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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원희 작가, 국정농단 사태와 일련의 비극적 사건을 담담히 기록하다

아트 스페이스 풀서 ‘담담한 기록: 인간사, 세상살이, 그리고 사건’전 선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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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김금영⁄ 2017.05.31 10:56:08

▲노원희, ‘사발면이 든 배낭’. 캔버스에 유채, 아크릴, 90.9 x 116.7cm. 2016.

아트 스페이스 풀(디렉터 이성희)은 6월 1일~7월 2일 노원희 작가의 개인전 ‘담담한 기록: 인간사, 세상살이, 그리고 사건’을 연다. ‘현실과 발언’ 동인으로 알려진 노원희는 1970년대 중반 대구로 귀향해, 이후 부산과 대구를 중심으로 활동하다가 몇 년 전 서울로 돌아왔다. 노원희는 2016년 부산 민주공원 전시장에서 6년 만의 개인전 ‘민중미술 2016 - 민중미술가열전 3 노원희’를 가졌고, 이번 아트 스페이스 풀 전시는 서울에서 열리는 작가의 10년만의 개인전이다.


노원희의 작품에서는 작가 자신과 주변인의 삶, 사회 현실을 실타래처럼 엮여 그것들이 서로를 투영하는 가운데 보편적 울림이 생겨난다. 그는 현실 상황의 구체성을 확보하려는 노력과 그 불가능성을 인식론적 영역에서 다가서려는 실험 사이를 오가며, 작가는 그림으로 그려야 하는 이유를 발언한다.


▲노원희, ‘말의 시작’. 캔버스에 아크릴, 유채, 162 x 130cm. 2015.

이번 전시에서는 정치사회적 현실에 대한 발언과 기록을 다양한 어법으로 표현한 신작과 더불어 작가 개인과 주변인들의 일상과 삶의 무게를 드러내는 작품들을 선보인다. 또한 현재 시점에서 작가가 일정한 사조에 국한되지 않고, 개인사와 시대적 변화에 따라 현실 발언, 일상, 가족, 주변인들의 진솔한 모습을 담아낸 태도를 살펴본다.


신작 ‘출몰무대’(2017), ‘관객중에’(2016), ‘사발면이 든 배낭’(2017) 등은 지난해 대한민국을 혼란에 빠뜨린 국정농단 사태와 일련의 비극적 사건들을 작가의 예리한 시선과 독특한 화면 구성으로 기록한 작품들이다. 사회 전체를 뒤흔든 사건의 주범들은 청문회에서 유체이탈 화법으로 같은 말만 반복하며 사건의 책임을 부정하기만 했다. 작가는 이런 상황을 승강무대, 소극장 등 다양한 연극 무대라는 상황 설정을 배경으로 경직된 권력의 모습을 거대한 양복들로 표현, 그 사이를 오르락내리락하며 떠다니는 작은 권력자들을 그려 넣기도 하고, 또 거대한 권력과 잘못된 구조에 사그라진 한 젊은 노동자의 모습을 형상화하기도 했다.


▲노원희, ‘유죄 23년 상상체험관 - 일어서는 거짓말’. 캔버스에 아크릴, 130 x 162cm. 2016.

‘유죄 23년 상상체험관 - 일어서는 거짓말’(2016)은 1991년 유서대필조작사건으로 누명을 쓴 청년 강기훈의 모습과 23년 후인 2014년 무죄판결을 접한 50세의 강기훈의 얼굴을 그려낸 작품이다. 청년이 들고 있는 공허한 흰 피켓은 형태를 반복해 작가의 입을 가리고 피켓 안에 다시 등장하기도 한다.


작가는 작업노트에서 “국가권력의 비호를 받으면서 국가권력을 비호하는 수사기관과 사법부 관련 인사들의 비겁, 비열, 무책임, 편견에 찢긴 수많은 인생들 중 한 인생의 일, 유서대필조작사건을 모티프로 한 작업 과정은 힘들었다. 책임져야 하는 사람들에 대한 고발 욕망을 억제하는 일은 어려웠다”며 “사람 이름들을 넣었다가 화면이 복잡해져서 뺐다가 하기도 하고 서사의 구성방식 찾기에 고전하다가 스스로 한계를 느껴 일단 붓을 놓았다”고 작업 과정을 설명했다.


아트 스페이스 풀 측은 “한 인간이 개인사의 변화와 굴곡을 끊임없이 성찰하면서 세상의 삶과 끈을 맺으려고 한다는 것, 노원희 작품을 보면 그가 본 세상의 삶을 한 바퀴 돌아보고 왔다는 느낌이 든다”고 밝혔다. 이어 “자신에게 주어진 모든 역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임으로써 노원희는 세상을 좀 더 넓게 인식할 수 있는 시선과 마음을 보상받았다. 여성으로, 아내로, 엄마로, 교육자로, 시민으로, 화가로, 어느 역할 중 무엇 하나 소홀히 하지 못하고 처한 상황에 맞게 경중을 두며, 때로는 가늘고 뜸하게 때로는 뜨겁게 작업을 이어 왔다”고 덧붙였다. 한편 전시에 대한 보다 자세한 사항은 아트 스페이스 풀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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