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현대미술관(관장 바르토메우 마리)은 MMCA 현대차 시리즈의 네번째 작가로 56회 베니스 비엔날레(2015년) 은사자상 수상으로 잘 알려진 임흥순 작가를 선정했다.
임흥순은 2015년 노동과 여성문제를 다룬 영화 작품 ‘위로공단’으로 베니스 비엔날레 국제전에서 은사자상을 수상했다. 이후 퐁피두 센터, LA 카운티 미술관, 샤르자 아트 파운데이션, MoMA PS1 등 세계 유수의 미술기관에 작품이 소장되거나, 전시에 활발하게 참여해 왔다. 본래 회화를 전공한 작가의 감수성을 바탕으로, 미술과 영화의 표현양식을 접목시킨 새로운 형태의 영상언어에 대한 가능성을 제시하며 국·내외의 주목을 받았다.
2014년 이불, 2015년 안규철, 2016년 김수자 작가에 이어 올해는 임흥순이 선정됐다. 최종심사에는 김성원(서울과학기술대학교 조형예술학과 교수), 고동연(미술비평가), 조선령(부산대학교 예술문화영상학과 교수), 바르토메우 마리(국립현대미술관장), 강승완(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실장), 이지윤(전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운영부장) 등 총 6인이 참여했다.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직들의 작가추천 경쟁 프레젠테이션을 거쳐 2017년 최종작가로 강수정 학예연구관(교육문화과장)이 추천한 임흥순을 선정했다.
최종 작가로 선정된 이유에 대해 김성원 선정위원장(서울과학기술대학교 조형예술학과 교수)은 “이번 프로젝트가 작가에게 새로운 도약의 기회가 될 것으로 판단했으며, 영화를 확장된 설치작업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은 선정 작가인 임홍순의 신작이 담긴 ‘우리를 갈라놓는 것들’을 오는 12월부터 2018년 4월까지 선보인다. 베니스 비엔날레 수상 이후 열리는 임흥순 작가의 첫 개인전으로 주목 받고 있다.
전시는 한국 현대사 속에 존재하는 믿음, 신념, 사랑, 배신, 증오, 공포, 유령 등의 단어들을 키워드 삼아 역사와 개인의 삶을 되돌아보는 프로젝트의 성격을 지닌다. 네 명의 할머니들의 삶을 중심으로 한국 근현대사를 살펴볼 예정이다. 이를 위해 작가는 분단 전후 시대상을 시기별로 범주화한 장소로 탈바꿈시킨다. 또한 할머니들이 살아 온 근대현사의 역사를 현재 동시대 사람들과 함께 각 시대별 시나리오들로 완성해, 이를 영상으로 촬영해 미디어 작품으로 현장에 선보인다.
작품 촬영을 위해 설치된 영화 세트장의 일부는 이번 전시를 위해 전시장으로 이동해 관람객과 만날 예정이다. 이 속에서 관람객은 작가가 마련한 프로젝트에 직접 퍼포머로 참여할 수도 있다. 세트장 형식의 전시장은 한국현대사를 재현한 공간이자, 시공을 초월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가득 찬 곳으로 거듭나게 된다. 이는 최종적으로 한편의 영화로 제작돼 상영될 예정이다.
국립현대미술관 측은 “작가는 이번 전시를 통해 우리시대 미술의 역할 및 생동하는 예술의 가능성에 대해 모색한다”며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시공을 초월해 사회와 그 구성원들로서 개인의 삶과 역할에 대한 질문을 던지려 한다”고 밝혔다.
한편 국립현대미술관이 주최하고 현대자동차가 후원하는 MMCA 현대차 시리즈는 2014년부터 10년간 매년 1인 총 10명의 우리나라 중진작가를 지원하는 연례 사업이다. 문화예술과 기업이 만나 상생효과를 창출한 기업후원 사례로 평가받아 왔다. 본 사업은 독자적인 작품세계를 구축해온 작가에게 대규모 신작을 실현할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작업 활동에 새로운 전환과 발전의 계기를 마련하고, 한국 현대미술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 넣기 위해 기획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