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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명식 골프만사] ‘바비 존스 매너 상’ 받은 한국선수 아직 없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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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553호 강명식 한국골프칼럼니스트협회 이사⁄ 2017.09.18 09:26:00

(CNB저널 = 강명식 한국골프칼럼니스트협회 이사) 매사추세츠의 우스터 컨트리클럽에서 1925년 6월 3~5일 제29회 U. S. 오픈이 열렸다. 바비 존스를 비롯해 당시에 유명했던 모든 선수들이 출전했다. 진 사라젠과 월터 해이건은 물론이고 윌리 맥파란, 레오 디겔, 프란시스 위멧 등 쟁쟁한 선수들이 우승을 다퉜다.

당시 우스터 C. C는 파 71로 돼 있었고, 2라운드가 끝났을 때는 윌리 맥파란(74-67)과 레오 디겔(73-68)이 –1로 공동선두로 나섰다. 바비 존스는 (77-70)을 쳐 그들의 뒤를 쫒고 있었고, 몇 명의 선수들이 선두 그룹을 형성하고 있었다. 그러나 레오 디겔은 3라운드 때 무너졌고, 윌리 맥파란은 3라운드에도 72타를 쳐 우승을 굳이는 듯 했다. 그러나 바비 존스는 3라운드에도 70타를 치고 윌리 맥파란을 4타차로 추격하게 됐다. 결국 최종 라운드에서 윌리 맥파란이 선두를 고수하지 못하고 78타를 쳐, 74타를 친 바비 존스와 4라운드 합계 291타 동 타로 공동선두인 가운데 연장에 들어가게 됐다.

바비 존스는 1라운드 때 월터 해이건과 같은 조로 경기를 했다. 바비 존스가 파 4, 11번 홀에 이르러 친 티샷은 페어웨이를 지키지 못했다. 공은 러프의 가장자리와 페어웨이의 경계부분에 놓여 있었다. 바비 존스는 아이언을 꺼내들고 어드레스를 취했다. 그때 공이 조금 움직인 것을 바비 존스가 보고 바로 큰소리로 경기위원을 불러 이를 알리고, 동반자인 월터 해이건에도 알렸다.

바비 존스에게 온 경기위원은 모든 이야기를 듣고 주위의 갤러리와 마커인 월터 해이건에게도 공이 움직인 것을 봤는지를 물었다. 그러나 누구도 공이 움직인 것을 본 사람은 없었다. 경기위원과 월터 해이건은 움직임을 본 사람이 없을 정도로 미세한 움직임으로 간주하고 “본인이 의도적으로 한 것이 아니니 벌타를 받을 이유는 없다”고 말하고 모든 것을 그에게 맡기고 그 자리를 떠났다. 하지만 바비 존스는 주저 없이 자신에게 1벌타를 부과하고 1라운드 스코어를 77타로 적어냈다.

스스로에게 부과한 1벌타로 놓친 우승
하지만 바비 존스에게 쏟아진 박수

만약 이 1벌타가 없었다면, 그는 1라운드에 76을 쳤고, 결국 4라운드 합계 290타로 윌리 맥파란에게 한 타 차 승리를 거둬 경기에서 우승할 수 있었다. 그러나 바비 존스가 1라운드 때 스스로 부과한 1벌타로 결국 연장에 돌입하게 됐다. U. S. 오픈 역사상 처음으로 2라운드로 연장을 치룬 29회 U. S. 오픈에서 아침에 열린 연장 1라운드에서 두 선수 모두 75타를 기록했다. 오후에 속개된 연장 2라운드에 들어가 전반 9홀에 바비 존스가 35, 윌리 맥파란이 39를 쳐 4타차로 바비 존스가 우승의 문턱까지 가지만, 후반 나인에서 윌리 맥파란이 33타를 쳐 38타를 친 바비 존스를 1타차로 누르고 우승했다.

▲신사적인 플레이로 바비 존스 상을 탄생시킨 골퍼 바비 존스. 사진 = 위키피디아

드라마와 같은 역전에 역전을 거듭한 명승부를 두 선수가 연출했던 것이다. 그가 만약 스스로 벌타를 부과하지 않았다면, 연장전이 필요 없이 우승할 수도 있었던 상황이었다. 그러나 이런 피 말리는 108홀의 라운드를 끝내고 난 두 선수는 밝은 얼굴이었고 모두 승자였다.

경기가 끝나고 많은 사람들이 바비 존스의 신사적인 스포츠맨십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고 그에게 직접 칭찬의 말을 전했다. 그럴 때마다 바비 존스는 “당신들이 나의 행동을 칭찬하는 것은 어떤 사람이 은행을 털지 않은 것을 칭찬하는 것과 같습니다!”라는 명언을 남긴다.

이 일이 있은 후, 바비 존스는 미국을 비롯해 영국의 골프계에서도 그의 이런 스포츠맨십을 높이 사 ‘젠틀맨’, ‘스포츠맨’으로 불리며 골프계에서 거듭나게 된다. 미국의 골프계는 이런 그의 스포츠맨십을 기리기 위해 USGA 스포츠맨십 어워드를 제정하고 바비 존스 상(Bob Jones Award)이라 명명했다. 미국의 골프계에서 가장 신사적인 스포츠맨십을 발휘한 골퍼에게 지금까지도 이 상을 수여하고 있다. 1955년부터 시상을 시작한 이 상은 프란시스 위멧이 최초의 수상자가 됐고. 그간 수많은 유명 선수가 이 상을 받았다. 2011년에는 멕시코의 여걸인 로레나 오초아가 수상했다.

그러나 아직 한국인은 수많은 선수가 미국에서 뛰고 있음에도 이 상을 아직 받은 선수가 없는 것이 안타깝다. 외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선수가 날로 늘어가는 현재의 우리나라의 골프에 대해 깊이 생각해볼 문제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한국선수가 이 상을 수상하기를 기대해 본다. 

(정리 = 김금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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