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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공헌] 은행만 ‘사회공헌’ 하나요? 법제화 논란 “왜”

“사회적 책임 강화” vs “민간기업 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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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581호 이성호 기자⁄ 2018.04.02 14:33:36

서울 시내 한 은행 영업점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CNB저널 = 이성호 기자) 은행들의 사회공헌사업을 법적으로 의무화하는 게 가능할까? 최근 몇 년 간 은행들의 순이익이 크게 증가했지만 사회적 기부는 되레 줄고 있어 도덕적 책임을 명문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민간기업의 자율성을 침해할 소지가 있어 반대 목소리도 높다. CNB가 동전의 양면 같은 이 문제를 들여다봤다. 

 

박찬대 의원(더불어민주당)이 지난해 12월 대표발의한 ‘은행법 일부개정법률안’은 최근 국회 정무위원회 검토보고를 마치고 법안심사소위원회에 회부돼 있다.


이 은행법 개정안은 ‘은행은 건전한 경영과 투명하고 효율적인 금융업무 및 사업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고 사회공헌사업을 강화해 사회적 책임을 다하며 국가경제의 발전 및 공공복리 증진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조항을 신설함이 골자다. 은행의 사회적 책임을 은행법에 명문화해 사회공헌에 대한 법적 근거를 마련한 것.


이런 법안이 나오게 된 배경은 뭘까. 이는 은행들이 사회공헌사업을 축소하고 있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국회 정무위·금융위원회·은행연합회 등에 따르면 신한·우리·SC제일·KEB하나·KB국민·한국씨티·대구·부산·광주·제주·전북·경남·산업·IBK기업·수출입·수협은행 등 은행권의 사회공헌사업 지출은 2013년 6105억원, 2014년 5146억원, 2015년 4651억원, 2016년 4002억원으로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하지만 은행들의 현금배당액 총액은 2013년 1조3000억원, 2014년 2조5000억원, 2015년 2조8000억원, 2016년 2조5000억원으로 증가 추세다. 즉, 국내 은행들이 해마다 주주배당금은 늘린 반면 사회적 지출은 줄여온 것. 이에 대한 비판이 커지면서 사회공헌을 의무화 하는 방안까지 등장한 것이다.

국회 정무위에 따르면 법안 찬성 측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CSR)은 2000년대 들어 지속가능경영 차원에서 강조되기 시작한 기업 경영상 가치로 UN과 OECD 등 국제기구에서 관련 가이드라인을 통해 권장하고 있어 은행권의 사회공헌활동 역시 가능한 한 장려될 필요가 있다는 견해다. 


개정안에 관련 조항을 신설함으로써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최근 감소 추세인 은행의 사회공헌활동을 보다 활성화해 은행에 대해 그 사회적 영향력에 걸맞은 기여를 하도록 장려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국회 정무위는 검토보고서에서 “최근 소득·자산 양극화, 금융소외계층 확대 등의 사회적 배경 하에서 포용적 금융이 중요한 가치로 대두되고 있고 은행은 인가제를 통한 엄격한 진입규제와 기금 부족 시 정부 출연이 가능한 예금자보호제도 하에서 일정 수준 영업을 보호받고 있기 때문에 이에 따른 사회적 책임을 다할 필요가 있다”고 밝히고 있다. 

 

은행들 “의무화, 외국인 투자 걸림돌”


하지만 반론도 만만치 않다.


일단 금융위원회는 ‘사회적 책임 강화’라는 입법취지에는 공감하지만 금융사의 사회공헌사업은 법률 등을 통해 강제하기보다 업계에서 자율적으로 수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상임위에 전달했다. 


은행업계도 반발하고 있다. 법으로 의무화할 경우 은행 경영의 자율성이 약화될 수 있고, 주식회사로서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은행에 주주나 소비자의 이익을 희생하면서 사회적 공헌을 하도록 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형평성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은행들이 여타 산업에 비해 사회공헌지출 비율이 높은 수준임에도 유독 은행권에만 사회적 책임을 법제화하는 것은 공평하지 않다는 것. 실제로 2015년 기준 순익 대비 사회공헌지출액 비율을 살펴보면 은행권 8.15%, 국내기업 3.32%, 글로벌 주요 금융회사 0.73%였다.


글로벌 경쟁력 저하도 염려되는 대목이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CNB에 “은행 주주의 약 70%가 외국인 투자자인 현실에서 사회공헌의 강제화는 시장경쟁체제를 침해하는 관치금융으로 비춰질 뿐”이라며 “오히려 외인 투자를 막게 되며 그 순수성도 훼손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외국계 자본이 들어와 있는 상황에서 대한민국은 아직까지 정부의 규제가 강하다는 인식을 더욱 확고하게 할 뿐이며, 의무적으로 사회공헌을 하게 되는 경우 이왕할 거 광고효과가 높은 스포츠 등에 편중돼 정작 도움이 필요한 곳을 외면하게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처럼 찬·반이 팽팽하지만 중소기업의 사회적 책임의무를 명시한 중소기업기본법 및 중소기업진흥에 관한 법률 등 유사 입법례도 있기 때문에 향후 은행의 사회적 책임 의무화가 어떻게 매듭을 짓게 될지 향후 법안 논의 과정이 예의주시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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