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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가 경제다] 독거노인·취약주거 등 낮은 곳 내려간 기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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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552호 선명규 기자⁄ 2017.09.11 10:00:44

▲윤동한 한국콜마 회장(왼쪽에서 네번째)과 임직원들이 묘목을 심은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 한국콜마

(CNB저널 = 선명규 기자)

자연과 인간의 행복한 동행 ‘한국콜마’
경계 없는 ‘나눔 영토’…전국 사업장이 전초기지

한국콜마가 세워진 건 지난 1990년. 봉사활동도 이때 같이 시작됐다. 회사 설립과 함께 사회공헌 사업을 시작한 예는 업계에서 보기 드물다. 최근에는 환경보호에 앞장선다는 의미에서 ‘산림경영’을 선언해 다시금 주목받았다.

‘3만 시간’. 한국콜마가 공식적으로 집계를 시작한 2006년부터 현재까지 봉사활동에 들인 시간이다. 단순 계산으로도 꼬박 1200일이 넘게 걸리는 수치. 이 기간 동안 이 회사는 ‘지역과 대상을 구분하지 않는’ 경계없는 나눔 활동을 펼쳤다.  

지속적인 봉사의 원동력은 회사 구성원 모두다. 자발적인 참여로 끊김없이, 연속적으로 이뤄질 수 있는 ‘엔진’ 역할을 하고 있다. 거점은 전국 각 사업장. 이중 서울 사무소 임직원들은 매주 한 번, 독거어르신의 벗으로 변신해 눈길을 끈다. 미리 준비한 도시락을 들고 방문해서 건강을 살피고 말동무가 되어주고 있다. 

이들의 발길은 서울에만 이어지지 않는다. 도시와 농어촌 간 ‘정보의 벽’을 허문다는 취지에서 시골 학교에 아동 신문을 꾸준히 보내는 것이 대표적. 작년에는 도서지역 청소년들에게 문화 체험 기회를 넓혀주고자 개최된 ‘클래식 콘서트’를 후원하기도 했다. 

▲주변 독거 어르신들을 위해 도시락 배달에 나선 한국콜마 직원. 사진 = 한국콜마

1990년 당시 이 회사가 설립된 지역인 충남 연기군(현 세종특별자치시)과도 특별한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창립 초기부터 이 지역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단순 봉사 이상의 의미있는 활동을 해왔다. 정기적으로 세종시 전의면 노인회관과 요셉의 집을 방문해 청소와 식사 준비, 목욕 봉사 등을 하고 있다. 어르신들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사소한 부분까지 꼼꼼히 따져 진행한다. 한국콜마 관계자는 “연기군에서 사업을 시작해 오늘날 크게 성장한데 대한 감사의 표현”이라고 말했다. 

전의면 분회 경로당 하재웅 회장은 “한국콜마의 규모가 작았을 때나 크게 성장했을 때나 변함없이 매주 수요일이면 한결같이 직원들이 우리 경로당을 찾아온다”며 “몇 십 년 동안 계속된 봉사활동으로 습관처럼 콜마 직원들을 기다리게 된다”며 고마워했다. 

한국콜마 봉사활동의 또 다른 한 축은 ‘환경’이다. 

서울 사무소 인력들은 사업장 주변을 가꾸는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주기적으로 근처 산에 올라 쓰레기를 줍는 등 자연과의 공존에 특히 노력을 기울인다.

특히 창립 27주년을 맞은 올해에는 이색 슬로건을 선포해 주목받고 있다. 이른바 산림경영(山林經營). 전국 산림 개간지에 묘목을 심고 일반인의 접근이 어려운 깊은 산지에 임도와 산책로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한국콜마 만의 신개념 사회공헌이다.

▲한국콜마 임직원들은 주기적으로 혼자 계신 어르신들을 찾아 청소, 목욕 봉사 등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사진 = 한국콜마

4월 열린 ‘산림경영’ 선포식에서 윤동한 한국콜마 회장은 자연과 인간의 공존 필요성을 강조했다. 

윤 회장은 “산과 나무를 통해 ‘건강하고 아름다운 삶의 동반자’라는 한국콜마의 비전을 실현해 나가겠다”며 “산림경영의 목적은 시민들의 건강과 아름다움을 가꾸는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이날 윤 회장과 임직원들은 경기 여주군 강천면 산림 개간지에 느티나무, 오동나무 등 묘목 6000여 그루를 심으며 ‘산림경영’의 첫 발을 내디뎠다. 

