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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영미 골프세상만사] 노장 워커에게 배운 ‘집중이냐 즐거움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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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519-520호 손영미 골프 칼럼니스트⁄ 2017.01.23 10:40:39

(CNB저널 = 손영미 골프 칼럼니스트) 신년 초 1월. 연일 매서운 추위와 강추위가 이어져 골프 마니아들과 프로 선수들은 따스한 나라로 동계 훈련을 떠나고, 아마추어 골프 마니아들은 점점 필드보다는 따스한 아랫목으로 몸을 움츠린다. 하여 겨울은 골프 마니아들에게 자칫 무료함과 나태함을 동반하게 하는 계절이다. 그러나 일부 골프 마니아는 그 추위에 아랑곳않고 연습장으로, 실내 스크린 골프장으로, 따스한 나라 원정 골프까지 그룹으로 떼 지어 떠나기도 한다.

필자의 지인 중 한 사람도 골프 연습장의 남자 지인들 몇 명과 팀을 짜 언더파를 목표로 태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그런데 그들이 떠난 지 딱 일주일 만에 그의 친한 친구에게 전화해서 거액의 돈을 요구했다가 혼쭐이 났다. 이유인즉슨 골프보다는 관광, 여색을 즐기고 도박을 일삼다 빈털터리가 된 것이다.

몇몇은 골프만 하다 귀국했고, 나머지 한 팀은 유흥에 빠진 것이다. 보다 못한 그의 어머니의 성화로 남동생이 현지 태국까지 가서 도박 빚을 청산하고 자신의 형을 데려왔다. 한국에 돌아온 그는 이제 와이프에게 용돈을 받아쓰며 지하 연습장에서 맹연습 중이다. 하루에도 서너 번씩 와이프의 감시 전화를 받으며 말이다.

이처럼 골프를 즐기고 연마하는 데 있어서 집중할 때와 즐길 때(때와 장소, 정서적 소양과 자기절제가 동반하지 않고서는 골프를 빙자한 유흥과 유혹에 쉽게 빠질 수 있다. 물론 한국 남자들의 전형적인 습성이 조금 아쉽지만)가 있고, 인간이 사는 어느 곳에나 유혹과 위험은 항상 도사리고 있다.

그러나 자신이 정한 목표가 무엇인지 알고 가는 사람은 허튼 짓을 할 시간이 없다. 지난 1월 6일 PGA 투어 하와이서 개막전 라운드에서부터 선두를 달리던 미국의 대기만성형 노장 프로가 있다. 그는 올해 나이 38세가 되는 지미 워커로 6일(한국 시간) 미국 하와이주 마우이 섬 카팔루아 리조트의 플랜테이션 골프코스(파73)에서 열린 대회에서 1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이글 1개와 버디 6개로  8언더파 65타를 기록했다.

세계적인 젊은 선수들 제친 지미 워커
‘짧고 굵게 가라’ 속담의 대표적인 예

이에 세계적인 젊은 선수들을 제치고 최고의 스코어 기록으로 지미 워커 프로가 주목받았다. 또한 그가 사용한 드라이버도 많은 관심을 받았다. 이날 워커는 3번 우드보다 짧은 42.5인치짜리의 타이틀리스트 917D2 드라이버를 들고 나왔다.

▲올해 나이 38세로, 젊은 나이의 선수들에게 결코 뒤지지 않는 모습을 보이는 지미 워커. 사진 = 손영미

보통 프로 선수들이 사용하는 드라이버 길이는 대부분 44∼46인치 사이다. 그에 비하면 42.5인치는 매우 짧다고 할 수 있다. 그동안 지미 워커는 장타자 축에 속하지 않으면서도 드라이버의 정확도가 많이 떨어졌다. 지난 시즌 페어웨이 성적은 다른 프로 선수들과 비교하면 하위권에 있었다. 하지만 이날은 달랐다. 짧은 드라이버로 페어웨이 안착률이 73.33%로 정확도가 생겼고 우승으로까지 향해 갔다.

올해 나이 38세로 미국 오클라호마시티 출신인 워커. PGA 투어에 2005년 뒤늦게 입회한 뒤 노장 프로로서의 연륜과 노하우가 어느덧 빛을 발한 것이다. 그동안 남들보다 뒤늦은 노장 프로로서 살아남기 위해 익히고 습득하고 잦은 실수를 거듭하며 자신만의 샷 감을 익힌 것이다. ‘짧고 굵게 가라’는 실속형 속담이 있듯이 당일 지미 워커의 눈은 우승 기록의 대한 사무치는 갈망으로 가득했다.

그린을 누비던 날렵한 몸과 반짝이는 눈과 하나로 지미 워커의 그날의 드라이버 샷은 ‘집중할 때와 즐길 때를 알고 가는 자’의 여유를 보였다. 볼의 속력은 허공 속에서 자유롭고 날렵한 한 마리 새처럼 자유로웠다. 

(정리 = 김금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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