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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은 지켜줘야 하는 존재? “그 자체가 편견”이라는 공연들

연극 ‘킬미나우’ 뮤지컬 ‘디어 에반 한센’ 영화 ‘원더스트럭’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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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김금영⁄ 2017.06.23 12:45:14

▲(왼쪽부터)연극 ‘킬미나우’, 뮤지컬 ‘디어 에반 한센’, 영화 ‘원더스트럭’ 포스터 이미지.

장애인에 대한 인식 개선은 오랫동안 지속돼 왔고, 지금도 현재 진행형이다. 장애인은 신체 혹은 정신이 불편하기 때문에 보호하고 지켜줘야 하는 존재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부족하기 때문에 그 부족함을 채워주어야 한다는 무의식, 그 자체가 편견일 수 있다”는 목소리 또한 높다. “장애인을 바라보는 시선은 시혜와 동정이 아닌 인권이 기반돼야 한다”는 것.


장애인을 주인공으로 하는 예술 작품은 자연스럽게 인식을 개선시키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영화 ‘내 이름은 칸’ ‘아이 엠 샘’ ‘말아톤’은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고 진정한 자신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담았다. 최근에는 연극과 뮤지컬에서도 다양한 사회적 이슈들과 함께 다뤄지고 있다.


최근 국내외에서 주목받는 세 작품, 연극 ‘킬미나우’, 뮤지컬 ‘디어 에반 한센’, 영화 ‘원더스트럭’ 또한 장애를 가진 주인공이 성장해 가는 과정을 보여주며 관객들을 사로잡고 있다. “주인공과 주변 사람들의 모습을 통해 그들을 이해하게 됐다” “그들의 삶을 살아가는 열정에 용기를 얻고, 오히려 치유와 위로를 받는다”는 후기가 많다.


지체장애를 지닌 아들이 바라보는 삶과 죽음…연극 ‘킬미나우’


연극 ‘킬미나우’는 선천적 지체장애로 평생 보살핌을 받으며 살아왔지만 아빠로부터 독립을 꿈꾸는 17세 소년 조이와, 작가로서 자신의 삶을 포기한 채 홀로 아들을 위해 헌신하며 살아온 아빠 제이크, 그리고 주변인들을 통해 장애인과 장애인 가족의 삶을 입체적으로 그린다.


작품은 서로 사랑하고 헌신하는 가족이라도, 장애라는 현실 앞에서 자식의 성장을 마냥 기쁘게만 받아들이지 못하는 제이크를 보여준다. 또한 상대를 위한 헌신과 희생에도 불구하고 서로 상처를 주고받는 모습을 고스란히 보여주며 우리의 삶과 관계를 돌아보도록 이끈다. 더불어 육체적, 정신적으로 한계에 내몰린 이들이 삶과 죽음 사이에서 내리는 결정을 통해 인간다운 삶과 존엄, 그리고 진정한 이해에 대해 깊이 있는 질문을 던진다.


민감한 주제에 대한 솔직하고 대범한 접근과 신체장애를 표현하는 섬세한 신체 연기로 관객을 사로잡은 ‘킬미나우’는 지난해 초연 당시 전 회차 전석 기립을 이끌어내며, 같은 해 인터파크 연극 부문 1위를 차지했다. 현재 ‘킬미나우’는 1년 만에 재연 무대를 갖고 있다. 공연은 충무아트센터 중극장 블랙에서 7월 16일까지 이어진다.


제71회 토니상 6개 부분 수상에 빛나는 뮤지컬 ‘디어 에반 한센’


올해 제71회 토니상 베스트 뮤지컬을 포함해 6개 부문을 수상한 브로드웨이 화제작 ‘디어 에반 한센’은 불안 장애를 앓고 있는 주인공이 동급생의 죽음을 겪으며 자신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다룬다. 친구들에게 따돌림을 당하던 에반 한센은 담당 의사의 권유로 ‘자신에게 보내는 희망의 편지’를 쓰게 된다. 하지만 이 편지가 자살한 동급생 코너의 주머니에서 발견되면서 이 편지는 코너의 유서가 되고, 에반 한센은 그의 가장 친한 친구로 둔갑하게 된다.


뮤지컬 ‘디어 에반 한센’은 한 청소년이 자신을 찾아가는 자아 성장기라고 할 수 있다. 타인과 관계를 맺는 것이 힘들었던 에반이 스스로의 정체성을 찾아감은 물론,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를 회복해 가는 과정을 통해 현대인의 외로움과 회복을 감동적으로 그려냈다. 현재 브로드웨이에서 공연 중이다.


한 번도 본적 없는 아빠를 찾아 떠나는 ‘원더스트럭’


영화계에서도 주목 받고 있는 작품이 있다. 2017년 제70회 프랑스 칸 국제영화제 경쟁 부문 초청작 ‘원더스트럭’이다. 1977년, 한 번도 본적 없는 아빠를 찾아 떠나는 벤과 1927년, 스크랩북에 가득한 여배우를 꿈꾸며 떠나는 로즈의 여정을 50년의 시간 차를 교차하며 그린다.


1977년, 엄마의 유품인 책 ‘원더스트럭’과 메모지에 쓰인 뉴욕의 주소를 발견한 벤. 그러나 번개로 청각을 읽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중 아버지를 만나게 되리라는 기대를 품고 병원을 탈출해 뉴욕으로 향한다. 1927년, 선천적으로 청각 장애가 있는 로즈는 항상 집안에서 종이로 뉴욕의 빌딩을 만들거나, 좋아하는 여배우의 기사를 스크랩하며 시간을 보내던 중 여배우의 공연 기사를 읽고 뉴욕으로 향한다.


각자 고립되고 외롭지만, 언제나 다른 삶을 꿈꿔 왔던 두 아이가 자신의 삶에 굴복하지 않고 자신의 존재를 찾아 가는 과정이 진한 감동을 선사한다. 소리가 사라진 이들의 세계를 통해 진정한 소통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내년 봄, 한국에서도 개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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