현재 여주를 포함한 경기도 가평, 경북 청송 등 지역에서 100여만평 가량의 산지를 확보한 상태로, 전략 수종의 계획적 식수와 육림·간벌·경제림 조성·약재 개발·묘목 기증 사업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산지와 산림자원을 공익적 관점에서 개발, 조성해 시민들에게 휴식과 힐링의 공간으로 제공하겠다는 것. 이처럼 한국콜마의 ‘나눔 영토’에는 경계가 없다. 


엔씨소프트, ‘회색빛 IT’에 온기를 불어넣다
사회공헌 아이디어 기술로 구현…나눔 ‘업데이트’

창립 15주년이던 지난 2012년. 엔씨소프트는 엔씨소프트문화재단을 세웠다.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나눔 활동을 위해서였다. 5년이 흐른 지금, 게임회사 특유의 번뜩이는 아이디어와 IT기술이 접목된 이채로운 사회공헌 프로그램들로 주목받고 있다.

기업 사회공헌에도 ‘트렌드’와 ‘클래식’이 있다면 이 회사는 전자에 속한다. 비영리공익재단인 엔씨소프트문화재단이 운영하는 사회공헌 프로그램은 어림잡아 10개 남짓. 형태는 다양하지만 대상은 ‘사회적 약자’로 명료하다. 이들을 대상으로 소프트웨어 지원, 기부 플랫폼 개발 등 차별성 있는 나눔활동을 펼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는 발달·청각 장애 등으로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을 위해 개발, 무료 배포하는 스마트폰 디바이스 전용 애플리케이션 시리즈 ‘나의AAC’다. 

ACC란 ‘Augmentative and Alternative Communication’의 약자로 보완대체의사소통으로 불린다. 원활히 의사를 표현할 수 있도록 구어를 보완하거나 대체해주는 기술로, 의사소통장애 본인은 물론 언어 치료사·특수 교사·가족 등도 쓰고 있다.

▲엔씨소프트문화재단은 발당장애인이 참가하는 세계적인 체육대회인 스페셜올림픽을 공식 후원하고 있다. 사진 = 엔씨소프트문화재단

이 소프트웨어는 해마다 진화를 거듭했다. 지난 2014년 태블릿 기반의 ‘My First AAC’를 시작으로 2015년엔 스마트폰 기반의 ‘나의AAC’ 3종(기초·아동·일반), 작년에는 상징 출력이 가능한 개인용 컴퓨터(PC) 기반의 ‘나의AAC’로 확장했다. 엔씨소프트문화재단은 사용자의 개선 의견을 적극 반영해 지난해에만 다섯 차례 업데이트를 진행하는 등 사후관리에 특히 신경 쓰고 있다.

‘나의ACC’는 지난해 ‘제11회 대한민국 인터넷 대상’에서 국무총리상, ‘2016 휴먼테크놀로지어워드’에서 대상을 수상하며 가치를 인정받았다.

놀이와 교육, 기부가 어우러진 이색 게임 개발에도 매진하고 있다. 이미 만들었거나 구상 단계에 있는 프로그램들이 있다. 

완성 된 것은 지난해 내보인 한국어 모바일 퀴즈 게임이다. 2015년 국립국어원과 업무협약을 맺고 1년여에 걸쳐 국어 문제 약 1400개를 탑재해 만들었다.

▲MIT 과학특별프로그램에 참여한 소년의집과 송도가정 아이들. 사진 = 엔씨소프트문화재단

현재는 텍스트에서 진일보 한 이미지 기반의 모바일 퀴즈 플랫폼을 개발 중이다. 전문가들로 구성된 출제자들이 ‘출제 관리 시스템’을 통해 문제를 내면 사용자들이 푸는 형식이다. 유저들이 일정 정도의 목표를 달성하면 재단에서는 다양한 기부활동을 전개할 계획으로 게임, 지식 공유 등을 통한 나눔 문화 확산이 궁극적 목표이다.

