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인하리만큼 강렬한 붉은 빛의 화면. 두산갤러리 서울은 장파의 서울 개인전 ‘브루탈 스킨스(Brutal Skins)’를 3월 14일~4월 18일 연다. 이번 전시는 지난해 작가가 두산갤러리 뉴욕 개인전 ‘엑스-걸리스퀘(X-Gurlesque)’에서 선보였던 ‘플루이드 네온(Fluid Neon)’(2016) 시리즈와 ‘브루탈 스킨스’ 시리즈의 2017년 작을 포함한 신작을 선보인다.
작가는 자신을 둘러싼 환경 안의 관찰자로서, 또한 여성으로서의 개인에 대한 탐구와 이해를 넘어 남녀, 자아와 타자의 구분에 대한 질문과 태도를 회화, 영상 및 설치로 실험해 왔다. ‘레이디-엑스(Lady-X)’부터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브루탈 스킨스’ 시리즈에서 보여주는 그로테스크하고 액화돼 변형된 여성의 신체. 이것은 남성 중심적 시각과 서사에서 소외된 여성의 억압된 감각을 자극적인 색과 역동적인 붓터치로 분출하며 사회가 가지고 있는 전형적인 여성성에 대한 문제의식을 드러낸다.
2015년 ‘레이디-엑스’에서 ‘타자에 대한 진정한 이해와 사랑이 가능한가?’이라는 질문으로부터 시작된 작가의 작품은 2017년 두산갤러리 뉴욕에서의 개인전 ‘엑스-걸리스퀘’ 그리고 이번 개인전 ‘브루탈 스킨스’로 이어지며 여성성에 대한 기존의 시각을 벗어나 다양한 접근과 태도를 유도한다.
‘레이디-엑스’ 시리즈는 사회에서 비정상적으로 치부되는 존재들, 그리고 그것과 작가와의 관계에 관심을 가지며, 고정된 성 정체성을 가지지 않은 레이디-엑스가 자신의 성 정체성을 발견해 나가는 과정을 회화로 표현했다.
나무에 성욕을 느끼는 덴드로필리아 증후군을 가진 레이디-엑스를 통해 여성의 성적 욕망과 특정한 페티시에 대한 내용을 넘어 남성에게 응시의 대상이었던 여성이 아닌, 그것에 대응하는 여성적 응시에 대한 갈망을 보여주었다. 여성의 성적욕망에 대한 환상과 금기를 건드리고, 타자로서 여성이 가지는 감각, ‘여성적 그로테스크’를 회화적으로 풀어나가려는 시도였다.
‘엑스-걸리스퀘’는 미국의 페미니스트 시인이자 저술가 아리엘 그린버그와 라라 글레넘의 시집에서 비롯된 단어다. 신여성적(New Grrly), 그로테스크(Grotesque)와 문학적인 삶에 대한 풍자시 혹은 풍자극(Burlesque)의 합성어로, ‘가식적이고 풍자적 형태의 글로 페미니즘을 이행하는 작가나 시인’이라는 뜻을 지녔다. 이 시리즈에서 작가는 여성의 몸을 괴물과 같은 형상이지만, 액체적 질감과 자극적인 형광 색감의 그로테스크한 아름다움을 통해 욕망의 대상과 주체로서 여성에 대한 복합적인 시선을 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