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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 나가서 암 얻어 올라…지자체 체육시설 유해물질 오염도 심각

김병욱 의원 국감자료 공개…중금속 허용치 400배 넘는 곳도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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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윤지원⁄ 2017.09.28 12:09:26

▲23일 강원 고성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수성문화제에 참가한 주민들이 단체 줄넘기를 하고 있다. 고성종합운동장 보조구장의 우레탄 트랙에서는 납이 1483mg/kg 검출되어 기준치 90mg/kg의 16배가 넘는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 = 연합뉴스)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는 운동장과 체육관 등이 중금속과 발암물질 '범벅'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김병욱 의원은 27일 국민체육진흥공단에서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 ‘지자체 인조잔디 운동장 유해성 점검용역 보고서’와 ‘지자체 우레탄 트랙 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두 자료는 우레탄과 인조잔디의 중금속 오염이 사회문제로 대두되면서 문체부와 국민체육진흥공단이 대책 마련을 위해 인증기관에 정확한 실태 조사를 의뢰, 지난해 7월부터 10월까지 지자체 체육시설의 오염 실태를 분석한 결과다. 

조사 결과 전국 17개 시도 및 시군구 지자체 체육시설에 설치된 우레탄 트랙의 경우 조사대상 1332개 중 63%인 835개에서 KS(한국산업표준) 허용기준을 초과하는 중금속과 발암물질이 검출되었다. 인조잔디의 경우 조사대상 933개 운동장 가운데 55%인 512개에서 유해물질이 검출되었고 15%인 136곳에서는 허용기준을 초과하는 중금속과 발암물질이 나왔다. 

심지어 법적 허용기준치의 400배가 넘는 중금속과 발암물질이 검출된 운동장과 체육관도 있었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김병욱 국회의원(분당을, 더불어민주당). (사진 = 김병욱 의원실)


■ 우레탄 트랙

조사대상 1332개 체육시설의 우레탄트랙 중 835개가 납(Pb), 6가크롬(Cr6+) 등의 함유량이 법적 허용 기준치를 초과한 것으로 측정되어 10개 중 6개꼴로 중금속과 발암물질의 허용 기준치를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도별로는 대전(87%), 울산(85%), 강원(77%), 전북(76%), 대구(69%), 경기(67%), 전남(67%), 서울(66%), 인천(66%) 순으로 오염 시설 비율이 높았고 광주(25%)를 제외한 16개 시도 전체가 절반 이상의 오염도를 기록했다.

오염물질별로는 납과 6가크롬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국민체육진흥공단이 개보수 지원 대상을 선별하기 위해 각 지자체로부터 오염실태를 제출받은 678개 시설 중 KS 기준 허용치를 초과한 오염물질이 한 개 이상인 곳은 596개인데, 그중 납이 595개 6가크롬이 131개로 절대다수를 차지했다. 

반면 카드뮴(Cd) 허용치 초과 시설은 10개, 수은(Hg), 총휘발성유기화합물(T-VOCs), 다환방향족탄화수소(PAHs) 허용치 초과 시설은 각각 한 자릿수를 기록했다.

우레탄 트랙 363개소 교체 필요
교체 비용만 1조 원 가까이 들어

충북 청주시 청주체육관 농구장에서 검출된 납 함유량은 3만 8800mg/kg로 허용 기준치 90mg/kg의 무려 431배에 달했다. 경기도 고양시 하늘공원에 있는 야외배드민턴장과 다목적운동장도 각각 허용치의 356배(3만 2000mg/kg)와 278배(2만 5000mg/kg)가 검출됐다. 이들을 포함 기준치의 100배가 넘는 납 성분이 검출된 시설이 62개에 달했다. 

납은 인체에 과다하게 노출될 경우 혈액, 신장, 신경 위통 및 기타 조직에 영향을 끼쳐 심각한 중독증상이 나타날 수 있고, 납 중독이 심할 경우 뇌와 신장이 손상돼 사망할 수도 있다.

전북 전주소규모체육관 트랙에서는 카드뮴이 허용 기준치(50mg/kg)의 478배에 달하는 2만 3933mg/kg이나 검출됐다.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도 허용치의 24배인 1220mg/kg이 검출됐으며, 허용치의 10배 넘게 검출된 곳이 6개로 나타났다. 카드뮴은 과다하게 노출될 경우 신장기능이나 청력에 이상을 유발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 문화체육관광부가 실시한 공공체육시설 인조잔디 운동장 유해성 조사와 관련해 서울시 이촌 한강공원 인근 인라인스케이트 연습장에서 관계자가 바닥재질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전북 군산시 월명야외농구장 트랙에서 검출된 6가크롬은 허용치(25mg/kg)의 33배인 812mg/kg이다. 대전시가 운영하는 사정인라인스케이트장(482mg/kg)은 19배, 서울 동작구 대방 잔디구장 트랙(460mg/kg)과 서울 성동구 응봉근린공원(금호산) 농구장은(439mg/kg) 각각 18배가 검출됐고 10배 이상 오염된 곳도 19개에 달했다. 6가크롬은 다량 노출될 경우 기관지와 폐 등의 발암 위험이 커지는 1급 발암물질로 알려져 있다.

경기도 성남시 탄천종합운동장 주경기장 육상트랙에서는 수은이 기준치(25mg/kg)의 8배(194mg/kg)가 검출됐다. 인천시 부평구 원적상체육공원의 농구장과 배드민턴장 우레탄에서도 허용치의 4배를 초과한 수은이 검출됐다. 경기도 파주시 보조구장의 족구장과 농구장에서는 허용치(50mg/kg)의 44배(2122mg/kg)에 달하는 총휘발성유기화합물이 검출됐다. 

