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22일~7월 29일 국립현대미술관(과천관)에서 열리는 ‘탄생 100주년 기념, 이성자: 지구 반대편으로 가는 길’의 기념 서적으로 제작된 책이다. 이성자는 동양 사상에 기반한 음과 양의 모티브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했다. 회화는 물론 판화, 도자기, 태피스트리, 모자이크, 시화집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작업을 해온 이성자는 1만 4000여 점에 이르는 작품을 창작했다. 프랑스를 기반으로 전 세계에서 활발한 전시 및 작품 활동을 펼친 이성자는 2009년 아름다운 작품들을 선물로 남긴 채 세상을 떠났다.
책은 이성자의 삶과 예술을 크게 세 파트로 나눠 전개하며, 이 파트는 회화시기에 따라 다시 아홉 장으로 나뉜다. 1부 ‘대지(음) 어머니에게로 가는 길’은 외부와의 소통(수평적 소통)을 다루는데, 이성자가 본격적으로 미술을 시작하는 과정, 함께 어울렸던 예술가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구상 시대(1954~56), 추상 시대(1957~60), 그리고 여성과 대지 시대(1961~68)가 이에 해당한다. 그리고 2부 ‘틈 은하수를 찾아서’에서는 예술성의 고양을 위한 ‘시적 소통’이 전개된다. 여기서는 프랑스 누보 로망의 거장 미셸 뷔토르와의 만남과 우정, 이들이 공동으로 작업한 작품을 설명한다. 중복 시대(1969~71), 도시 시대(1972~74), 음과 양, 초월 시대(1975~76)가 이에 해당한다.
마지막 3부는 ‘하늘(양) 아버지의 정원으로’로, ‘우주적 소통’에 대해 살펴본다. 여기에서는 동서양적 관점에서 벗어나 우주적 관점의 예술세계를 보여준다. 자연 시대(1977~79), 지구 반대편으로 가는 길 시대(1980~94), 우주 시대(1995~2008)가 이에 해당한다. 책은 이성자가 한곳에 머무르지 않고 끊임없이 변화한 데는 중요 예술가들과의 교류, 극과 극을 오가야 했던 운명, 중요한 미술사적 변화 등의 영향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그의 여성적인 섬세함, 예민함, 남성적인 용기, 천성적인 소통 능력이 주요했음을 짚는다.
심은록 지음 / 2만 2000원 / 미술문화 펴냄 / 304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