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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 궐련형 전자담배, 1년만에 10% 점유율…‘2라운드’ 승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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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584호 정의식⁄ 2018.04.19 11:45:08

KT&G 릴을 판매 중인 편의점. (사진 = 연합뉴스)

‘아이코스’와 ‘글로’, ‘릴’ 등 지난해 출시된 궐련형 전자담배 3종이 불과 1년 만에 약 10%의 점유율을 확보하며 시장 안착에 성공했다. 한국필립모리스, KT&G, BAT코리아 등 궐련형 전자담배 3강은 금연 열풍과 담뱃값 인상 등으로 인한 판매량 저하 추세를 반전시킬 대안 상품이라며 마케팅에 여념이 없지만, 유해성 논란이 아직 마무리되지 않았고, 중국산 짝퉁 제품도 빠르게 퍼지고 있는 건 위기 요인으로 지목된다. 이런 가운데 1라운드의 승자 아이코스의 제품 교체 시기가 다가와 조만간 2라운드의 공이 울릴 분위기다.

 

일반 담배 감소세 속에서 전자담배 ‘역주행’

 

지난해 6월 5일 한국필립모리스가 아이코스(IQOS)를 국내 시장에 출시하고 8월에 BAT코리아가 글로(glo)를, 11월에 KT&G가 릴(liI)을 내놓으며 3파전 구도가 형성됐다. 이후 궐련형 전자담배는 10개월 남짓한 짧은 시간에 국내 담배 시장의 한 축을 담당하는 핵심 플레이어로 성장했다.

 

지난 2월 18일 기획재정부가 공개한 ‘2018년 1월 담배시장동향’에 따르면, 올 1월 담배 판매량은 2.5억 갑(궐련 2.3억 갑, 궐련형 전자담배 0.2억 갑)으로 전년 같은 기간(2.8억 갑) 대비 9.1%나 줄어들었다. 이는 2014년 1월(3.3억 갑)과 비교해 23.7% 감소한 것으로 담뱃세 인상 등 금연 정책의 효과가 지속되는 것으로 판단됐다.

2014~2018 월별 담배 판매량 변화 추이. (자료 = 기획재정부)

하지만 아이코스를 위시한 궐련형 전자담배의 판매 비중은 전달보다 3.0%포인트 증가한 9.1%로 오히려 늘었다. 전체 담배 판매량이 줄어든 가운데 판매 비중이 늘어난 것은 소비자들이 궐련형 전자담배의 상품 가치를 인정한 결과로 풀이됐다. 

 

특히 2017년 11월 약 7.3%이던 궐련형 전자담배 판매 비중이 12월 6.1%로 줄었다가 올 1월 다시 9.1%를 기록하며 반등에 성공했는데, 이는 편의점 등으로 궐련형 전자담배 판매점이 늘어난 덕으로 분석됐다. 앞으로의 판매망 확대에 따라 더 많은 판매고를 올릴 수 있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궐련형 전자담배 비중이 더 늘어날 공산이 높다고 예상한다. 김태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4일 보고서에서 “하반기로 갈수록 궐련형 전자담배의 시장 경쟁력이 확대될 여지가 높다”며 “국내 담배 시장에서 궐련형 전자담배 비중이 올해 10%, 2019년과 2020년에는 각각 20%, 30%로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1라운드 승자 아이코스… 점유율 압도적

 

궐련형 전자담배 판매량 증대의 가장 큰 수혜자는 단연 한국필립모리스다. 

 

지난 2월 한국필립모리스가 공개한 IR자료에 따르면, 1월 기준 아이코스의 점유율은 약 7.6%다. 앞서 기획재정부 자료에서 전체 담배 판매량 중 궐련형 전자담배 판매량의 비중이 1월 9.1%였던 것을 감안하면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에서 아이코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무려 83%에 달한다.

 

편의점 이마트24가 공개한 자료에서도 아이코스가 단연 앞선다. 이 자료에서 올 2월 서울 점포 기준 궐련형 전자담배 기기 점유율 1위는 61%를 차지한 한국필립모리스 ‘아이코스’다. 2위는 32%의 KT&G ‘릴’이며, 3위 BAT코리아 ‘글로’는 7%에 머물렀다. 

 

전용 담배 점유율 면에서도 한국필립모리스가 압도적이었다. ‘히츠’는 무려 96%의 점유율을 보인 반면 KT&G의 ‘핏’과 BAT코리아의 ‘던힐 네오스틱’은 각기 3%‧1%에 그쳤다.

