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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행근 중국부자 칼럼 - 왕웨이] 직원에 90도 절하는 고졸 회장의 ‘21조 부자’ 등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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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532호 송행근 중국 문화경제학자⁄ 2017.04.24 09:40:01

(CNB저널 = 송행근 중국 문화경제학자) 오늘 아침 중국에 사는 한 후배로부터 반가운 택배를 받았다. 순간 택배 사업이 중국에서 돈이 될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결론부터 말하면 택배 사업은 현재 중국에서 뜨는 핫한 사업이다. 공교롭게도 올해 상반기에 중국에서 가장 주목받는 부호는 아마도 순펑(順豊)택배의 왕웨이 회장일 것이다. 그는 후룬연구원이 선정한 ‘2017년 중국 후룬 세계 부호 순위’에서 왕젠린 완다그룹 회장, 마윈 알리바바 회장 다음으로 부자가 되었다. 

왕웨이 회장이 중국 부자 3위로 올라선 결정적 계기는 주식상장이다. 지난해 순펑택배는 선전거래소에 상장된 딩타이신차이(鼎泰新材)와 합병을 통해 우회상장을 한 뒤 순펑홀딩스라는 이름으로 거래되기 시작했다. 지난 2월 20일, 40위안에서 시작된 순펑의 주가는 상한가 행진을 해 3월 1일에는 73.5위안까지 폭등했다. 순펑 지분의 65%를 보유한 왕웨이 회장의 재산 가치는 순식간에 1985억 위안(약 32조 8537억 원)으로 불어났다. 지난해 포브스 중국부자 발표에 따르면 그의 자산은 185억 달러(약 21조 826억 원)였다. 주식상장에 힘입어 1년도 채 안되어서 10조 이상의 떼돈을 번 것이다.

왕웨이(王衛, 영문명 Dick) 회장은 1971년 상하이에서 출생했다. 그의 아버지는 공군 러시아 통역이었고, 어머니는 지앙시(江西) 일소대학(一所大學)의 교수였다. 7세 때 그는 부모를 따라 홍콩으로 이주했다. 고등학교 졸업 이후 진학을 하지 않았다. 대신에 광둥성 푸산(佛山) 쉰더(順德)에서 염색공장에 다녔다.  

어떤 계기로 택배와 인연을 맺었을까? 덩샤오핑은 1992년 1월 18일부터 2월 22일까지 홍콩에 인접한 선전(深圳), 주하이(珠海), 상하이 등 남방 경제특구를 순시하면서 개혁과 개방을 더욱 확대할 것을 주창했다. 이른바 남순강화(南巡講話) 정책이다. 그 결과 많은 홍콩 제조공장들이 중국 본토로 이주하기 시작했다. 대부분 광둥 지역이였다. 그런데 갑자기 문제가 발생했다. 홍콩 본사와 광둥 지역의 공장 간 우편과 서신 등이 원활하게 배달되지 않게 된 것이다. 

홍콩~광둥 연결 길 위에서 잡은 대박 기회  

왕웨이는 친구와 함께 오토바이를 타고 홍콩과 광둥 지역의 소포를 무료로 운반해주는 택배기사를 했다. 어느 순간 그는 홍콩과 광둥이라는 두 지역에서 중요한 존재가 되었다. 일감은 갈수록 늘어갔다. 결국 그는 1993년 아버지에게 10만 위안(약 1700만 원)을 빌려 오토바이 한 대로 택배업을 시작했다. 당시 그는 22세였고, 직원은 6명에 불과했다. 하지만 창업한 지 22년 만에 순펑택배는 2015년 기준 직원 수 34만 명, 운송 차량 1만 600대, 해외영업점 1만 2천여 개, 중국 전역의 35개 자회사, 2만 5천 개 대리점, 보유 항공기 27대로 중국 택배의 최고 위치를 차지하였다. 

▲왕웨이 회장이 중국 3대 부자로 선정된 뒤 미국 언론이 관련 소식을 전하면 TV 화면.

‘택배왕’ 왕웨이 회장의 성공 비결은 무엇일까? 첫째, 인터넷과 모바일의 발달이다. 인터넷과 모바일의 보급 이후 성장한 대표적인 사업 가운데 하나가 택배업이다. 현재 중국의 인터넷 가입자는 7억 3000만 명, 모바일 가입자는 13억 2000만 명이다. 이들은 택배업을 연평균 40%씩 성장하는 초고성장 산업으로 탈바꿈시켰다. 2006년 이후 10년 만에 중국의 온라인 택배 물량은 31배가 늘었고, 업계 전체의 종사자 수는 200만 명을 넘었다. 

