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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 “작은 제주항공이 큰 아시아나 이긴 셈” 평가 이유는?

제주항공 "돈 잔치", 양대 항공 "이익률 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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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574-575호 윤지원⁄ 2018.02.09 17:10:39

김수천 아시아나항공 사장이 2월 6일 오전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아시아나항공 창립 30주년 기자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2월 둘째 주, 국내 주요 항공사의 2017년 실적이 공개됐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2대 대형 항공사(FSC)와 국내 1위 저비용항공사(LCC)인 제주항공은 모두 전년 대비 매출이 증가했다. 메르스(MERS), 일본·중국과의 관계 악화, 유가 상승 같은 외부 악재가 차츰 사라지면서 상황이 호전되는 분위기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항공사마다 복잡한 사정이 엿보인다. 한편, 올해 창립 30주년을 맞이한 아시아나항공은 2월 6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항공사의 미래가 LCC 대응보다는 1위 대한항공과의 경쟁에 달렸다며 장거리 노선 시장에 적극 뛰어들 것을 선언했다.

 

I. 3개 항공사 2017 실적 - 제주항공 이익률 돋보여

 

대한항공, 매출 소폭 늘었으나 영업이익 줄어

 

대한항공은 지난해 연결재무제표 기준 매출 12조 922억 원, 영업이익 9398억 원으로 잠정 집계했다. 매출은 2016년보다 3.1%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16.2% 감소했다. 2016년 9.6%였던 7.8%로 낮아지며 2년 만에 8% 미만으로 떨어졌다. 매출 상승 폭이 적고 영업이익은 오히려 감소한 것은 불안 요소다.

 

전년 대비 부진한 실적은 3분기에 일어났다. 7~9월은 여름 휴가철이 끼어 있어 항공여객업계 최성수기지만 외부 사정이 안 좋았다. 사드 여파로 인한 실적 악화로 성수기 특수를 제대로 누리지 못했고, 국제 유가 상승의 요인이 더해져 영업이익이 3555억 원, 이익률 11.1%에 그쳤다. 전년 동기 영업이익과 이익률은 각각 4600억 원과 14.8%였던 것과 비교해보면 아쉬움이 더 크다.

 

지난해 1월 취임한 조양호 한진 회장 장남인 조원태 대표이사 사장의 데뷔 첫해 성적은 이렇듯 다소 아쉽다는 평가를 받게 됐다.

 

대한항공 여객기. (사진 = 연합뉴스)
1월 31일 오전 양양국제공항에서 북한 마식령 스키장의 남북 스키선수 공동훈련에 참가하는 방북단을 태운 아시아나항공 전세기가 북한 갈마비행장을 향해 이륙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아시아나, 6년간 최대 실적에도 이익률은 업계 최저

 

아시아나항공은 연결재무제표 기준 지난해 매출액은 6조 2321억 원, 영업이익은 2736억 원으로 잠정 집계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8.1% 늘어났고, 영업이익은 6.7% 늘어났다. 영업이익률은 4.39%로 2016년 4.45%보다도 낮아졌다.

 

아시아나항공 측은 "중국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영향과 북핵 등의 변수로 항공과 리조트 등 레저 사업에서 어려운 여건이 있었지만,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최근 6년 사이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고 자평했다.

 

아시아나항공 본체만 따졌을 때는 매출 5조 7888억 원, 영업이익은 2524억 원이다. 지난해 초에 설정한 5조 7700억 원의 목표 매출액은 달성했으나 3천억 원 영업이익 목표에는 15.8% 부족했다.

 

6년 사이 최대라고 하는 아시아나항공의 실적이 불안해 보이는 것은 저비용항공사(LCC)들의 추격이 거세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 제주항공의 성장이 도드라져 업계 일각에서는 제주항공이 아시아나를 이긴 것이나 다름없다는 농담까지 나오고 있다.

 

제주항공의 연간 매출은 아시아나항공의 20%도 안 된다. 그런데도 제주항공이 아시아나를 이긴다는 말이 나오는 것은 영업이익률 때문이다.

 

폭설이 내린 5일 오전 제주항공 여객기가 제주국제공항에 착륙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제주항공, 성과급 잔치 벌이고 항공기 대량 도입 계획

 

제주항공의 지난해 실적은 별도재무제표 기준 매출은 9963억 원, 영업이익은 1016억 원이다. 매출은 전년 대비 33%, 영업이익은 73%나 늘어난 액수다. 영업이익률은 2016년 7.9%보다 2.3%포인트 상승한 10.2%를 기록했다. 제주항공에 따르면, 지난해 비용에서 임직원 성과급으로 지급한 137억 원을 고려한 영업이익률은 11.7%나 된다.

 

제주항공이 두 자릿수 이익률을 기록한 것도, 영업이익 1000억 원을 넘긴 것도 모두 사상 처음이다. 영업이익 1000억 원 돌파는 국내 LCC 중에서도 처음이다. 4분기 실적이 집계되기 전에는 매출도 1조 원을 처음으로 돌파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됐으나 겨우 37억 원 모자랐다.

