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담 화백의 걸개그림 ‘세월오월’이 박근혜 전 대통령을 허수아비로 풍자해 전시가 좌절된 지 3년 만에 다시 광주를 찾았다.
28일 광주시립미술관에서 열린 세월호 3주기 추모 ‘홍성담 세월오월’전에 가로 10.5m 세로 2.5m의 대형 걸개그림인 ‘세월오월’이 공개됐다. 2014년 광주비엔날레 20주년 특별전에서 선보일 예정이었던 ‘세월오월’은 3년 전 그렸던 원화 그대로 전시된다.
한국 민중미술의 대표적인 작가 홍성담이 2014년 광주비엔날레 20주년 특별전을 위해 지역 작가 50여 명과 그린 '세월오월'은 화면 중앙에 1980년 5·18 광주민중항쟁 당시 시민군과 주먹밥을 나눠주던 여성이 힘차게 세월호를 들어 올리는 장면이 묘사돼 있다.
그림 좌측에 군복 차림인 박정희 전 대통령과 김기춘 전 비서실장이 허수아비 모양의 박근혜 전 대통령을 조종하는 모습이 그려져 "수정하라"는 압박을 받았다. 결국, 박 전 대통령 대신 닭 그림으로 대체됐지만, 논란은 수그러들지 않았고, 결국 전시는 취소됐다.
지난해 11월 윤장현 광주시장은 당시 전시 무산에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의 외압이 있었다고 밝혀 특검이 수사에 나서기도 했다.
이날 공개된 '세월오월' 속 박근혜 전 대통령의 얼굴에는 닭 그림을 덧대기 위해 붙였던 양면테이프 자국이 그대로 남았다. 전시는 5월 11일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