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옥션이 국내 최초로 고악기 경매를 시작한다. 3월 21일 열리는 경매에 오노레 데라지가 1860년 제작한 바이올린 출품을 시작으로 고악기 경매를 꾸준히 선보일 예정이다.
미술품 경매에 집중했던 케이옥션은 왜 고악기 경매 분야를 두드리게 됐을까. 케이옥션은 “크리스티와 소더비 등 세계 경매시장을 석권한 경매사는 이미 고악기 경매를 정기적으로 열고 있다”며 “경매시장의 성장과 외연을 넓히기 위해 수집 가치가 있는 다양한 아이템을 확대하기 위해 고악기 경매를 시작하게 됐다”고 배경을 밝혔다.
케이옥션에 따르면 국내 악기 전문 경매회사(지방의 소규모 경매회사 제외)는 10여 개다. 케이옥션은 “국내 대부분의 악기는 약 250개 정도 존재하는 악기사나 딜러를 통해 거래되고 있다. 한국에는 세계적으로 뛰어난 연주자와 좋은 악기를 사고자 하는 수요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악기시장은 체계화된 유통 시스템이나 경매가 없고, 공신력 있는 업체도 찾기 어려운 실정”이라며 “이는 경매회사가 생기기 전 미술시장과 비슷한 상황으로, 전문적이고 신뢰할 수 있으며 체계적이고 건전한 유통시장의 정립이 필요한 시기”라고 짚었다.
이어 “현대기술로도 명품 고악기의 소리를 따라가지 못할뿐더러 희귀 명품 악기 수는 줄어들고 있지만 악기 수요층이 늘고 수준이 높아짐에 따라 고악기 시장의 미래가 밝을 것으로 보인다”며 “향후 케이옥션을 통해 거래되는 모든 고악기는 마이스터(마이스터브리프라는 합격증을 소유한 딜러)를 통해 검증된 악기가 출품되며, 좋은 악기를 국내에서 합리적인 가격에 믿고 구입할 수 있는 새로운 통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케이옥션은 악기 진위여부 및 검증, 수리, 복원 과정을 위해 악기 전문가 그룹 브라움과 협력한다. 케이옥션은 “국내 고악기 시장의 발판을 마련하고, 좋은 악기를 선보이기 위해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계획을 밝혔다.
한편 이번 경매에 추정가 2000만~6000만 원으로 출품되는 바이올린은 오노레 데라지가 1860년 제작했다. 오노레 데라지는 스트라디 바리와 아마티를 모델로 해 다수의 악기를 제작했으며, 1816년 이후에는 장-밥티스트 비욤의 영향을 받아 악기에 종이 라벨이 아닌 자신의 레이블을 새겨 넣었다. 대체로 어두운 음색이 특징인 오노레 데라지의 악기는 어두운 오렌지 브라운의 바니쉬를 볼 수 있으며, 크고 깊은 울림의 완숙한 사운드를 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