둘째, 신기술의 도입이다. 순펑은 중국의 카카오톡이라 할 수 있는 웨이신의 공중계정을 통해 택배기사를 부르고 실시간으로 택배의 위치를 확인할 수 있다. 따라서 발송자와 택배 받을 사람을 작성할 필요도 없다. 특히 상온과 냉온을 유지하는 택배서비스를 통해 첫 의약품 택배를 하고, 생선 냉장 택배도 당일 배송 체제로 제공하는 등 중국 택배업을 선도해왔다. 이에 따라  중국 내 택배 회사 중 배송료는 비싸지만 분실률이 가장 낮고 서비스 만족도가 최고인 회사로 부상했다. 

셋째, 감동 경영이다. 순펑택배 설립 이후 외부의 인터뷰를 하지 않고 있다. 철저히 은둔형 CEO를 견지한다. 또 자금 유치를 위한 대외 활동도 하지 않고 있다. 대신에 회사 운용에만 집중한다. 특히 왕웨이 회장은 ‘회사의 자산은 직원’이라는 인식이 확고하다. 직원을 가족 같이 대한다. 매달 우수 직원을 시상할 때 90도로 인사할 정도이다. 모든 지점을 직영 체제로 운영하고 후생복지가 취약한 택배 기사들에게 5대 보험을 보장해 이직률을 낮추고 직장에 대한 자긍심을 고취시킨다. 가끔 택배 기사들과 직접 택배도 하고 배달 도중 사고가 난 직원과 함께 울어준다. 

넷째, 신앙의 힘이다. 왕웨이 회장은 독실한 불교 신자이다. 그의 사무실 책상에는 8개의 불상이 놓여 있다. 그는 결코 우연을 믿지 않는다. 모든 것은 업보가 쌓인 결과라고 믿는다. 그는 창업 후 3년째 큰돈을 만지면서 안하무인 격이 됐을 때 아내와 불교가 큰 도움을 줬다고 회고했을 정도이다. 다시 말해 불교가 사업을 하는 동안 수많은 유혹에서 벗어나게 하는 원천인 것이다. 그래서인지 모르지만 그는 사업적으로 성공을 한 후로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적이 없다. 

헬차이나 중국에서 존경받는 드문 갑부

‘헬차이나’에 사는 중국인에게 왕웨이 회장은 희망이자 미래라 할 수 있다. 그 이유는 크게 두 가지이다. 첫째, 직원 존중이다. 중국인들은 부자를 부러워만 하지 존경하지는 않는 경향이 매우 강하다. 왕웨이 회장은 ‘회사의 자산은 직원’이라고 인식하면서 그들 편에 서서 생사고락을 함께 한다. 그는 중국인들에게 존경받는 몇몇 기업인 가운데 한 명이다. 알리바바 마윈은 그를 존경한다고 밝힌 대표적인 기업인이다. 둘째, 부자의 길이다. 최근 중국의 부자가 되는 거대한 흐름은 IT였다. 알리바바의 마윈, 샤오미의 레이쥔, 텐센트의 마화텅, 바이두의 리옌홍이 바로 그들이다. 그런데 왕웨이 회장은 인터넷과 모바일을 기반으로 한 택배사업이 새로운 부자의 길이 될 수 있음을 증명한 것이다. 

▲작년 6월 중국 서부의 외진 지역인 쿤밍를 항저우(杭州)발 직항 정기 화물항공기로 연결한 뒤 축하 행사를 갖고 있는 순펑택배 직원들. 사진 = 순펑택배

최근 중국 국가우정국이 발표한 ‘택배업 발전 제13차 5개년 계획’에 따르면 2020년까지 중국 택배 업무량은 700억 건, 택배 업무 수입은 1165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은 우리나라보다 100배 넓고, 인구도 14억이다. 특히 온라인 쇼핑은 택배업의 중요한 성장 동력이다. 

예를 들어, 중국판 블랙프라이데이인 광군제(光棍節)의 온라인 쇼핑 할인 행사를 들 수 있다. 지난해 11월 11일 알리바바 그룹이 운영하는 해외 직구 온라인 쇼핑몰 티몰은 하루 동안 3억 1900만 위안의 매출을 올렸다. 광군제가 끝나면 택배 전쟁이 벌어진다. 광군제 당일 10억 5000만 개의 택배와 소포 배송 주문이 이루어졌다. 최근 유행하는 ‘길은 마윈이 만들고, 돈은 왕웨이가 번다’는 말이 딱 들어맞는다. 앞으로 언제까지 순펑택배가 순풍(順風)에 돛을 달까. 

(정리 = 최영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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