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회 서울 연극인 대상 '대상' 수상작인 '불량청년'이 돌아온다.
조선의 불량청년 김상복 역의 이명행을 필두로, 배우 선종남(김구 역), 서상원(이시영 역), 대학로 대표배우 유성진(김상옥 역), 김성일(조소앙 역), 김명기(미와 역) 그리고 초연 멤버인 이대희(김상복 더블 캐스팅)와 극단 고래의 젊은 단원들이 '불량청년' 무대를 꾸린다.
'불량청년'은 하루하루 자신의 밥벌이만 신경 쓸 뿐 사회, 정치 문제에는 전혀 관심 없는 28세의 청년 김상복이 시간여행을 떠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김상복은 광장에서 일제에 항거한 의사 김상옥 동상 역할로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집회에 휘말려 물대포를 맞고, 1921년 경성에 떨어지게 된다.
김상복은 그곳에서 김상옥이라는 오해를 받고 일본형사 미와에게 고문을 당한다. 의열단 단원인 길현옥의 도움으로 간신히 탈출해 상해로 넘어간 김상복은 진짜 김상옥을 포함해 당시 독립운동을 하고 있던 의열단 청년들을 만난다. 그리고 처음엔 거부감을 느끼던 김상복은 이들과 함께 지내며 독립운동, 그리고 김상옥이라는 인물을 조금씩 알아가게 된다.
애절하고 구슬프면서도 해학이 담긴 악사 최은진의 목소리가 '불량청년'의 분위기를 맛깔스럽고 풍성하게 만들어준다. 시간의 한계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악사를 통해 '불량 청년'의 극적 세계는 확장되며 관객들 역시 100년 전과 현재의 시간적 경계를 넘나들게 된다.
극은 2015년 초연 때와 비교해 변화를 거쳤다. 초연 때는 김상옥이라는 위인의 일대기를 따라가는 과정 속에서 위인전 같은 느낌이 있었지만, 이번 공연에서는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청년의 고민과 연결시키고자 했다.
특히 '불량청년'의 작가 이해성은 예술에 대한 검열에 저항하는 의미로 108일 동안 노숙하며 광장을 몸소 체험했다. 극단 고래 측은 "작품이 초연된 2015년 이후로 수많은 극적인 일들이 발생했다. 백남기 농민은 국가 권력의 횡포를 보여주는 물대포로 인해 부당한 죽음을 맞이했고, 촛불은 국민들의 목소리이자 힘을 대변하는 상징이 됐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2년 동안 광장은 희로애락의 장이었고 저항의 장이었고 변화의 장이었다"며 "'불량청년'이 초연될 당시에 시대를 앞서가 있었다면, 이제는 그 어떠한 작품보다도 강렬한 시의성을 지니게 됐다"고 덧붙였다.
극 속에서 김상복은 독립 운동가들의 행동을 지켜보면서 왜 그들이 자신과 가족을 희생해가면서까지 고통을 피해가지 않는지 끊임없이 질문을 던진다. 그리고 이 질문은 오늘날의 관객에게까지 이어진다. 공연은 대학로 30스튜디오에서 5월 25일~6월 11일, 나루아트센터 대공연장에서 6월 17~25일 펼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