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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윤기 변호사의 법률이야기] 돈받을 기업에 대한 관리, 이렇게 하면 낭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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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535호 고윤기 로펌고우 변호사⁄ 2017.05.15 09:46:36

(CNB저널 = 고윤기 로펌고우 변호사) 혈액순환이 잘 돼야 사람이 건강하듯, 돈이 잘 돌아야 회사가 건강합니다. 회사에 돈이 잘 돌려면 수금이 잘 돼야 합니다. 회사 입장에서는 돈을 줘야 할 곳은 넘쳐나는데, 돈을 받을 곳에서는 깜깜 무소식입니다. 왜 우리 회사의 거래처에서는 자꾸 대금 지급을 미루는지 모르겠습니다. 채권 관리가 제대로 안 되서 더 이상 사업을 계속할 수 없는 회사도 많습니다. 

체계적 계약서 관리를 위한 매뉴얼의 필요성

회사가 거래처에 채권의 변제를 청구하기 위해서는 근거가 있어야 합니다. 그 근거가 바로 계약서입니다. 

오래된 거래처와는 여러 장의 계약서가 있는 경우도 있지만 오래 거래하다 보니 오히려 제대로 된 계약서가 없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럴 때는 계약의 근거를 잘 정리해서, 추후 문제가 생길 경우에 대비해야 합니다. 

여러 장의 계약서가 있는 경우, 계약서의 선후를 구별해서 정리해 놓아야 합니다. 특히 계약의 내용이 변경된 경우엔 어떤 계약 내용이 우선하는지를 확인해야 하고, 필요하다면 변경된 사항에 대해 별도의 계약서를 작성해야 합니다. 

여러 장의 비슷한 계약서가 있으면 어떤 계약서의 효력이 우선하는지에 대해 다투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이런 경우를 미리미리 대비에 놓아야 차후 분쟁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특히 계약서의 당사자가 변경된 경우를 주의해서 보아야 합니다. 만약 거래처가 개인사업자였는데 상호만 변경된 경우라면 계약의 변경이 필요 없습니다. 그러나 개인사업자의 대표자가 변경된 경우라면 신규 계약이 필요합니다. 상대방이 개인사업자에서 법인으로 변경되었다면 새로운 계약이 필요합니다. 계약서의 당사자가 변경되는 경우에, 계약 내용을 변경하지 않고 있다가 낭패를 보는 일이 종종 있으니, 주의해서 계약서를 관리해야 합니다.

어떻게 보면 간단해 보이는 문제입니다. 그런데 실제로 실무에서는 계약당사자가 누구인지, 돈을 갚아야 할 사람이 누구인지가 문제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회사에서는 이런 내용을 잘 확인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것은 계약서를 잘 분류하고 관리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합니다. 

채권관리는 거래처의 신용관리에서부터

오래된 거래처에서 거래 대금의 지급불능이 된 경우, 거래처를 담당하는 직원은 어느 정도 ‘거래처가 무엇인가 이상하다’는 느낌을 받는다고 합니다. 거래처에서 전해지는 느낌에 ‘전과 다른 무언가’가 있는데 명확한 것이 아니어서 제대로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가, 어느 날 거래 대금을 못 받게 되었다고 말합니다. 

▲오래된 거래처이기에 ‘뭔가 이상한 느낌’이 드는데도 불구하고 믿고 방치했다가 어느 날 대금을 받지 못하게 되는 경우도 많다. 회사는 항상 거래처의 신용을 관리하고 평가해야 한다. 사진 = 연합뉴스

회사에서 채권을 관리하는 것은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하는 일입니다. 기존의 오래된 계약처라고 해서 다음 거래에 지급불능이 되지 말라는 법은 없습니다. 항상 거래처를 평가하고 거래처의 신용을 관리할 수 있어야 합니다. 

재계약을 체결하는 시점에 거래처의 신용이 부실하다면, 재계약을 체결하지 않는 것을 고려해야 합니다. 거래처의 신용뿐 아니라, 거래처가 제공한 담보가 있다면 이 담보도 주기적으로 평가해봐야 합니다. 시간에 따라 담보의 가치가 변동되는 경우가 있기 때문입니다. 

외부 신용평가 기관을 통해서 거래처를 관리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한국의 대표적인 신용평가 사이트는  한국기업데이터(www.kedkorea.com), 나이스 평가정보(www.niceinfo.co.kr), 나이스디엔비(www.nicednb.com), 이크레더블(www.ecredible.co.kr) 등이 있습니다. 

이들 사이트에서는 우리 회사와 거래를 하려고 하거나 이미 거래를 하고 있는 기업에 대한 신용조회가 가능합니다. 물론 유료로 이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무료로 이용 가능한 경우에는 제공되는 정보가 적기 때문입니다. 건별로 이용도 가능하고, 월 정액제로 이용할 수도 있습니다. 


▲원활한 자금 순환을 위해서는 오래된 거래처라도 항상 신용을 관리하고 평가해야 한다. 이를 위해 외부 신용평가 기관을 통해 거래처의 신용을 조회해볼 수 있다. 사진은 ‘나이스평가정보’(위)와 ‘DART 전자공시’ 홈페이지.

그리고 이들 사이트에는 거래처를 등록해 두면, 거래처의 신용평가가 나빠지는 경우 통지를 해주는 서비스도 있습니다. 이 신용평가 기관을 통해서 거래처의 신용을 평가해 보게 되면, 적어도 객관적으로 문제가 되는 부분은 다 걸러낼 수 있습니다. 

신용평가회사를 통해 조회하는 방법 외에 ‘DART 전자공시’를 이용해서 거래처의 신용을 평가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이 전자공시 시스템에서는 회사의 재무정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회사의 재무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보고서에는 회사가 제출하는 정기보고서와 회계법인이 제출하는 감사보고서가 있습니다. 

거래처의 자산상황을 파악해서 신용을 평가하는 법

거래처가 영세한 업체이거나 굳이 신용평가 기관에 등재되어 있지 않은 경우라면 간단한 방법이 있습니다. 사람에게는 주민등록등본과 등록번호가 있듯이, 법인에게는 법인등기부등본과 법인등록번호가 있습니다. 이 등기부등본은 회사의 상호만 알면 인터넷 등기소에서 간단히 발급받을 수 있습니다. 

이 법인 등기부등본에는 회사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들이 담겨 있습니다. 회사의 주소, 발행주식의 수, 대표이사가 누구인지, 임원이 누구인지, 대표이사의 주소가 어디인지 등이 담겨 있습니다. 이 법인 등기부등본을 통해 회사의 본점 소재지가 회사의 소유인지, 등기부에 기록된 대표이사와 실제 대표이사가 동일한지 등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회사의 사옥에 지나치게 많은 근저당이 있거나, 대표이사의 자택을 담보로 사채를 빌렸다든가 하는 정보는 등기부를 통해 알 수 있습니다. 이러한 정보도 합법적으로 거래처의 신용을 평가하는 방법입니다. 

거래처의 관리에 조금만 신경을 쓰면 큰일이 터지는 것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기업은 당장의 매출 증대도 중요하지만, 피를 잘 돌게 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자금의 순환이 잘 되어야 결국 회사가 성장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정리 = 윤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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