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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행근 중국부자 칼럼] “부자는 명문대 성적 순” 증명하는 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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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514호 송행근 중국 경제문화학자⁄ 2016.12.19 10:03:11

(CNB저널 = 송행근 중국 경제문화학자) 중국에서 흙수저인 핀얼다이(貧二代)가 신분상승을 꿈꿀 수 있는 첫 발판은 가오카오(高考)다. 가오카오는 우리의 수학능력시험에 해당한다. 올해 6월 가오카오(高考)에 응시한 인원은 940만 명이었다. 그런데 대학 입학정원은 260만 명에 불과하다. 대학입학률이 30%도 채 되지 않는다. 특히 우리의 ‘인(in)서울’ 격인 베이징 유명 대학 경쟁률은 1000대 1 정도 된다. 

중국은 G2이다. 하지만 빈부의 차이는 더욱 커져간다. 한 세대가 가난하면 다음 세대도 가난하고, 한 세대가 부자이면 다음 세대도 부자인 빈부의 세습화가 진행되고 있다. 푸얼다이(富二代·부유층 2세)의 출현은 이러한 현상을 더욱 가속화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중국 부호들의 관심사는 크게 세 가지다. 돈과 건강 그리고 자녀교육. 이 가운데 자녀교육은 부호가 아닌 부모의 입장에서 가장 중요하다. 그렇지만 지구촌 어느 국가보다 중국에서 자식은 특별하다. 계획생육정책(計劃生育政策) 때문이다.   

진짜 소황제와 무늬만 소황제

계획생육정책은 중국이 1978년부터 강제 시행한 산아제한 정책이다. ‘한 가정 한 아이 정책’을 말한다. 1949년 5억 4000만 명에 불과하던 인구가 1974년 9억 명으로 폭발적 증가되었다. 식량문제가 당면 과제로 대두되었다. 이에 중국 당국은 강제 낙태 등의 강압적 방법으로 인구 조절에 나섰다. 강압적인 방법의 핵심은 한 가정 당 1명의 자녀로 제한하고, 이후 출산하는 아이에 대해서는 높은 벌금을 부과하는 것이었다. 

그 결과 아이는 집안에서 금쪽같은 자식이 되었다. 금지옥엽으로 자란 아이들은 ‘소황제’라는 별명을 얻었다. 하지만 모든 아이가 다 소황제가 되지는 못했다. 부모의 사회적 지위와 경제적 능력에 따라 진짜 소황제와 무늬만 소황제로 나뉘게 되었다. 

푸얼다이는 진짜 소황제라 할 수 있다. 푸얼다이를 둔 부호의 염원은 뭘까. 간단하다. 자신들이 죽은 후에도 푸얼다이들이 영원히 부자로 사는 것이다. 다만 차이가 있다면 자신들이 겪은 전철을 제발 밟지 않기를 바랄뿐이다. 현재 중국의 부호들은 대부분 맨손으로 시작해 힘겹게 가업을 이룩해서 떼돈을 벌었다. 그런 배경 탓에 푸얼다이만은 큰 어려움 없이 엄청난 부를 누리면서 목에 힘주고 떵떵거리며 살았으면 한다.   

▲2012년 기준으로 가장 많은 억만장자를 배출한 중국의 명문 칭화대학의 고풍스런 건물. 사진 = 위키피디아

이를 위해 부호들이 찾아낸 비책은 첫째, 명문대 입학이다. 중국 부자들은 대학간판을 누구보다 사랑한다. 하지만 그들이 사랑하고 소유하려는 소위 ‘쯩’은 칭화대와 베이징대 등 명문대이다. 부와 권력이 학력 순이라고 강하게 믿기 때문이다. 

정말 부자는 성적순일까? 중국대학교협회가 ‘2012 중국 명문대학’을 발표했다. 이 발표에 따르면, 중국의 명문대학인 칭화대학교(淸華大學)가 개혁개방 이후 모두 84명의 억만장자를 배출하면서 1위를 차지했다. 2위는 베이징대학으로 총 82명, 3위는 저장(浙江)대학으로 총 66명, 4위는 푸단(復旦)대학으로 총 46명, 5위는 런민(人民)대학이 총 30명, 6위는 자오통(交通) 대학으로 총 25명이었다. 특히 칭화대학을 졸업한 억만장자 84명의 재산 합계는 무려 3000억 위안(54조 원)으로 1인당 평균 35억 7000만 위안(6조 4200억 원)으로 나타났다. 

