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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윤기 변호사의 법률이야기] 블랙컨슈머에 맞설 3 법률과 1 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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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532호 고윤기 로펌고우 변호사⁄ 2017.04.24 09:40:01

(CNB저널 = 고윤기 로펌고우 변호사) 블랙컨슈머란 ‘악성’을 뜻하는 black과 + 소비자(consumer)의 합성어입니다. 악성 민원을 고의적·상습적으로 제기하는 소비자를 블랙컨슈머라고 보시면 됩니다. 인터넷, SNS의 발달로 다양한 형태의 소비문화가 등장하고, 다양한 형태의 소비자가 등장하면서 블랙컨슈머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고객이 상품을 구입한 후 상품에 대한 불평이나 불만을 기업에 제기하는 것을 영어로 클레임(claim)이라고 합니다. 어떤 고객이든 자신이 구입한 상품에 대해 불평불만을 제기하는 것은 당연한 권리입니다. 그런데 블랙컨슈머는 보통 자신이 입은 피해에 비해 과도한 클레임을 제기하고, 소비자 분쟁해결 기준을 넘는 과도한 보상을 요구하며, 사회적 파장을 키우고 해당 기업 이미지 실추로 이어지도록 유도합니다. 회사에서 고객에 대한 응대를 담당하는 부서에서는 항상 이 블랙컨슈머에 대한 두려움을 갖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블랙컨슈머 사례 둘

블랙컨슈머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면 항상 등장하는 두 사건이 있습니다. 하나는 삼성전자의 핸드폰 폭발 사건이고, 다른 하나는 ‘쥐 식빵’ 사건입니다. 

먼저 삼성전자의 핸드폰 폭발 사건을 살펴보겠습니다. 2010년 어느 날, 인터넷 게시판에 삼성전자의 매직홀 폰이 충전 충 발화되었다는 글이 올라옵니다. 핸드폰 소유자는 인터넷에서 ‘휴대폰 환불남’으로 불리며, 삼성전자 본사 앞에서 1인 시위를 시작합니다. 

1인 시위는 삼성전자뿐만 아니라, 리움 미술관, 에버랜드, 인천국제공항에서 까지 진행됩니다. 그리고 그 휴대폰 소유자는 본인의 1인 시위 과정을 그대로 인터넷 게시판에 매일 매일 올립니다. 참다못한 삼성전자 측은 결국 그 사람을 고소했습니다. 

수사 과정에서 폭발했다는 휴대폰은 수거되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제출되었고,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는 “휴대폰을 전자레인지에 가열한 것과 같은 상태”라는 의견을 냈습니다. 

수사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여러 가지 사실들이 밝혀집니다. 우선 자신의 집에는 전자레인지가 없다고 주장하던 핸드폰 소유자의 집에서 전자레인지가 발견됩니다. 그리고 핸드폰 소유자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결론에 대해 증거가 조작되었다고 주장하고, 수사기관이 강압 수사를 한다면서 인권위원회에 진정하고 시민단체와 기자회견을 합니다. 

▲삼성전자 매직홀폰 화재 자작극 논란의 당사자인 ‘환불남’ 이 모 씨가 KLDP 포럼에 직접 올린 1인 시위 사진. 출처 = KLDP.org

그러다 결국 범행 일체를 자백하게 되는데, 이후에도 자신은 시민단체들이 계속 시위하라고 부추겨서 했다고 변명까지 합니다. 결국 법원은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징역 1년을 선고했습니다. 

다음으로 ‘쥐 식빵’ 사건을 알아보겠습니다. 2010년 12월 23일, 크리스마스 이틀 전에 D 포털 사이트 게시판에 P제과 체인점에서 구입한 밤 식빵 속에 구워진 쥐가 들어 있다는 사진이 올라왔습니다. 그 사진은 굉장히 혐오감이 드는 사진이었는데, 누가 봐도 빵이 구워지기 전에 쥐가 빵 반죽 속에 들어가 함께 구워진 것처럼 보이는 사진이었습니다. 

이 사진이 올라온 것은 2010년 12월 23일 새벽 1시 경이었습니다. P제과는 케이크와 관련하여 큰 매출이 발생해야 할 크리스마스 이틀 전에 이런 사고가 나서 큰 피해를 입게 되었습니다. 이 사건은 언론에도 크게 보도되었고, P사는 실제로 매출이 크게 줄어들었다고 합니다. 

여론은 좋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P제과점 점포 내 CCTV에 찍힌 ‘쥐가 들어간 밤 식빵’의 구매자가 인근 경쟁사 점포 주인의 자녀인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P사는 국립과학수사원에 쥐 식빵 성분 정밀 감정을 의뢰하였고, 감정결과 빵의 반죽 성분이 P사 빵의 반죽 성분이 아닌 T사 제품의 반죽성분과 일치함이 밝혀졌습니다. 그리고 ‘쥐 식빵’의 사진을 올린 사람이 자신의 자작극임을 실토했습니다. 

▲2010년 12월, P제과점에서 쥐가 들어간 채 구워진 식빵을 구입했다고 주장한 소비자가 인터넷 게시판에 올린 사진. 후에 인근 경쟁 제과점 점주의 가족이 꾸민 자작극인 것으로 드러났다. 출처 = DC인사이드

두 사건 모두, 우리나라에서 블랙컨슈머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 대표적으로 등장하는 일화입니다. 삼성전자와 P제과점 두 회사의 적절한 대응이 일이 커지는 것을 막았습니다. 블랙컨슈머는 처음부터 악의적인 경우도 있지만, 단순한 불만 고객이 회사의 응대에 불만을 가지고 블랙컨슈머로 진화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클레임 대응 시스템이 필요하다

고객의 클레임에 대응하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특별히 회사 내부적으로 정해놓은 규정이 없다면, 일단 한국소비자원의 소비자분쟁해결기준을 참조하시면 됩니다. 총 63가지의 분쟁해결 기준을 정해 놓고 있는데, 자신의 업종에 맞는 기준을 찾아서 사용하시면 됩니다. 자신에 해당하는 업종이 없는 경우, 일반적 소비자분쟁해결 기준에 따라 처리하시면 됩니다. 

