츠 선수 육성의 새로운 규정 확립과 자체 정화가 절실하다. 먼저 엘리트 선수들의 학습권 보장을 의무적으로 고지해야 한다. 정규 학습 시간을 엄수한 뒤에 골프 연습을 하도록 해야 한다. 세계를 주름잡는 한국 선수들의 기량에 앞서 그들의 성장과정에 필요한 기초학습은 이수하게 강제적 조항을 법으로 둬야 한다. 지성과 인성이 발전하고 발달하는 시기에 최소한의 교육은 의무이며 권리다. 

(정리 = 김금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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