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가 주목한 디자이너이자 철학자인 존 타카라의 저서가 국내에 첫 출간됐다. 저자는 델리와 런던, 캘리포니아와 발리, 상파울루와 서울을 종횡무진하며 토양을 복구하고 하천을 지키는 사람들, 포장도로를 벗겨내고 주택을 공유하는 사람들, 자전거를 타고 다니며 서로를 돌보는 사람들을 만났다. 그리고 의식하지 못하고 있겠지만, 이들 각각은 ‘자신이 살아가는 다양한 환경에 어울리는 최적의 방식으로 대안적인 삶을 꾸려나가는 미래의 디자이너’라고 말한다. 이들이 추구하는 것은 파괴적이고 이기적인 개발이 아니라 자연과 인간, 인간과 인간이 어울려 살아가는 ‘번성’이라는 것.

책은 저자가 제시하는 21세기 경제 비전을 다룬다. 인간과 자연의 욕구에 부응하고 서로 공생하는 디자인을 찾기 위해 전 세계를 여행한 저자는 새로운 경제의 핵심 가치를 추출과 쇠락이 아닌, ‘관리’과 ‘건강’에서 찾는다.

특히 이 점을 저자는 다양한 방식으로 이 세상을 바라보고 활동하는 여러 문화권의 예술가로부터도 느꼈다고 말한다. 이들의 새로운 렌즈로 세상을 바라보면 부의 궁극적인 척도는 화폐가 아니라 살아 있는 시스템의 건강이고, 노동은 생존만이 아니라 번영을 구가할 수 있는 자연스러운 방법이라는 것. 이런 조용하지만 광범위한 변화는 우리 서로 간의 그리고 지역 생태계와의 새로운 관계 맺음이라고 강조한다. 그리고 더 나아가서 끝없는 성장과 발전이 아니라, 삶과 주변 환경을 소중히 여기는 일에 집중할 때 우리의 경제는 더욱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존 타카라 지음, 황성원 옮김 / 1만 6000원 / 안그라픽스 펴냄 / 288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