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혜규 작가가 오스트리아 그라츠 쿤스트하우스에서 개인전을 연다.
2001년 처음으로 전시된 ‘VIP 학생회’는 올해 쿤스트하우스의 초대로 새롭게 그라츠 버전으로 재탄생하게 된다. 빌려온 가구로 이뤄지는 개념적인 작업인 VIP 학생회는 이번에 1, 2 부로 나뉘어 각각 약 7개월과 2개월에 걸쳐 장기간 전시된다.
VIP 학생회를 구성하는 가구들은 1부 기간(2017년 6월 23일~2018년 1월 28일)동안 전시실이 아닌 미술관의 공공 공간 곳곳에 파고들어 휴식과 사색의 공간을 마련한다. 2부 기간(2018년 2월 15일~4월 2일)에는 Space 02전시실에서 보다 전형적인 미술 작업이 보통 전시되는 형태로 배치될 예정이다.
2001년 작 VIP 학생회는 이번 그라츠 전시에 앞서 이미 베를린, 브리스톨, 앤트워프, 본, 서울 등지에서 각각의 도시가 지닌 추상적이고도 구체적인 문화적 풍경을 담은 일종의 초상으로 다수에 걸쳐 실현됐다. 각각의 도시 혹은 지역의 문맥과 기준에 따라 VIP를 지칭하는 개념은 다양화 하지만, 동시에 미술기관에 ‘매우 중요한 사람’ 그리고 그들과 맺고 있는 관계가 중심에 서는 공통점을 중심으로 비 시각적인 방식을 통해 미술기관의 잠재적인 공동체를 그려내 왔다.
이번 전시는 그라츠 미술관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요하네움 박물관 임원들과 이사회, 지방정부 지원처와 문화부, 예술가, 소장가, 후원인 등 주요 인사들로부터 대여 받은 가구로 구성된다. 각양각색의 가구와 소품은 미학적으로 결코 조화롭지만은 않지만, 또 다른 사회적인 의미에서의 조화를 연출함으로써 일종의 집합적 초상화를 그려낸다.
한편 양혜규 작가는 서울대 조소과를 졸업하고 독일 프랑크푸르트 국립학교 슈테델슐레에서 마이스터슐러 학위를 취득했다. 1994년부터 현재까지 프랑크푸르트(2005년까지) 혹은 베를린(2005년 이후)과 서울을 기반으로 국제 미술무대에서 왕성하게 활동하며 대규모 설치, 조각, 평면 등 다양한 매체를 아우르는 작업을 선보여 왔다.
작가는 오는 9월 베를린 킨들 현대미술센터에서 대규모 블라인드 신작을 발표하는 개인전을 앞두고 있다. 2018년 5월에는 쾰른에 소재한 루드비히 미술관에서 대규모 회고전이 기획돼 있다. 향후에는 미국과 캐나다의 주요 미술관을 순회하는 또 다른 대규모의 회고전이 2019년 시작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