‘명문대=부자’의 공식은 올해도 어김없이 이어졌다. 올해 11월 후룬연구원(胡润研究院)이 ‘후룬 100대 부호 교우회 특별보고’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중국 내 대학 66곳에서 최소 2명 이상의 졸업생이 올해 명단에 올랐다. 저장대학은 38명의 100대 부자를 배출해 1위, 베이징대학은 26명으로 2위, 칭화대학은 22명으로 3위, 중국인민대학은 20명으로 4위, 푸단대학은 19명으로 5위, 난징대학으로 15명으로 6위를 차지했다. 

2012년과 2016년, 4년이라는 시간의 흐름 속에서 명문대의 입학이 곧 부자의 탄생임을 여실히 보여줬다. 그런데 흥미로운 점이 있다. 4년간의 시간 속에 공통적으로 갑부를 많이 배출한 대학의 순위가 대학의 랭킹과 거의 흡사하다는 것이다. 칭화대, 베이징대, 난징대, 푸단대, 저장대는 중국 5대 명문대학이다. 둘째, 중국에서 부자들이 많이 사는 지역에 소재한 명문대학이 부호들을 많이 배출했다는 것이다. 실제 올해 백만장자들이 부자들이 가장 많이 사는 지역을 살펴보면, 베이징은 23만 8000만 명으로 2위, 상하이는 20만 5000명으로 3위, 저장성은 16만 명으로 4위를 각각 차지했다. 베이징대, 칭화대, 런민대는 베이징에, 푸단대는 상하이에, 저장대는 저장성에 소재한다. 

둘째, 해외유학이다. 중국 부자연구기관인 후룬(胡潤)연구원이 작년 부유층 부모를 상대로 ‘2014년 해외교육 특별보고서’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부호의 80%가 자녀의 조기 해외유학을 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천만 위안(약 18억 1800만 원) 이상의 자산을 보유한 중국인은 평균 18세의 자녀를 해외로 보내고 있으며, 자산 규모가 1억 위안이 넘는 경우 평균 16세에 유학을 보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자 배출 순서에서 대개 2위에 머문 중국의 최고 명문 베이징대학의 생명과학대학 건물. 사진 = 위키피디아

왜 해외유학을 보낼까? 크게 세 가지를 들 수 있다. 하나는 미래에는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한 부의 계승이 더욱 필요하다는 굳은 신념 때문이다. 다른 하나는 유학을 갔다 와야 폼도 나고 경쟁력을 갖추며 대접을 받을 수 있다는 우월의식이다. 나머지는 지옥 같은 가오카오에 떨어지거나 명문대 진학이 사실상 불가능한 냉엄한 현실을 타개하고자 함이다.    

명문대 입학과 해외유학으로 부의 대물림 노려

중국 부자들이 선호하는 유학국가는 미국, 영국, 캐나다, 호주 등 영어권 선진국에 국한된다. 가장 좋아하는 대학교는 미국의 하버드, 영국의 옥스퍼드, 케임브리지 등이다. 희망 학과로는 학부의 경우 수학, 화학 등 기초과학 분야 외에 경영학, 전자공학과이다. 대학원 과정의 경우 60%가 경영학을 선택했다. 실제로 유학파 중 2/3가 경영학을 전공한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미국이 압도적이다. 미국 내 중국 유학생은 2005년 6만 2523명에서 2015년 30만4940명으로 늘었다. 10년 새 4배가 넘게 증가했다. 미국을 선호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중국에서 대성공을 거둔 부호들이 대부분 미국에서 선진 시스템을 배워 가지고 중국으로 돌아가서 사업을 벌인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예를 들면 바이두(百度) 리옌홍(李彦宏) 회장이나 쥐메이요우핀(聚美尤品) 천어우(陳歐) 회장이다.  

불확실한 미래에 푸얼다이가 부를 유지하고 누릴 수 있는 비책의 시작은 명문대 입학과 해외유학이다. 물론 푸얼다이의 물주인 부호들의 생각이다. 이런 인식은 시진핑 정부 내내 계속될 것이다. 점차 차별성을 갖춘 학력이 부와 출세를 거머쥘 수 있는 시대로 깊숙이 접어들고 있어서이다. 

(정리 = 최영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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