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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 문재인 대통령이 불편한 대형유통매장들…추가 출점 등에 제동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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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535호 유경석 기자⁄ 2017.05.15 09:46:36

▲문재인 대통령이 5월 12일 인천공항공사에서 열린 ‘찾아가는 대통령,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시대를 열겠습니다!’ 행사에서 참석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CNB저널 = 유경석 기자) 지난해 국내 대형마트 시장규모가 40조 1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5년 39조 4000억 원보다 7000억 원(1.8%)이 늘어난 것이다. 매출 40조 돌파는 이마트가 서울 도봉구 창동에 개점한 1993년 11월 이후 23년 만이다. 국내 백화점 판매(매출)액 역시 2015년보다 6%가량 성장한 31조 원에 달했다. 대형 유통업계가 70조 원 이상의 매출을 올린 것이다. 이런 가운데 대형마트는 물론 백화점 등 유통업계는 추가 출점을 계획하는 등 확장 중이다. 

올해 하반기 경기 고양시에 이케아와 함께 아울렛 원흥점을 열 계획인 롯데백화점을 비롯해 신세계그룹과 현대백화점 등이 복합쇼핑몰 건립을 준비 중이다. 하지만 납품업자에 대한 불공정 행위는 여전하다. 다만 문재인 정부가 지역상공인 보호를 위해 복합쇼핑몰 건립에 반대하는 입장이어서 변화가 예상된다. 엔터테인먼트와 쇼핑기능을 결합한 대규모 복합쇼핑몰을 추진 중인 백화점업계의 불공정 행위들을 살펴본다.

백화점업계 신규 출점 가속화 속 납품업자 대상 여전한 ‘갑질’

공정거래위원회는 최근 에이케이(AK)플라자, 엔씨(NC)백화점, 한화갤러리아, 현대백화점, 롯데백화점, 신세계백화점 6개 사의 대규모 유통업법 위반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함께 총 22억여 원(잠정)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이들 6개 백화점은 납품업자를 상대로 계약서면 지연교부, 판촉 행사 때 사전 서면 약정 미체결, 인테리어 비용 부담 전가, 계약 기간 중 수수료율 인상, 경영 정보 제공 요구 등 ‘갑질’을 하다 적발됐다.  

이번 조치는 롯데백화점, 현대백화점, 신세계백화점 상위 3개 사에 비한다면 그간 상대적으로 감시를 덜 받았던 엔씨(NC)백화점, 갤러리아백화점, 에이케이(AK)백화점에서 관행적으로 이루어져 오던 법 위반 행위를 적발·제재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결국 백화점 6개 사가 오랫동안, 관행적으로, 다양한 방식으로 법을 위반해 납품업자에게 불이익을 줬다는 점에서 충격적이다. 

현재 이들 백화점들이 대규모 복합쇼핑몰이나 아웃렛 건립을 추진 중이어서 납품업자에 대한 불공정 행위를 근절하지 못할 경우 더욱 고질화되고 음성화할 수 있어 해결이 시급하다. 

백화점업계 등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은 올해 하반기 경기 고양시에 이케아와 함께 아울렛 원흥점을 시작으로 내년 상반기 아울렛 군산점을, 하반기에 프리미엄 아울렛 용인점을 각각 개점할 계획이다. 또 내년 프리미엄 아울렛·쇼핑몰 의왕 복합쇼핑몰, 프리미엄 아울렛 울산점도 준비 중이다.  

신세계그룹은 지난해 9월 경기도 하남에 주력 복합쇼핑몰인 스타필드를 연 데 이어 오는 2020년까지 고양, 안성, 청라, 부천 등으로 넓혀갈 예정이다.  

현대백화점도 올해 상반기 시티아울렛 가든파이브점을 개점하고, 오는 2019년까지 현대프리미엄아울렛 남양주점, 현대시티아울렛 동탄점, 현대프리미엄아울렛 대전점 등을 추진 중이다. 

백화점 갑질에 속앓이 하는 납품업자들 

에이케이(AK)플라자는 2014년 3월부터 2015년 7월까지 3개 점포의 매장 개편 작업을 하면서 23개 납품업자의 25개 매장의 위치를 변경하고, 새로 설치되는 매장의 인테리어 비용 약 9억 8300만 원을 납품업자에 부담시켰다. 인테리어 비용은 사전에 대규모유통업자와 납품업자가 서로 약정해 공평하게 분담해야 하지만 이를 위반한 것이다. 

▲AK플라자는 분당점 새단장 그랜드 오픈을 기념해 축하 퍼포먼스 ‘러브 제스처’를 열었다. 사진 = AK플라자.