충남 공주시에 있는 공주시민운동장과 금강산공원 내 체육시설 및 조깅로, 광주광역시 광산구 풍영정체육시설단지 트랙, 경남 창녕공설운동장 트랙에서는 허용치(10mg/kg)의 5배인 50mg/kg의 다환방향족탄화수소가 검출됐다. 

수은에 과도 노출되어 중독될 경우 폐 기관과 중추신경계에 영향을 주어서 발열, 오한, 오심, 구토, 호흡 곤란, 두통 등이 수 시간 내로 나타날 수 있다. 총휘발성유기화합물은 피부접촉이나 호흡기 흡입을 통해 신경계에 장애를 일으키는 발암물질이다. 다환방향족탄화수소도 암 또는 돌연변이를 유발하는 등 독성이 강한 물질로 알려져 있다. 

우레탄 트랙 유해성 조사는 각 지자체가 2016년 7월부터 10월까지 인증기관에 의뢰하여 관내 우레탄 트랙의 유해성을 분석한 것이다. 이 결과를 바탕으로 올해 3월 환경부의 '우레탄 트랙 위해성 관리 가이드라인'에 따라 실제 위험 정도를 판단하는 위해성 평가를 거쳐 위해우려수준(HQ)에 따라 ‘즉시 교체’와 ‘순차 교체’가 필요한 363개소를 선별하여 개보수에 착수했다. 국민체육진흥공단에 따르면 363개소를 개보수하는 데 약 978억 원이 소요된다.

▲시도별 지자체 우레탄트랙 유해성 조사 결과. (도표 = 김병욱 의원실 제공)

▲지자체 우레탄트랙 오염물질별 최고오염 시설 현황(단위 mg/kg). (도표 = 김병욱 의원실 제공)


■ 인조잔디 운동장

최근 설치 시설까지 조사한 우레탄 트랙과 달리 인조잔디 운동장 오염도 분석은 지자체 소관 공공체육시설의 인조잔디 운동장 2703개소 중 유해성 안전 기준이 제정된 2010년 이전에 설치한 933개소를 대상으로 했다. 국민체육진흥공단이 (재)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에 의뢰해 지난해 7월부터 10월까지 실시 했다.

운동장에서 잔디 잎 모양으로 생긴 파일 시료와 고무 알갱이 모양의 충전재 시료를 추출한 뒤 여기에 포함된 중금속과 발암물질인 PAHs 함유량을 측정해 유해성 여부를 판정하는 절차를 거쳤다. 

조사 결과 55%인 512개 운동장에서 유해물질이 검출됐고 14개 시도 67개 시군구에 산재한 136곳이 허용기준치를 초과했다. 안전기준을 초과한 136개 운동장의 경우 파일 시료에서는 중금속 성분이, 충전재 시료에서는 중금속과 PAHs 성분이 주로 검출됐다.

경기도 김포시 월곶면 개곡리 게이트볼장의 경우 잔디 파일에서 검출된 납 성분이 8765mg/kg으로 허용 기준치 90mg/kg의 97배에 달했다.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합성1동 게이트볼장은 7163mg/kg, 전북 부안군 보안면 실내게이트볼장은 7019mg/kg이 검출되어 허용 기준치의 각각 80배, 78배에 이르렀다. 이들을 포함하여 51개 운동장에서 허용치의 50배가 넘는 납 성분이 검출되었다. 납 성분이 허용치를 초과한 곳은 120개 운동장에 달했다. 

64개 운동장에서는 6가크롬(Cr6+)이 허용기준치 이상 검출됐다. 경남 창원시 석동 게이트볼장에서 검출된 6가크롬은 709mg/kg으로 허용치 25mg/kg의 28배에 달했다. 충남 천안시 쌍용1동 게이트볼장은 389mg/kg, 김포 개곡리 게이트볼장은 377mg/kg, 경남 하동군 악양 게이트볼장은 366mg/kg, 서울시 신월야구공원은 365mg/kg이 검출돼 허용치의 15배를 넘겼다. 

다환방향족탄화수소(PAHs) 합계가 기준치를 초과해 검출된 운동장은 17개로 나타났다. 제주도 서귀포시 서귀포축구공원은 PAHs 합계 허용 기준치 10.0mg/kg의 8배에 달하는 82.25mg/kg이 검출됐다. 특히 이 축구공원은 인체에 축적될 경우 돌연변이 세포와 암을 일으킬 위험이 있는 벤조피렌(Benzo(a)pyrene)이 허용 기준치 1.0mg/kg의 11배가 넘게 검출되었다.

▲시도별 지자체 인조잔디 운동장 유해성 분석 결과. (도표 = 김병욱 의원실 제공)


시도별로는 울산(88%), 부산(76%), 대전(75%), 제주(72%) 등 12개 시도에서 분석 대상 운동장 절반 이상에서 유해물질이 검출됐고, 제주(44%), 충남(22%), 서울·전북(21%), 대구(20%) 등 5개 시도에서는 20% 이상의 운동장에서 허용 기준치보다 많은 중금속 및 발암물질이 검출됐다. 허용치 초과 유해물질이 검출된 운동장이 없는 시도는 광주, 세종, 충북의 3곳에 그쳤다.

국민체육진흥공단은 이들 운동장을 모두 개보수하는 데 320억여 원이 소요될 것으로 보고 지자체에 사업비의 절반을 지원하고 있다. 

김병욱 의원은 “시민들이 스포츠를 즐기고 건강을 돌보려 공공 체육시설을 찾았다가 중금속과 발암물질에 오염된 우레탄 트랙과 인조잔디 때문에 건강을 해치는 일이 일어나선 안 될 것”이라며 “시설별로 오염 정도를 정확히 알리고 개보수 작업에 박차를 가하여 안전하고 쾌적한 공공 체육시설로 거듭나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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