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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LG 전기차 배터리, 세 고개 넘어야 하는데 ‘中 사드 난관’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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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526호 윤지원⁄ 2017.03.13 10:30:28

▲LG화학 오창공장의 연구진이 생산라인에서 생산된 파우치형 리튬-이온 배터리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 = LG화학)


지난 2월 27일, 박진수 LG화학 부회장이 중국을 찾았다. 업계는 국내 배터리 제조업체들에 대한 중국 정부의 보조금 규제 등으로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 예상치 못한 장애물을 만난 LG화학이 현지 기업인과의 교류를 통해 활로를 찾고자 하는 행보로 풀이하고 있다.

LG화학에 따르면 박 부회장은 2월 27일 중국 ‘전기차 100인회’를 방문해 천칭타이 이사회장 등을 만났다. 전기차 100인회는 중국의 전기차 정책을 실질적으로 좌지우지하는 단체로 알려져 있어 중국에서의 전기차 배터리 사업을 정상화하기 위한 LG화학이 이들과의 관계를 돈독히 다지는 것은 필수적이라고 업계는 분석한다.

LG화학은 전기차 배터리를 포함한 글로벌 중대형 배터리 시장에서 가장 뛰어난 경쟁력을 갖춘 업체로 꼽힌다. 지금까지는 기존 전기차 부문의 강자인 테슬라나 닛산에 각각 배터리를 공급하는 파나소닉과 AESC 등의 일본 업체에 밀려있었으나, 뛰어난 기술력을 보유한 데다 공격적인 생산라인 증설로 원가 경쟁력까지 갖춰 고객사가 꾸준히 늘어나면서 장차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할 날이 머지않았던 것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중국 기업들을 노골적으로 후원하는 데다 사드 문제로 태도가 바뀐 중국 정부가 LG화학과 삼성SDI 등 한국 배터리 업체들이 생산한 2차 전지를 정부 보조금 지원 대상에서 계속 제외시키면서 중국 시장 공략에 난항을 겪고 있다. 현재 LG화학의 중국 전기차 배터리 생산공장의 가동률은 20%대에 지나지 않는다.

▲(출처: SNE리서치, 2017년 2월, 승용 EV, PHEV, HEV 및 e-Bus, 물류, 트럭 등 상용차 포함)


게다가 BYD, CATL을 비롯한 중국 업체들의 놀랄만한 약진에 밀리면서 2016년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 점유율 순위가 무려 6위까지 떨어졌다(SNE리서치 자료 기준). LG화학은 지난해 전기차 배터리 사업의 손익분기점을 넘길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으나, 이러한 중국발 리스크로 인해 오히려 연간 493억 원의 영업 손실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전기차 배터리는 여전히 LG화학의 향후 주력 사업이 될 핵심 미래 먹거리다. 지난해 LG화학은 국내 배터리 시장에서 영원한 강자일 것만 같던 삼성SDI를 누르고 1위를 차지했고, 전기차 배터리 부문에서 유럽과 미국 시장을 집중 공략해 지난해까지 36조 원 어치의 물량을 수주하기도 했다.

또한, 올해부터 GM의 순수전기차 쉐보레 볼트(Bolt) EV를 비롯해 LG화학의 배터리를 장착한 2세대 전기차들이 출시되기 시작했다. LG화학은 이에 힘입어 2020년 연매출 7조원을 달성하며 글로벌 1위 배터리 업체를 목표로 한다는 방침을 세워두고 있었고 아직 이 목표에는 변함이 없다.

따라서 LG화학이 장차 전기차 배터리 사업을 지속해나가기 위해서는 현재 발목을 잡고 있는 중국발 리스크에 연연하지 않고 새로운 활로를 개척해야 한다는 것이 LG화학 내부 관계자를 비롯한 업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2016년 10월 5일(현지 시각), 폴란드 브로츠와프에서 열린 ‘LG화학 폴란드 전기차 배터리 공장 기공식 장면. (사진 = 연합뉴스)


① 전기차 시장 확대에 대비한 생산라인 증설

먼저, LG화학은 급증하고 있는 글로벌 전기차 생산량에 대응할 수 있는 배터리 양산 능력을 갖춰야 한다. 이는 현재 북미 전기차 판매량 1위를 수성하고 있는 테슬라와 파나소닉이 네바다 주에 짓고 있는 ‘기가팩토리’ 등 경쟁업체들의 양산 능력에 대한 대응이다. 