또 납품업자와 거래 계약을 체결한 즉시 계약 서면을 교부해야 하지만 이를 지키지 않고 980개 납품업자 2714건에 대해 계약기간이 시작된 후 또는 계약 기간이 종료된 후 교부했다. 정당한 사유 없이 계약 기간 중에 판매 장려금의 비율이나 판매 수수료율 등 계약 조건을 변경할 수 없는데도 에이케이(AK) 플라자는 납품업자 2곳에 판매수수료 1%를 인상해 약 600만 원의 이익을 챙겼다. 이런 결과 에이케이(AK)플라자는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시정명령과 함께 8억 800만 원의 과징금 처분을 받았다. 

엔씨(NC)백화점(이랜드)도 사정은 마찬가지. 2014년 12월부터 2016년 4월까지 원데이서프라이즈 등 2건의 전점 대상 판촉 행사와 3건의 부산대점 판촉 행사를 실시하면서 사전에 비용분담에 관한 서면 약정을 체결하지 않은 채 153개 납품업자에게 판촉 행사 비용을 분담시켰다. 또 이보다 앞서 2013년 11월 안산 고잔점의 매장을 개편하면서 점포 전체 통일성 유지를 명목으로 7개 납품업자의 매장에 조명시설 등을 설치하게 강제해, 이에 소요된 약 7200만 원을 거뒀다. 이 비용은 원래 기초시설공사 비용에 해당돼 엔씨(NC)백화점이 부담해야 한다. 

이와 함께 2012년 5월부터 2015년 6월까지 8개 납품업자로부터 상품을 매입해 그 상품 보관의 책임이 엔씨(NC)백화점에게 있음에도 창고 사용료 약 1100만 원을 챙겼다. 아울러 2013년 11월부터 2014년 12월까지 68개 납품업자에게 엔씨(NC)의 점포가 있는 수원과 부산 서면 지역의 갤러리아, 롯데 등 다른 경쟁 백화점 매장에서 발생한 매출액 정보를 제공하도록 전화 등으로 요구했다. 

특히 계약 기간 중 58개 납품업자에게 판매 수수료율을 1~12%p씩 올려 1억 9600만 원의 수익을 올렸고, 524개 납품업자 5166건의 계약 서면을 지연 교부했다. 다만 판촉 행사비 법정 분담 비율을 준수하고 인테리어 비용과 창고 사용료, 판매 수수료율 인상분은 자진 시정했다. 이에 따라 시정명령과 함께 6억 8400만 원의 과징금 처벌을 받았다. 

신세계백화점은 2014년 3월부터 2014년 4월까지 3개 납품업자에게 서울, 부산, 대구 지역 롯데, 갤러리아, 대구백화점 등 다른 경쟁 백화점 매장에서 발생한 매출액 정보를 제공하도록 카카오톡 등으로 요구했다. 또 사전에 파견 조건에 관한 서면 약정을 하지 않은 채 4개 납품업자 6개 브랜드의 요청에 따라 13개 점포에 판촉사원을 파견 받아 근무하도록 했다. 납품업자가 자발적으로 종업원 등 파견을 요청하는 경우 사전에 파견 조건을 서면으로 약정하고 파견 받을 수 있다. 이들 6개 브랜드 중 1개 브랜드가 8개 점포에, 나머지 5개 브랜드는 각 1개 점포에 입점했다. 이와 함께 3개 납품업자 5건의 계약 서면에 대한 교부 의무를 위반했다. 시정명령과 함께 3500만 원의 과징금 처벌을 받았다. 

▲한화갤러리아가 오는 2019년 수원 광교 컨벤션복합단지에 개장 예정인 갤러리아 광교점(가칭) 조감도. 사진=연합뉴스

한화 갤러리아는 2013년 1월부터 2015년 8월까지 우수 고객 초청 사은회 등 66건의 판촉 행사를 실시하면서 405개 납품업자에게 판촉 행사 비용 분담에 관한 1925건의 약정 서면을 행사 전에 교부하지 않았다. 또 824개 납품업자 3380건의 계약 서면을 지연해 교부했다. 이런 결과 시정명령과 함께 4억 4800만 원의 과징금이 부과됐다. 

롯데백화점은 2014년 3월부터 2015년 3월까지 점포 리뉴얼 후 재오픈을 위한 판촉 행사 중 사은품 증정을 위한 4건의 줄세우기 행사를 실시하면서 42개 납품업자에게 사은품 비용 1100만 원을 분담하도록 했다. 하지만 사전에 비용 분담에 관한 서면 약정을 체결하지 않았다. 현대백화점은 584개 납품업자 808건의 계약 서면을 지연해 교부했다. 롯데백화점과 현대백화점은 각각 7600만 원, 2억 300만 원의 과징금 처분을 받았다. 

