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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 베트남 시대 ‘시즌2’…탈(脫)중국 나선 기업들

文대통령 신남방정책, 시장 지형 흔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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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582호 김주경 기자⁄ 2018.04.09 11:10:12

이마트는 2015년 12월 베트남 1호점 고밥점을 오픈한 이후 현지인들에게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다. 이마트의 Go Vap 매장 내 과일코너에서 상품을 살펴보고 있는 현지인들의 모습. 사진 = 이마트 제공

(CNB저널 = 김주경 기자)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한 보호무역주의의 확산, 중국의 사드 보복 등으로 기업들이 아세안 지역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특히 베트남은 경제 성장 폭이 큰데다가 젊은 인구가 많아 잠재력이 크다는 점에서 블루오션으로 부상했다. 베트남 시장에 힘을 쏟고 있는 기업들을 살펴봤다. 

 

베트남 지역이 신성장의 돌파구로 떠오르면서 대기업들은 현지 시장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더구나 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아세안 등 신흥국가와 정치·경제적 협력을 넓혀나가겠다는 ‘신남방정책’을 제시함에 따라 기업들의 관심이 더 커지고 있다. 


현재 베트남 인구는 약 1억 명인데 이중 60%가 소비 성향이 높은 20대~30대다. 연평균 경제성장률도 세계 평균 수준의 2배인 6~7%에 달한다. 이처럼 미래 잠재력이 커 ‘기회의 땅’으로 평가 받고 있다. 


이러다보니 기업들의 진출이 갈수록 확산되고 있다. 베트남 기획투자부(MPI)가 발표한 ‘대 베트남 국별 외국인투자’ 현황에 따르면, 지난 1988년부터 지난해 11월 말까지 한국은 누적 투자 6477건, 누적 투자금액 575억1000만 달러(한화 약 61조4206억원)를 기록하며 1위에 올라섰다. 

 

중국 보다 더한 ‘꽌시’가 복병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은 최근 발표한 베트남 관련 보고서에서 “2020년이 되면 한국-베트남 간 교역액이 1000억 달러를 돌파해 중국에 이어 2대 수출시장으로 부상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3월 23일 오후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한-베트남 비즈니스 포럼에서 ‘새로운 25년을 여는 한-베트남 경제 협력의 미래’를 주제로 기조연설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 = 연합뉴스

대기업들 중에는 롯데가 베트남 공략에 가장 적극적이다. 지난 1998년 롯데리아를 통해 베트남에 처음 진출한 이후 현재 롯데제과, 롯데백화점 등 16개 계열사가 진출해 사업몸집을 키우고 있다. 롯데그룹 황각규 부회장은 신동빈 회장을 대신해 지난 8일 응웬 쑤언 푹 베트남 총리를 만나 베트남 현지 사업 경과보고와 투자 확대 및 협력 방안 등 사업 전반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그룹은 현지에 유통·식품·외식 등의 분야에서 입지가 굳건하다. 롯데리아는 매장 수가 211개로 현지 패스트푸드 시장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다. 롯데마트는 2008년 인도네시아에 처음 진출한 이후 동남아에 58개 매장을 운영 중이며, 2020년까지 베트남과 인도네시아를 중심으로 매장을 169개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또 롯데는 베트남 하노이에 대규모 복합단지 개발 사업을 진행 중이다. 하노이 떠이호구 신도시 상업지구에는 3300억원을 투자해 2020년 완공을 목표로 백화점, 쇼핑몰, 마트, 시네마 등이 들어서는 복합쇼핑롯데몰 하노이를 짓고 있다. 이어 2021년에는 호찌민시 투티엠 지구에 총 사업비 2조원을 들여서 백화점, 쇼핑몰, 시네마, 호텔, 오피스 등이 마련된 복합 거주시설 ‘코스마트시티’를 세울 예정이다.


신세계그룹 정용진 부회장도 2013년부터 대통령 베트남 순방에 동행하는 등 베트남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올 초에는 베트남 현지 매장을 직접 둘러보는 등 사업 확대 의지를 다졌다. 신세계는 2015년 호찌민에 이마트 고밥점을 열어 베트남에 첫 진출한 데 이어 내년에는 2호점 개점을 앞두고 있다. 이마트는 2020년까지 베트남에 대형매장 중심으로 4~5개 점포를 연다는 목표로 2억달러 규모의 투자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CNB에 “베트남에 이마트의 추가 출점을 계획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확정된 단계는 아니다”고 밝혔다.


CJ는 일찍부터 베트남 시장의 가능성을 주목하고 시장 개척에 나섰다. 원료, 식품, 물류, 영화 등 영역으로 사업범위를 넓히고 있다. CJ제일제당은 현재 베트남 중부 빈딘 지역에 200여억원을 투자해 연간 15만톤 생산 규모의 공장을 추가로 짓고 있다. CJ는 베트남에 6곳 공장을 두고 있으며, 사료 총량만 연간 약 100만 톤에 육박한다. 지난 2016년에는 베트남 김치업체 옹킴스를 인수하고 그해 9월 베트남 국영 유통기업인 사이공 트레이딩 그룹과 양해각서를 체결해 사업규모를 확대하고 있다.

CJ 제일제당 베트남 공장. 사진 = CJ 제일제당 제공

CJ푸드빌이 운영하고 있는 베이커리 브랜드 뚜레쥬르는 2007년 베트남에 진출해 현재 36개 매장을 운영 중이며, 올해 안에 호찌민과 하노이 지역에도 추가적으로 문을 열 계획이다. CJ프레시웨이도 2012년 베트남 급식 시장에 진출해 호찌민을 중심으로 10개 단체 급식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작년에는 현지 식자재 유통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하지만 베트남 시장이 평탄하기만 한 것은 아니다.


베트남은 관료 사회 특유의 폐쇄성과 현지 시장 정보공개에 대한 ‘불투명성’이 유독 심한 곳으로 꼽힌다. 


베트남에 현지법인을 두고 있는 한 기업 관계자는 CNB에 “중국의 ‘꽌시(關係·관계)’ 문화가 베트남이 더 강한 것 같다”며 “연줄이 없으면 여기서 사업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또 그는 “우리 기업들이 베트남에 적극적으로 투자하려고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현지 시장의 특수성 때문에 계획대로 이뤄지지 않은 경우가 허다하다”며 “공시시스템이 국내와 달리 허술한 부분이 많아 공개된 재무제표를 온전히 신뢰할 수 없어 시장흐름을 파악하는데 어려움이 크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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