미래의 과학자를 꿈꾸는 학생들을 응원하는 것도 사회공헌의 한 축이다. 그 중에서도 마음껏 공부할 수없는 환경에 놓인 아이들에 특히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엔씨소프트문화재단은 지난해 부산 소년의 집과 송도가정 학생 24명을 초청한 가운데 미국 MIT 대학의 ‘글로벌 티칭랩스’와 함께 하는 과학특별프로그램인 ‘알고 보면 정말 재미있는 과학, 나도 한 번 도전’을 운영했다. 
당시 아이들은 네 명의 MIT 학생들로부터 14일 동안 기초 과학, 범죄수사, 뇌 과학 등 흥미를 끄는 9가지 분야에 대한 교육을 받았다. 프로그램 종료 후 실시한 만족도 조사에서 참가 학생들은 만점(5점)에 가까운 점수(4.78점)를 매기며 전원 재참가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게임산업을 향한 색안경 해소에도 나서고 있다. 해당업계로 진로를 희망하거나 이용자들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그들만의 고립된 영역이란 사회적 편견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시선을 누그러뜨리기 위해 편찬한 것이 ‘게임사전.’ 이 안에는 지난 5년 동안 온라인 게임커뮤니티 내 게시글을 분석하고 공모전을 통해 접수받은 말뭉치를 토대로 한 유의어, 반의어 등이 총망라 돼있다. 표제어만 약 1500개. 디지털스토리텔링학회가 집필하고 이어령 교수의 감수를 받아 완성도가 높다. 게임에 대한 대중적 이해와 사회적으로 통용될 수 있는 근거, 공공의 지식으로 활용되는 것이 재단이 바라는 이 사전의 역할이다.

▲게임에 대한 대중적 이해를 돕기 위해 편찬한 ‘게임사전’에는 디지털스토리텔링학회가 집필하고 이어령 교수가 감수한 약 1500개의 표제어가 수록됐다. 사진 = 엔씨소프트문화재단

이 밖에 ‘사회적 약자’를 위해 운영되는 각종 프로그램 및 단체에 힘을 북돋아주는 활동도 꾸준히 전개하고 있다.

발달장애인이 참가하는 스페셜올림픽 공식 후원, 부모로부터 보호 받지 못하는 아이들이 머무는 ‘소년의 집’과 ‘송도가정’ 지원, 젊은 여성수학자 양성을 위해 한국여성수리과학회와 손잡고 ‘KWMS-NCSOFT문화재단 젊은여성수학자상’을 후원하는 것이 대표적.

지난해에는 UNHCR(유엔난민기구)에 난민아이들의 교육을 위한 후원금 3억원을 내놓고, 교육기술 개발지원을 약속하는 등 ‘사회적 약자’가 있는 국경 밖으로도 시선을 돌렸다.


“함께, 더 멀리” 소외이웃의 희망 트레이너, 한화갤러리아
경제·교육·문화·복지·환경…다섯 가지 ‘63플랜’

고전(古典)이 꾸준히 읽히는 이유는 시대를 뛰어넘는 ‘공감의 힘’ 때문이다. 그 중 몇몇 문장은 시대를 초월해 통용되고 있다. 1920년대를 배경으로 한 <위대한 개츠비>에 등장하는 “이 세상 사람이 다 너처럼 그런 유리한 처지에 있지 않다”는 말은 개인주의로 점철된 현대인에게 “남의 사정을 함부로 추단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던진다. ‘함께’란 누군가에게 더 귀를 기울여야 한다는 것이다. 

한화갤러리아의 사회공헌 슬로건인 “함께, 더 멀리”의 이면에는 개개인의 사정을 깊게 들여다보는 근원적 관심이 있다. 그래서 세운 것이 ‘63플랜’. 밀도 높은 프로그램을 마련해 주변 이웃들의 방대한 사정에 따른 지원책을 강구, 운영하고 있다.

▲한화갤러리아는 임현준 군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도록 수원점 8층에 ‘타이어 놀이터’를 만들어줬다. 사진 = 한화갤러리아

‘63플랜’은 한화갤러리아가 시내면세점 사업성과를 지역에 환원하고 함께 성장하겠다는 취지에서 시작됐다. 계획을 구성하는 덩어리는 총 다섯 개. 경제, 교육, 문화, 복지, 환경이다. 각 영역에서 채용 연계형 프로그램 운영, 도서 기부, 가야금 수업 지도, 어르신 치매 예방 교육, 복지시설에 태양광 설치 등 다채로운 활동을 펼치고 있다. 대상은 어린이, 다문화·저소득층 가정, 노인, 청년 구직자 등으로 폭넓다.