물론 이 기준은 합의 또는 권고의 기준에 불과하고 강제력은 없습니다. 그러나 공적기관에서 만든 합리적 기준이기 때문에, 클레임을 제기하는 고객과의 협상·재판 등에 활용이 가능합니다. 

그리고 소비자중심경영(CCM) 인증제도가 있습니다. 예전에 소비자만족자율관리 프로그램(CCMS)이라고 불리던 것인데, 한국소비자원이 실시하는 의무교육을 받은 후 공정거래위원회의 인증을 받으면 됩니다. 

CCM인증을 받으면, 인증기업이 표시광고법 등 공정거래위원회가 운영하는 소비자 관련 법령으로 공표명령을 받은 경우 제재수준을 경감해주고,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된 소비자피해사건 자율처리 권한이 부여되며, 공정거래협약 이행평가 시 가점 부여, 서울시 일반용역 적격심사 및 협상에 의한 계약 시 가점 부여 등의 혜택이 있어 대기업뿐만 아니라 중소기업도 이 시스템을 많이 도입하고 있습니다. 

그 외에도 회사의 보상처리 기준을 만들고, 고객 상담 매뉴얼을 제작하고, 고객을 응대하는 직원을 적절히 교육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기업 법무담당자가 알아야할 소비자관련 법률 셋

소비자와 관련해서 기업이 꼭 알고 있어야 하는 법률이 있어 소개합니다. 

가장 기본적인 것은 소비자 기본법입니다. 소비자 기본법에는 “사업자가 소비자에게 제공한 물품 등에 소비자의 생명·신체 또는 재산에 위해를 끼치거나 끼칠 우려가 있는 제조·설계 또는 표시 등의 중대한 결함이 있는 사실을 알게 된 때에는 그 결함의 내용을 소관 중앙행정기관의 장에게 보고할 의무(결함정보의 보고의무)”가 규정되어 있으며, 그 외에 사업자의 자발적 리콜조치(소비자기본법 제48조), 중앙행정기관의 장이 사업자에게 리콜권고 또는 명령을 발할 수 있다는 규정(소비자기본법 제48조, 제50조)이 있으니 눈여겨 보아두어야 합니다. 

▲블랙컨슈머는 공갈죄, 협박죄, 사기죄 등 형사고소를 통해 해결할 수 있다. 사진은 서울 서초구 대법원 전경. 사진 = 연합뉴스

그리고 제조물 책임법이 있습니다. PL법이라고도 불리는 것인데, 단 8개 조항만으로 규정된 법률은 매우 강력합니다. 제조물로 인해 소비자에게 손해가 발생한 경우, 회사가 면책사유를 증명하지 못하면 무조건 손해배상 책임을 져야 합니다. 

최근 삼성전자에서는 에어컨 등의 제품 설명서에 “에어컨에서 나오는 물을 마시지 마세요”, “세탁기에는 동물을 넣지 마세요”, “알레르기 체질은 의사와 상담 후 휴대전화를 사용하세요” 같은 문구를 넣었고, 대우일렉트로닉은 “김치냉장고에 학술자료를 보관하지 마세요”, “전자레인지에 동물을 넣고 작동하지 마세요”, “진공청소기 사용 중에는 손발 등을 흡입구에 넣지 마세요” 같은 경고문을 넣었습니다. 어떻게 보면 황당해 보이는 이런 경고 문구는 제조사들이 제조물책임법의 배상책임을 최대한 피해보려는 시도의 결과물입니다. 

이외에도 기업의 법무 담당자들은 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을 숙지하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행정규칙인 ‘부당한 표시·광고행위의 유형 및 기준 지정고시’ 정도만 잘 읽어 두어도 광고와 관련된 큰 사고는 피할 수 있습니다. 

최후의 수단 - 법률에 근거한 대응

고객이 단순히 까다로운 소비자가 아니라 블랙컨슈머로 변신할 경우 단호한 대응이 필요합니다. 일정한 기준을 정해 놓고, 기준을 넘어서는 행위에 대해서는 단호히 대응하는 것이 좋습니다. 

일단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가 있습니다. 불법행위에 근거한 손해배상 청구가 될 것인데, 문제는 손해배상액의 입증이 쉽지 않습니다. 우리나라 손해배상법의 체계는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원고가 손해의 발생과 손해액을 증명해야 합니다. 그런데 블랙컨슈머가 회사에 손해를 끼친 내용을 구체적인 금액으로 증명하기기 쉽지 않습니다. 

민사상 손해배상청구가 쉽지 않기 때문에 대부분의 기업에서는 블랙컨슈머에 대한 대응을 형사고소를 통해 해결합니다. 대표적인 죄명이 공갈죄, 협박죄, 사기죄, 명예훼손죄, 업무방해죄, 사기죄입니다. 특히 과도한 돈을 요구한 경우에는 공갈죄, 언론을 통한 기업의 사회적 가치저하를 시도한 경우에는 명예훼손죄, 회사에 들어와서 행패를 부린 경우 업무방해죄나 주거침입죄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정리 = 윤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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