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나아트는 한국적 정서를 담은 다양한 주제와 자신만의 개성적인 기법으로 활발한 작품 활동을 해 온 전병현의 개인전을 6월 23일~7월 16일 연다.
파리 국립미술학교에서 서양화를 전공한 작가는 오히려 한국적 정서를 머금은 다양한 주제와 소재를 실험하는 작업을 펼쳐 왔다. 추상과 구상, 동양과 서양,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는 독창적인 작업으로 주목받아 제1~2회 대한민국미술대전(1982, 83)에서 연이어 수상을 하기도 했다. 이후 파리 유학시절을 거쳐 현재에 이르기까지, 하나의 형식으로 수렴되지 않는 다양한 스펙트럼을 작업에 펼치고 있다.
또한 작가는 활발한 소통 작업으로도 유명하다. '싹공(朔O)'이라는 아호(雅號)를 가진 작가는 2001년부터 15년 동안 인터넷에 '싹공일기'라는 제목으로 글과 그림이 있는 화가의 일기장을 연재해 책으로 출판했다. 현재도 SNS를 통해 많은 사람들과 활발하게 교류하며 자신의 일상과 작업을 공유하고 있다.
온라인에서 이뤄지는 교류뿐 아니라 직접 사람들과 만나 정을 나누는 것을 좋아하는 작가는 지인들의 초상화를 꾸준히 그려 전시회를 열기도 했다. 가나아트 측은"휴먼 트리라는 주제로 계속되고 있는 이 작업은 앞으로도 작가의 작업에서 큰 줄기를 이룰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로지 색으로 남고 싶다"고 말하기도 한 작가는 전통 한지를 이용해 자신만의 고유한 색을 표현하는 데 천착해 왔다. 이번 전시에서 그는 신작 '어피어링 시리즈(Appearing Series)'를 선보인다. 한지를 여러 겹 배접하면서 그린 그림을 손으로 찢어서 작품을 완성한다. 작가는 주제와 소재, 재료와 기법 면에서 전작이 담고 있던 한국적 감성의 끈을 유지하면서도 새롭게 변화된 화면을 보여준다.
평면의 캔버스나 종이에 다양한 재료를 이용해 형상과 색을 표현하는 일반적인 회화 개념과는 다르게, 작가의 이번 신작은 화면을 찢어냄으로써 정물과 인물, 풍경, 추상 등의 형상을 드러낸다. 관련해 소설가 태기수는 "이때 드러나는 색은 유화처럼 밖으로 표출되는 색이 아니라 안으로 스며드는 색, 즉 수묵화의 전통과 연결되는 색이며, 전병현은 숨어 있는 색을 가시화하는 작업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가나아트 측은 "2010년 개인전 이후 7년만의 가나아트센터 전시인 이번 전시에서는 직업화가로서 평생 작업에 몰두해 온 전병현 작가의 예술 세계를 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