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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랜차이즈] ‘BBQ vs BHC’ 3천억대 소송전 3가지 숨은 진실

끝없는 진실공방…양측 주장 들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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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580호 김주경 기자⁄ 2018.03.26 11:20:03

한때 모회사-자회사 사이였던 BBQ와 BHC 간의 법적 다툼이 끊이지 않고 있다. BBQ와 BHC 프랜차이즈 매장 전경. 사진 = 연합뉴스

(CNB저널 = 김주경 기자) 한때 한솥밥을 먹었던 BBQ와 BHC치킨 간의 법정공방이 치열하다. 소송금만 3천억원에 달한다. 한쪽이 소송을 제기하면 또다시 맞소송을 제기하면서 소송 금액도 천문학적으로 불어난 것. 무슨 사연이 있는 걸까. 

 

BBQ(비비큐)와 BHC(비에이치시)가 서로 간에 한 치 양보 없는 법적 다툼을 벌이고 있다. BHC는 BBQ가 일방적으로 계약을 해지했다며 지난해 4월 135억원 규모 물류용역대금 청구소송(그해 11월 2360억원으로 배상금 높임)을 제기한데 이어, 지난 2월에는 추가로 530억원 규모의 상품공급대금 소송을 냈다. 


BHC는 전체 손해액을 3천억원대로 보고 있다. BHC 측은 CNB에 “BBQ의 일방적 계약해지로 지금까지 막대한 손해를 입었고, 앞으로도 피해가 계속해서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 미래 손실액까지 반영해 청구 소송을 진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양측이 이렇게 된 데는 복잡한 사연이 얽혀 있다.  


BBQ와 BHC의 인연은 15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원래 BHC는 BBQ의 자회사였다. 2004년 자금난을 겪던 BHC를 BBQ가 인수해 경영해왔다. 2012년 말 BBQ는 기업 상장(IPO)을 추진하려 했으나 부채 비율이 높다는 이유로 무산되고, 부채비율을 낮추고자 2013년 6월 27일 박현종 회장(당시 BBQ 전무)이 주도해 미국계 사모펀드인 로하튼 그룹에 패키딜 방식으로 BHC와 BBQ 물류센터를 매각하게 된다. 


2013년 6월 말 매각 당시 BBQ는 BHC와 ‘2023년까지 10년간 물류센터 공동 사용’과 ‘소스·파우더 등 식재료를 공급받는다’는 계약서를 체결했다. 계약서를 체결 당시만 해도 협업을 통한 윈윈 전략을 구사한다는 계획이었다.

윤홍근 BBQ 회장. 사진 = 연합뉴스

그러나 매각 직후 2013년 7월 초 박현종 당시 BBQ 전무가 BHC로 자리를 옮기게 된다. 이듬해 (BHC를 인수했던) 사모펀드 로하튼 그룹은 2014년 9월 국제상공회의소(ICC)에 ‘실제 가맹점 숫자와 매매계약서에 기재된 숫자가 다르다’는 이유로 BBQ를 제소하면서 둘의 관계가 금 가기 시작한다. 2017년 1월 ICC가 BHC 승소로 결론 내리면서 BBQ는 96억원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하기에 이른다. 


이후에도 BBQ와 BHC가 한 물류센터 공동 사용과정에서 물류센터 및 식재료 관리과정에서 양사 간 마찰이 계속 발생했고, BBQ는 BHC에 ‘신메뉴 기술정보 유출 우려’를 이유로 계약해지를 요청하면서 지금까지 법적 다툼이 이어지고 있다.

 

쟁점 ① 피해산출액 합당한가


양측의 법정공방은 3가지로 나뉜다. 소송금액 산정, 영업기밀 유출, 일방적 계약해지다. BBQ 측은 BHC의 영업기밀 유출, 과도한 소송금액을 문제 삼는 반면 BHC는 BBQ가 일방적으로 계약을 해지해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일단 소송금액부터 따져봤다. BBQ는 “3천억원이라는 액수는 청구 소송을 모두 합친 금액”이라며, “통상 이익금(계약서상 19.6% 영업이익률 보장)에 대한 배상을 청구하는 데, BHC는 계약서에 나와 있는 ‘물류 용역계약은 기본 10년에 큰 결격사유가 없으면 기간을 5년 연장한다’는 내용을 빌미로 미래 11년 치 매출액을 포함한 ‘소송 부풀리기 전략’을 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4월 BBQ가 물류용역 계약해지를 요구하기 전까지 BBQ·BHC가 함께 사용했던 경기도 이천 소재 물류센터. 사진 = BHC 제공

반면, BHC는 “BBQ가 계약서에 명시된 약속이행을 했다면 받았을 대금을 받지 못해 발생한 손해금을 법무법인에서 책정한 것”이라며, “지금까지 2700억원의 손해로 산정했고, 당연히 피해매출액을 기준으로 대금을 달라는 건데 뭐가 잘못됐냐”고 주장했다.   