먼저, 테슬라의 기가팩토리는 지난 1월 가동되기 시작했으며 올 하반기에는 두 번째 기가팩토리를 돌리고, 이후로도 계속해서 두 곳이 더 건설될 예정이다. 기가팩토리가 모두 완공되면 테슬라와 파나소닉은 연간 50만 대 이상의 전기차에 배터리를 공급할 수 있게 된다.

한편, 2016년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BYD, 파나소닉에 이어 3위에 오른 중국의 CATL은 지난해 말, 유럽에 배터리 공장을 착공하여 2020년까지 배터리 생산량을 현재의 6배로 늘릴 방침이라고 밝혔다. CATL이 밝힌 목표는 연간 50GWh 수준으로 테슬라 기가팩토리의 생산량을 앞서겠다는 목표다. 

LG화학은 이미 2012년부터 충북 청주 공장 외에도 미국 미시건주 홀랜드에 연간 3만 대 이상의 전기차에 공급할 배터리 생산 능력을 갖춘 해외 현지 공장을 짓기 시작했다. 2015년 중국 난징에 이어 지난해 10월엔 폴란드 브로츠와프 인근에도 연간 10만 대 이상의 생산량을 갖춘 공장을 착공했다. 2017년 글로벌 4각 생산체제가 완성되면 LG화학은 연간 28만 대 이상의 배터리 생산 능력을 갖추게 된다.

또한, LG화학은 이에 중국 난징의 배터리 공장을 단계적으로 증축해 2020년까지 생산 규모를 현재의 4배에 해당하는 20만 대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이 공장이 완성되어 풀가동 될 경우 LG화학의 연간 배터리 생산량은 연간 43만 대까지 늘어난다.

LG화학의 난징 공장 증축은 중국이 전기차 배터리 모범규준 인증을 위한 부합 기준에서 생산량을 현행보다 40배 이상 끌어 올린 것에 대한 대응책이다. 그러나 계속해서 중국의 견제를 받으며 보조금 지원을 받지 못하더라도 장차 유럽과 북미에서 지속적으로 늘어날 전기차 배터리 수요를 맞추기 위한 방안으로도 적절하다.

▲테슬라가 지난 1월 취득한 금속-공기 배터리 기술 관련 특허 서류. (사진 = 미국 자동차국(DMV))


② 리튬-이온 배터리 단점 극복할 차세대 배터리 기술 확보해야

한편, LG화학이 리튬-이온 배터리의 독보적인 기술로 현재 전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을 이끌고 있지만 여전히 리튬-이온 배터리의 가격과 에너지 밀도 및 안정성 등은 단점으로 지적되고 있어, 이를 극복하기 위한 연구 개발 투자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해외의 경우 리튬-이온 배터리의 단점을 보완한 차세대 배터리 관련 기술개발을 마치고 실증사업을 진행하는 국가들도 다수 있는 반면, 한국은 여전히 리튬-이온 배터리 기술 개발에만 머물러 있다고 지적하면서, 자칫 전세가 뒤집힐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한다.

특히, 현재 차세대 배터리 기술을 주도하는 것이 리튬-이온 배터리 시장 경쟁에서 밀린 후발 주자들이 아니라 기존의 업계 강자들이라는 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일례로 2월 13일(현지 시각), 미국의 에너지 전문 매체인 ‘일렉트렉(Electrek)’은 테슬라모터스가 차세대 배터리 후보군 중 하나인 금속-공기 배터리의 충전기술 관련 특허를 취득했다고 보도했다.

금속-공기 배터리는 양극에 리튬을 비롯해 알루미늄, 철, 마그네슘, 바나듐, 아연 등의 금속을 사용하고, 음극에는 공기 중의 산소를 이용해 충·방전을 할 수 있는 배터리다. 재료비가 들지 않는 산소의 무한 공급이 가능한 데다, 일정 부피에 저장할 수 있는 에너지의 밀도가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월등히 더 높은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전문가들의 다양한 보고서에 따르면 리튬-이온 배터리의 에너지 밀도는 120~150mAh/g인 데 비해 금속-공기 배터리, 특히 리튬-공기 배터리의 에너지 밀도는 700~3000mAh/g으로 가솔린과 맞먹는다. 다만, 산소와 양극 고체의 반응 생성물이 축적되면 에너지가 저장되어야 할 공극(hole)을 막아 수명이 빠르게 줄어들고 공기 중의 질소와의 반응으로 인해 가능한 충·방전 회수가 적다는 점 등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

그런데 해당 매체가 공개한 내용에 따르면, 테슬라는 ‘주변 산소 농도를 사전 설정된 농도 이하로 유지함으로써, 충전 사이클 동안 산소 발생과 관련된 리스크를 최소화시키면서 최대 가용율로 메탈에어 배터리팩을 충전하는 법’에 대한 특허를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박 교수가 지적한 금속-공기 배터리의 단점을 구체적으로 극복해가고 있음이 확인된 것이다. 특히 테슬라는 이와 관련된 첫 특허를 2010년에 받았으며, 2013년에 추가 특허들을 받으면서 수정해 왔음이 드러났다.