공정거래위원회 유통거래과 관계자는 “백화점 업태에서 관행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서면 약정·교부 의무 위반 등 불공정 거래 행태를 시정해 거래의 안전성·투명성을 높인 데 의의가 있다”며 “특히 상위 3개 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감시가 덜했던 중위권 3개 사에 대해서도 거래 관행 개선의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롯데백화점의 신년세일 기간 매장 모습. 사진 = 연합뉴스

그는 이어 “앞으로도 대규모 유통업자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고 위법 행위를 발견하면 엄중 제재해 유통 분야의 공정거래 질서 확립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계획”이라며 “지난해 6월 롯데백화점, 현대백화점, 신세계백화점, 한화 갤러리아, 에이케이(AK)플라자가 발표한 자율 개선 방안이 잘 이행되고 있는지도 지속적으로 점검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롯데백화점 등 5개 사는 불공정 거래 예방프로그램(compliance program) 운영을 강화하고 매장 이동·퇴점 기준 제공 등 자율 개선 방안을 제출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지역상공인 보호 공약에 백화점업계 ‘불만’ 

문재인 대통령 당선과 함께 10일 새 정부가 출범하자, 유통업계도 앞으로 5년간 예상되는 변화와 득실을 분석하느라 분주한 모습이다. 당장 이번 정권 아래서는 대형 유통업체들의 무분별한 종합쇼핑몰 개점 계획에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커졌다. 

문 대통령이 선거운동 과정에서 여러 차례 ‘골목상권’, ‘지역 상공인’ 보호를 강조하며 대형 유통업체들의 문어발식 쇼핑몰 건립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기 때문이다. 복합쇼핑몰과 관련해 문 대통령은 △도시계획단계에서부터 입지 제한 △오전 0~10시 영업시간 제한 △매월 공휴일 중 2일 의무 휴무일 지정 등을 공약했다. 

4월 14일 열린 전국직능시민사회단체 전국대표자회의에서 문 당시 후보는 “더는 갑질이 발붙이지 못하도록 하는 등 불평등·불공정 경제구조를 확실히 바꾸겠다”며 “대형복합쇼핑몰의 입지를 제한하고 적합업종 지정을 법제화해 중소상인·골목상권을 보호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제 부모는 시장에서 좌판 장사를 하기도 하고 구멍가게를 하기도 했다. 뼛속까지 자영업 골목 상인의 아들로서 여러분의 심정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며 소상공인들과의 공감 능력도 강조했다.

대선 후보로 확정되기 전인 올해 2월 23일에도 문 대통령은 서울 서대문구 영천시장을 방문해 “복합쇼핑몰 입지 제한과 영업시간 규제를 더 강화하고 소상공인 적합업종에 대기업 참여를 제한하는 ‘생계형 적합업종 지정제도’를 도입하겠다”고 천명한 바 있다. 당시 그는 “소상공인·자영업자는 아침부터 새벽까지 문턱이 닳도록 뛰고 있는데 정부가 경제정책을 잘못 세워 갈수록 (사정이) 나빠지고 있다”며 현행 소상공인·자영업자 관련 정책의 대대적 변화를 예고했다. 

▲서울 신세계 백화점 본점 내부. 사진 = 연합뉴스

유통업체들은 새 정부의 유통 정책에 대해 말을 아끼면서도 벌써 간접적으로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한 유통업체 관계자는 “현재 아웃렛, 복합쇼핑몰 등의 실제 매출을 근거로 추정할 때 복합쇼핑몰에 ‘월 공휴일 의무휴업 2일’이 적용되면 롯데·신세계·현대 3개사 매출 손실만 연 6000억 원에 이를 것”이라고 추정했다.

차지운 유안타증권 연구원도 “도심형 아웃렛의 경우 본격적 규제안이 발효되기에 앞서 개점이 이뤄질 수도 있겠지만, 공격적 아웃렛 출점 전략은 사업 타당성 측면에서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공휴일 이틀 휴무 제도가 시행되면 기존 아웃렛의 급격한 매출 감소도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한편 롯데백화점 등 6개 백화점 사업자의 2015년 말 기준 현황을 보면 △롯데백화점: 35개 점포에서 2조 2418억 원의 순매출액. 납품업자 2062곳 △현대백화점: 15개 점포에서 납품업자 3226곳과 거래하며 순매출액 1조 7559억 원 △신세계백화점: 10개 점포에서 납품업자 2225곳과 거래 중으로 순매출액 1조 6914억 원 △NC백화점: 8개 점포에서 납품업자 951곳과 함께 5256억 원의 순매출액 △갤러리아백화점: 5개 점포에서 납품업체 1960곳과 함께 4835억 원의 순매출액 △AK플라자: 5개 점포에서 납품업자 1557곳과 함께 3659억 원의 순매출액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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