“타이어 놀이터가 있으면 좋겠어요” 환아들의 소원을 현실로

‘한 사람에게 집중’은 ‘사연 있는’ 어린이 단 한 명만을 위한 ‘소원 들어주기’에서 잘 나타난다.

한화갤러리아는 난치병을 앓는 아이들의 꿈이 꿈에 머물지 않도록 소원을 이뤄주고 있다. 매년 한국메이크어위시재단을 통해 접수된 사연 중 일부를 선정해 현실로 만들어주고 있다.

지난 6월 갤러리아백화점 수원점 8층 문화센터는 ‘타이어 놀이터’로 변신했다. 희귀병인 에반스 증후군을 앓고 있는 임현준(5) 군의 “타이어로 가득한 놀이터에서 마음껏 놀고 싶다”는 사연을 접한 이 회사 직원들이 직접 만든 것이다. 벽에 걸린 현수막에는 ‘현준이의 타이어 놀이터’란 문구가 쓰여 있었다. 임 군의 상상 속 공간을 구현한 것이다.

이날 맞춤 제작된 차량정비사 옷을 입은 임 군은 타이어 굴리기, 타이어 휠 꾸미기, 전동차로 트랙 완주하기 등을 하며 꿈과 마주하는 특별한 시간을 보냈다. 

▲제빵사를 꿈꾸는 신지후양이 한화호텔앤드리조트 박용호 제과장과 함께 케이크를 만들고 있다. 사진 = 한화갤러리아

앞전에는 크리스마스에 공주가 되어 무도회에 가고 싶은 7살 ‘공주님’과 악당을 물리치고자 스파이더맨이 되고 싶은 아이, 미래의 영화배우, 피아니스트, 파티쉐를 꿈꾸는 환아들의 소원을 들어줬다.

저소득층 아동 위한 ‘희망 트레이너’

소원 들어주기와 함께 어린이들의 건강 증진을 위해 함께 뛰는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갤러리아와 함께하는 희망 트레이너’는 저소득층 아동들의 신체 건강에 초점을 맞춘 프로그램이다. 사회적 문제로도 확산 중인 소아비만 증가를 억제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 프로그램은 초록우산어린이재단과의 연계를 통해 전국 갤러리아백화점이 위치한 지역의 아동센터에서 열리고 있다. 올바른 운동법, 식습관 등을 전파한다. 효과를 높이기 위해 회사 소속 ‘갤러리아 봉사단’이 월 1회 각 기관을 찾아 멘토 역할을 수생하기도 한다.

교육 내용은 지점별로 상이하다. 서울 본사는 ‘건강 간식 요리’, 명품관은 ‘몸 건강 탐색 키트’, 수원점은 ‘방송댄스’, 천안 센터시티는 ‘미니올림픽’, 대전 타임월드는 ‘치어리딩’, 진주점은 ‘사고력 게임’으로 각각 특색이 있다. 

‘희망 트레이너’에 멘토로 참가하는 직원들은 사전 교육을 충분히 받는다. 시뮬레이션을 통해 멘토로서 자질을 높이는 시간을 거친다. 단순 봉사에 머물지 않고 실질적 효과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다. 교육을 받은 직원들은 자녀들과도 공유하고 있어 일석이조란 평가다.  

2017년도 4개월만 남은 현재, 한화갤러리아는 연말까지 임직원의 봉사활동 참여율 100% 달성을 위해 다양한 제도를 도입하고 있다. 업무시간에도 봉사활동에 나설 수 있도록 ‘유급봉사제도’를 시행하고, 임직원이 기부한 액수만큼 회사가 보태는 ‘매칭그랜트(matching grant) 제도’를 마련했다.

한화갤러리아 관계자는 CNB에 “지속성과 차별성은 갤러리아 사회공헌의 가장 큰 특징이자 장점”이라며 “앞으로도 지역사회의 소외된 곳에 진정성 있는 나눔을 전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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