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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명식 골프 세상만사] 정유라로 드러난 학습농단, 골프엘리트는 다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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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521호 강명식 한국골프칼럼니스트협회 이사⁄ 2017.02.06 09:51:24

(CNB저널 = 강명식 한국골프칼럼니스트협회 이사) 골프의 전설로 불리는 바비 존스(Bobby Jones)는 변호사였다. 집 앞 골프장 프로의 스윙을 따라하며 골프를 배운 바비 존스는 12세 정도에 이미 골프에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그는 14살이던 1916년 처음 출전한 US아마추어 대회 준준결승에서 패해 4강에는 오르지 못했지만 8강에 올랐고, 그 뒤에도 2위, 4강, 8강, 4강, 16강을 기록하다가 드디어 1924년 챔피언에 오른다.

그는 그렇게 골프를 하는 중에도 16세에 고등학교를 졸업했다. 그때 학장은 “그는 모든 면에서 겸양과 겸손을 갖춘 신사였다”고 회상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조지아공대에 입학한 뒤 학업을 계속해 1922년에 이공학 학사를 취득하며 대학을 졸업한다. 그리고 바로 하버드 대학에 진학해 3학기 만에 영문학 학사를 1924년에 끝낸다.

그리고 애틀랜타의 에모리 대학에서 법률을 공부한 지 단 1년 만에 국가 사법고시에 합격한다. 그리고 1928년 1월 13일 조지아 주의 사법시험에도 합격한다. 변호사 자격을 획득한 그는 아버지가 운영하는 로펌(law firm)에서 일하게 된다. 하버드 대학에 다니던 1923년 드디어 바비 존스는 US오픈에서 그의 첫 메이저(Major) 타이틀을 따낸다.

그가 진정한 골퍼로 추앙받는 것은 아마추어 신분으로 모든 골프의 기록을 갈아치웠을 뿐 아니라, 전쟁 같은 경쟁적인 골프를 하면서도 모든 단계적 학업에 충실했고, 한 인간으로서의 삶에 충실했기 때문이다. 바비는 실제 그의 학업과 일 그리고 가족이 우선인 생활을 했다. 골프엔 일 년 중 약 3개월 정도를 할애했다고 기록돼 있다. 1년 총 라운드 회수도 모든 시합을 포함해 평균적으로 약 80회 정도였다. 경이롭다고밖에 표현할 수 없다.

이렇듯 그는 자신의 길을 가면서 골프에서 당대 최고 프로골퍼인 진 사라젠(Gene Sarazen), 월터 헤이건(Walter Hagen), 토미 아머(Tommy Armour) 등과 같은 위대한 프로 골퍼들과 겨뤄 그들을 압도하는 경기력으로 US오픈, 브리티시 오픈을 석권하는 천재적인 능력을 보였다. 은퇴 후엔 변호사 업을 하면서 많은 골프 관련 비디오와 영화 스윙에 대한 저서 등을 출판, 제작했다. 골프 코스 디자인과 골프 지도자로도 활동해 골프계에 수많은 족적을 남기고 공헌을 했다.

국정농단으로 드러난 학사농단 현실.
학습권 보장 없이 골프기계 양산에 그쳐

국정농단 사태로 드러난 정유라 학사농단 사태가 체육계 전체에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엘리트 체육 전체의 선수 육성과 교육 과정의 전면 개편이 불가피해졌다. 특히 골프 특기생들의 ‘법정 수업일수 이수’와 ‘학습권 보장’이 도마에 올랐다.

▲골프의 전설로 불리는 바비 존스. 그는 전쟁 같은 경쟁적 골프를 하면서도 모든 단계적 학업에 충실했다. 사진 = 위키피디아

실제로 그동안 중고교 학생 선수들은 거의 수업을 받지 않고 연습장 혹은 골프장에서 코치들과 골프 기량만 연마해 온 것을 부정할 수 없다. 그 결과 우리 선수들은 모두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골프 스윙을 갖게 됐고, 여자의 경우 이미 세계 최강이 됐다. 또한 남자 선수들도 이제 정상을 향해 도약하고 있다.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내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쾌거들의 내면을 들여다보면 감정 없는 골프기계 양산의 부산물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 생긴다. 그들에게서 우리는 인간으로서 최소한 갖춰야 하는 인성, 기초 학습, 교우 관계, 사회성 학습마저도 빼앗았다. 골프만을 위한 지능을 강요했으며 기능만을 훈련시켰다. 

아이들의 학교생활은 오직 골프장과 골프 연습장뿐이었고, 그곳만이 그들이 자란 환경이었다. 이런 환경은 골프로 돈 벌기 위한 기술자들만 양산해 왔다. 세계적인 선수가 나타나 우승을 한다 해도 마음 한 구석은 텅 비어 있었던 것이다. 이제 모두 제자리로 되돌려야 한다. 바비 존스가 학업과 일을 병행하면서 세계를 제패해 그랜드슬램을 이뤘듯이 늦었지만 이번 기회에 우리도 그들의 인간적 삶을 존중하도록 힘써야 한다. 

(정리 = 김금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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