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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북] 달님을 사랑한 강아지

조르주 멜리에스 감독에 헌정된 무성영화 같은 그림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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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543호 김금영⁄ 2017.07.03 15:57:44

서커스단에서 재주를 부리는 강아지는 무대장치로 걸려 있는 달을 좋아한다. 공연이 끝나 쓸모없어진 낡은 달이 버려지자, 강아지는 달과의 우정을 지키기 위해 보금자리인 달을 실은 수레를 끌고 서커스단을 탈출한다.


비바람이 몰아치는 파리의 낯선 거리를 떠돌던 강아지는 지쳐버리고 만다. 이를 발견한 한 소년이 강아지를 불쌍하게 여겨 데려간다. 달은 다시 혼자 남겨졌지만, 한 신사가 그 가치를 알아보고 데려간다. 그리고 얼마 후, 조르주 멜리에스 감독이 만든 세계 최초의 공상과학 영화 '달나라 여행'이 상영되고, 극장에 걸린 포스터 앞으로 건강해진 강아지가 달려간다.


'달님을 사랑한 강아지'는 이탈리아의 그림책 작가인 알리체 바르베리니(Alice Barberini)의 첫 그림책으로, 무성영화 시대 프랑스의 영화감독이자 공상과학 영화의 개척자인 조르주 멜리에스 감독을 향한 작가의 존경심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


책의 구성부터 한 편의 무성영화를 연상케 한다. 이 책에는 장면을 바꾸는 데 필요한 짧은 문장 외에는 글이 거의 없다. 그러나 독자는, 서커스 천막의 밧줄을 타고 오르는 쥐, 텅 빈 파리의 거리, 비를 품고 있는 먹구름 등 페이지마다 가득 펼쳐진 세밀화를 통해 그 시대의 이야기와 더불어 다양한 상상의 시간을 경험할 수 있다.


또한, 서커스 같은 전통의 공연 무대에서 새로운 영상 예술로 대중의 관심이 옮겨가던 1900년대 파리의 분위기를 엿볼 수 있다는 점도 흥미롭다. 실제로 당시 조르주 멜리에스 감독은 뤼미에르 형제가 만든 세계 최초의 영화인 '열차의 도착'을 보고 영화라는 새로운 매체를 알게 되기 전에는 무대에 오르는 마술사였다.


멜리에스 감독의 대표작인 '달나라 여행'은 쥘 베른의 공상과학소설 '지구에서 달까지'에 담긴 상상력을 시각적으로 구현한 획기적인 작품으로 프랑스뿐 아니라 세계 여러 나라에서 큰 사랑을 받았다. 마술사의 노하우에서 비롯된 기발한 특수효과를 통해 영상 기록 매체인 영화가 가진 예술적인 가능성을 크게 확장한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알리체 바르베리니 지음, 유지연 옮김 / 1만 3500원 / 지양어린이 펴냄 / 8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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