물론, 특허를 받을 정도의 기술을 확보했다고 해서 그것이 곧 시장 공략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전문가들은 차세대 배터리 기술의 구현이 이론적으로 가능하더라도, 실제 제조와 대량 생산까지 이어지기는 어렵고 높은 생산 단가를 해결하는 데도 어려움이 많다고 지적한다.

따라서 이미 대량 생산 능력이 갖춰져 있는 리튬-이온 배터리의 단점을 보완하고 강점을 키우는 기술 개발에 주력하는 것이 기존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LG화학이 취해야 할 올바른 방향이라는 의견도 뒤따른다.

LG화학 관계자는 “차세대 배터리에 관한 연구는 이미 10여 년 전부터 IBM이나 토요타 등의 글로벌 기업들이 꾸준히 연구해오고 있는 것으로, 테슬라의 특허가 당장 더 뛰어나다고 할 수 없다”며 “가능한 차세대 배터리 모델은 그 밖에도 리튬-황, 아연-공기 전지 등 다양하고,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 알 수 없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이어 “LG화학 역시 다양한 가능성을 보고 연구 개발 투자를 이어가고 있지만 구체적인 방향을 논의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며 “따라서 전기차 배터리는 당분간 계속해서 리튬-이온 배터리가 주도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알려진 단점을 보완하는 기술을 계속 연구해 500km의 주행거리가 가능한 배터리도 개발하는 등의 성과가 있으며 이후로도 발전될 여지가 많다”고 이 관계자는 밝혔다.

▲LG화학 본사가 있는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 전경. (사진 = CNB저널 자료사진)


③ 소재 국산화로 경쟁력 키워야

한편, LG화학을 비롯한 국내 배터리 업계가 시장 주도를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로 에너지 밀도를 높이기 위한 양극소재와 차세대 음극소재 개발에 더 힘을 써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2차 전지 소재 분야의 세계적인 권위자로 손꼽히는 한양대 에너지공학과의 선양국 교수는 “국내 배터리 업계의 공정 기술은 세계적 수준이지만 소재 경쟁력은 일본에 밀린다”고 지적했다.

선 교수에 따르면, 리튬-이온 배터리의 에너지 밀도는 양극재에 포함되는 니켈 함량에 좌우된다. 하지만 니켈 함량이 높으면 동시에 발화 가능성도 높아져 중대형 배터리에 사용되는 양극재는 니켈 함량을 50~60% 정도로 제한해야 한다. 그러나 발화 위험이 상대적으로 적은 소형 배터리는 니켈 함량을 80% 이상으로 높일 수 있어 에너지 밀도가 더 높다.

LG화학이 강점을 가지고 있는 분야는 중대형 배터리에 해당하는 파우치형 리튬-이온 배터리셀이다. 반면 테슬라가 파나소닉으로부터 공급받고 있는 배터리는 소형 배터리에 해당하는 원통형 배터리셀이다. 테슬라의 모델S는 무려 6800 개의 원통형 배터리 셀을 장착하고 이를 통제하기 위해 고가의 배터리 관리 시스템(BMS)을 설치해야 했지만, 우수한 에너지 밀도와 안정성을 내세워 전기차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LG화학이 생산하는 파우치형 리튬-이온 배터리. (사진 = LG화학)


따라서 LG화학이 현재의 중대형 배터리의 강점을 유지하면서 시장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서는 더 좋은 양극 소재의 개발 및 상용화가 필수라는 지적이다.

LG화학은 소재 기술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지난해 9월 GS이엠의 양극재사업을 인수한 데 이어, 지난 1월부터는 탄산리튬 국산화 기술을 최초로 보유한 포스코ESM으로부터 니켈 함량이 60% 이상인 국산 양극재를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게 되었다. 

지난 2월 준공식을 가진 포스코의 리튬 생산공장은 연간 2500톤의 탄산리튬을 생산할 수 있는데, 이는 노트북용 배터리 7천만 개를 만들 수 있는 양이다. 지금까지 전량 수입에 의존하던 리튬을 국내에서 비교적 저렴하고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게 되었다는 점에서 LG화학의 경쟁력이 높아지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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