 

연간 실적 상승의 키포인트는 비수기인 2분기와 4분기에 집중적으로 영업이익률을 개선한 노력의 결과였다. 2016년 2분기 영업이익은 6억 원, 영업이익률은 0.4%에 불과했다. 4분기는 2분기보다 나아졌지만, 각각 43억 원, 2.3%에 그쳤다. 이를 2017년에는 비수기 영업이익률을 7% 안팎으로 상승시켰다. 성수기인 3분기는 15.2%를 기록했다.

 

창사 이래 처음 영업이익 흑자를 냈던 2012년 이후 처음으로 파격적인 성과급도 지급했다. 1월 25일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사원에게는 400만 원대 후반, 부장급에게는 900만 원대 중반의 성과급을 차등지급했다. 여기에 팀장과 파트장, 지점장, 유닛장 등에게 84만~240만 원의 직무수당을 추가로 지급했다.

 

올해 두 자릿수 성장을 이어가는 것도 계획 중이다. 올 연말까지 39대의 항공기 운용을 목표로 올해 8대의 신규 항공기를 도입할 계획이다. 연간 기재 순증 규모는 국내 LCC 가운데 가장 많은 수준이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지방공항을 중심으로 국제선 신규 취항과 부정기편 운항을 확대하고, 연내 개관을 준비하고 있는 '홀리데이 인 익스프레스 서울 홍대' 호텔 사업과 시너지를 창출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수천 아시아나항공 사장(왼쪽 세번째)이 2월 6일 오전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아시아나항공 창립 30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II. 아시아나, 5년 후 영업이익 3600억 목표

 

제주항공이 이처럼 잔치를 벌이고 있을 때, 아시아나항공은 30년을 버텨왔다는 사실을 자축하며, 자신들이 개척한 국내 항공시장의 복수민항 시대를 지속적으로 이어갈 계획을 구상했다.

 

2월 6일 아시아나항공은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창립 30주년 기념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이날 김수천 아시아나항공 사장은 항공 시장의 건강한 경쟁 체제 유지를 위해 국내 2대 대형 항공사(FSC)인 아시아나의 독자 생존이 필수라는 사실을 거듭 강조했다.

 

아시아나는 지난 몇 년간 LCC의 난립과 폭풍 성장에 대응하느라 중·단거리 노선에서의 수익 증가에 골몰해왔다. 그러나 최근 아시아나는 더욱 안정적이고 큰 폭의 수익 확보를 위해 겨냥할 것은 대한항공이 여전히 절반 이상 독점하거나 제한적 경쟁을 누리고 있는 장거리 노선 시장이라고 판단하고 2022년까지 장거리 노선을 현재 12개에서 19개까지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계류장에서 대한항공 여객기에 수하물이 적재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이를 위해 아시아나는 올해 4월과 7월 에어버스 A350 기종을 1대씩 추가 도입하는 것을 시작으로 2022년까지 장거리용 항공기 32대를 확보할 계획이며, 현재 53%인 장거리 노선 매출의 비중을 59.4%까지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다. 우선 올해 5월 이탈리아 베네치아에, 8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 각각 신규 취항 계획이 잡혀있다.

 

"LCC 상대할 힘 아껴 장거리로 KAL과 본격 경쟁,

실적 호전·손익구조 개선으로 유동성 압박 벗어날 것"

 

아시아나는 2012년부터 2015년까지 극심한 실적 악화를 겪으며 차입금 규모가 4조 원을 넘기고, 유동성 문제에 대한 불안감도 커져 왔다. 이에 아시아나는 2016년부터 실적 호전이 나타나 2011년 수준의 이익을 회복했으며, 여기에 대우건설 지분 매각 등 비수익 자산 매각을 통해 유동성 압박을 무난히 벗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2016년부터 올해까지 3년 계획으로 경영정상화작업을 진행 중으로, 손익구조를 눈에 띄게 개선해 나가고 있음을 강조했다.

 

아시아나는 또한 2022년까지 손익구조를 추가로 개선하기 위해 여객기 43대를 개조해 퍼스트 클래스 좌석을 줄이고 공급석을 650석 늘일 계획을 밝혔다. 또한, A350과 A321NEO 등 연료효율이 좋은 차세대 항공기를 도입하고, 고정비를 줄이기 위해 임차 만료 항공기의 기간을 연장하고, 감가상각이 종료된 비행기를 활용할 계획도 밝혔다. 김 사장은 이런 방식을 통해 올해 1900억 원의 이익이 늘어나는 것을 시작으로 2022년에는 연 3600억 원까지 추가 이익을 기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김 사장은 "3년 동안 이어온 경영정상화 작업을 올해 반드시 성공적으로 완료하고 2016년 이후 구축한 실적 개선 기조를 견고하게 끌고 나가겠다"는 말로 간담회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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