실제로 BHC는 지난해 4월 BBQ를 상대로 한 물류계약대금 청구소송 접수 당시에 일부 배상금 135억원을 요구했으나 7개월이 지난 그 해 11월 2360억원으로 배상금을 높였다. 처음 소송 접수할 당시에는 일부만 배상을 청구한 후, 청구 취지변경을 통해 배상액을 올리는 전략을 취한 것으로 보인다. 마찬가지 맥락에서 지난 2월에 BHC가 제기한 530억원 규모의 상품공급대금 청구소송도 배상금이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업계관계자는 CNB에 “BHC가 자신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여론몰이를 한 다음, 소송배상액수를 높여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소송을 이끌려는 의도가 숨어있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며 “BHC가 BBQ 외에도 여러 법적 소송이 얽혀있다 보니 언론에 오버액션을 취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쟁점 ② 어느쪽이 영업기밀 넘겼나


또 다른 법적분쟁은 영업기밀 유출 논란이다. 여기서도 양사 간 입장이 갈린다. BBQ는 박현종 전무가 주도해 내부 그룹웨어를 해킹해 신제품 기술을 유출한 데 이어 BHC로 자리를 옮기면서 자신이 쓰던 PC에서 BBQ 핵심기술 자료를 빼내 갔다고 주장한다. 반면, BHC는 BBQ가 2014년 물류센터에 있는 신제품 원료를 훔쳐 100만원 벌금형을 받았다는 사실을 들고 있다. 양사 모두 상대방이 먼저 영업 기밀을 유출했다고 주장한다. 


현재 BBQ는 지난해 7월 BHC 전·현직 임직원이 BBQ 내부그룹웨어를 해킹해 영업 비밀을 빼갔다며 ‘부정경쟁 방지 및 영업비밀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서울동부지검에 형사고소했고, 지난해 11월에는 박현종 BHC 회장을 ‘사기 및 횡령·배임’ 혐의로 고소해 박 회장은 3월 말 소환조사를 앞두고 있다. 

박현종 bhc 회장(왼쪽)이 2017년 7월 12일 열린 독자경영 4주년 기자간담회에서 경영 성과 및 향후 전략 등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BBQ 관계자는 “지난해 6월부터 외부기관에 의뢰해 4개월에 걸쳐 당시 박 전무가 사용했던 PC에 대한 디지털포렌식 복원작업과 해킹 내용을 역추적한 결과 BHC가 BBQ 내부 그룹웨어에 침입해 수백 건의 자료를 가져간 사실이 확인됐고, BHC에서 침입했던 IP주소도 발견됐다”며 “관련 증거를 제출한 상태이며, 검찰에서 조만간 결과가 밝힐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쟁점 ③ 누가 먼저 신의 어겼나


세 번째 쟁점은 ‘일방적 계약해지’가 있었냐는 점이다. BHC는 BBQ가 어떤 예고도 하지 않은 채 먼저 계약을 해지했다고 주장한다. 이에 BBQ는 ‘계약해지’ 한 것은 맞지만, ‘일방적’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는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BBQ 측은 계약을 해지할 수밖에 없었던 것은 신제품 기술 유출 우려도 있었지만 물류 용역 관리가 제대로 안 돼 수십차례 개선을 요구했음에도 시정되지 않아 해지할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한다. 


BBQ 관계자는 “2013년부터 50여 차례 내용증명을 보내 계약서에 명시된 물류 관리 개선을 촉구했으나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며 “실제로 물류센터 매각 이후 가맹점주들이 BBQ 내부 관리자 망에 글을 올려 물류센터에 보관하는 신선육 관리가 왜 이렇게 엉망이냐는 불만이 속출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먹는장사라 닭고기와 같은 육류는 신선도 관리가 생명인데, 매각 전과 달리 물류센터가 자기 것이라고 BBQ 물류관리가 예전에 비해 부실했다. 물류센터 매각 이후 2014년 11월부터 2017년 4월 물류 계약해지 전까지 관리 개선을 촉구하는 내용 증명을 수차례 보냈지만, 개선되지 않아 가맹점주의 목소리도 반영해야 하는 본사 차원에서는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부연했다.


BBQ 측은 CNB에 2014년 5월에 보낸 ‘물류 용역서비스 개선’ 내용증명과 2017년 1월과 3월에 보낸 ‘물류 용역 계약 및 식품위생업 위반 사실’을 알리는 내용증명을 공개했다. 


반면 BHC는 BBQ가 계약 해지한 사실에 초점을 두고 있다. BHC는 “계약서에 나와 있는 물류 용역 및 상품공급 계약 파기 조건은 ‘상대방의 회생 또는 파산신청’이 있거나 ‘상대방이 영업의 폐지 또는 해산 결의를 했을 때’ 2가지 밖에 없다”고 설명하면서, “BBQ는 이 두 가지 조건에 해당되지 않은데다가, BBQ가 먼저 약속을 어겨 우리가 문제 제기를 한 것인데 왜 본질을 흐리는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이처럼 양측의 갈등이 극명하게 갈리고 있으며, BBQ와 BHC는 법적 판단을 기다리고 있는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이제는 둘은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며 “법정에서 가려질 진위 여부에 따라 시장 판세도 적지 않은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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