 

이처럼 아이코스가 궐련형 전자담배의 메인스트림으로 자리잡은 것은 선점 효과 때문으로 파악된다. 가장 먼저 시장에 출시되면서 마치 스마트폰 시장에서 ‘아이폰’이 누렸던 것과 비슷한 지위를 차지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아이코스는 미려한 디자인과 경쟁제품에 비해 다소 불편한 충전 방식 등 장단점을 겸비해 아이폰과 여러모로 닮은 꼴이라는 평을 듣는다.

국내 전자담배 점유율 추이 및 전망. (자료 = KT&G, 키움증권)

KT&G의 릴은 가장 늦게 출시됐지만 빠른 속도로 점유율을 확대해 상황에 따라서는 1위를 탈취할 수 있는 후보로 주목받는다. 실제로 이마트24 자료에서 릴은 2월 10일 판매를 시작했음에도 3위 글로를 크게 앞서는 모습을 보여줬다. 미려한 디자인 등 아이코스의 장점을 가졌으면서도 충전이 불편한 분리형이라는 단점을 해결해 소비자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 홈그라운드의 잇점까지 잘 활용한다면 1위 달성이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반면 BAT코리아의 글로는 릴보다 먼저 출시됐음에도 3위에 머무르며 반전의 계기를 찾지 못하는 상황이다. 글로는 배터리 분리형, 연속 사용 제한 등 아이코스의 단점을 해결했지만 보조 배터리를 닮은 투박한 외형 디자인 등의 문제는 해결하지 못했다. 경쟁사보다 인지도와 마케팅 파워가 부족한 것도 부진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KT&G‧BAT코리아 “2라운드서 승기 잡겠다”

 

업계는 다음달부터 궐련형 전자담배 경쟁이 2라운드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한다. 가장 많이 판매된 아이코스의 교체 시기가 다가오기 때문이다.

 

아이코스는 지난 6월 5일 국내에 정식 출시됐지만 5월 25일부터 사전 판매를 시작했다. 출시 1년이 머지 않았다는 얘기다. 아이코스의 교체 시기가 거론되는 건 배터리 성능 때문이다. 아이코스는 일체형 내장 배터리를 장착하고 있는데 이 배터리의 품질보증 기간은 1년 내외다.

 

한국필립모리스 관계자는 “1년이 지났다 해서 아이코스를 사용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스마트폰의 경우처럼 배터리 성능이 눈에 띄게 하락하는 건 피할 수 없다”며 “1년이 지나지 않았더라도 사용량이 많으면 교체해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결국 아이코스 사용자는 빠르면 5월, 늦어도 올 하반기에는 기기를 교체해야 할 상황이다.

 

업계 추산에 따르면 아이코스는 약 100만 대 가량 판매됐으며 이 중 60%는 출시 3개월 만에 판매됐다. 앞으로 3개월 이내에 최소 60만 대의 교체 수요가 발생할 것이라는 얘기다.

 

업계는 한국필립모리스가 고객 이탈을 막기 위해 할인 쿠폰을 재발행할 것으로 예상한다. 아이코스의 가격이 경쟁 제품보다 비싸 할인 쿠폰을 발행하지 않으면 재구매 가능성이 낮아질 수 있어서다. 아이코스 구매자에게 1인 1회에 한해 발행되는 쿠폰을 적용하면 정가 12만 원의 아이코스를 9만 7000원에 구입할 수 있다. 재구매자들은 이 쿠폰을 다시 발행할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KT&G가 새로 출시한 핏 2종. (사진 = KT&G)

경쟁제품인 릴은 권장소비자 가격이 9만 5000원이지만 할인쿠폰을 적용해 6만 8000원에 판매되며, 글로도 정가는 9만 원이지만 쿠폰 적용 시 7만 원에 구입이 가능하다. 아이코스가 할인 쿠폰을 발행하지 않을 경우 경쟁제품에 비해 약 2배에 가까운 가격대를 유지하게 된다.

 

KT&G와 BAT코리아 입장에서는 아이코스에 밀린 점유율을 회복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두 회사는 아이코스 제품 교체 시기를 즈음해 업그레이드된 신 모델을 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먼저, KT&G는 5월 말까지 릴의 업데이트 1.5 버전을 출시할 예정이다. 외형적으로 유광 재질이 무광으로 바뀌며, 내부적으로는 기본 탑재된 기기 자동청소기능이 더욱 강화되는 등 소비자들이 요청한 다양한 기능이 개선된 버전이다. 이어 하반기에는 한층 더 개선된 2.0 버전을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릴 전용 전자담배인 핏도 지난 4일 2종을 새로 출시했다. 신제품 명칭은 ‘핏 스파키’와 ‘핏 매치’로 각기 스파클링을 연상케 하는 살구향과 일반 궐련형 담배와 가까운 맛을 담았다. 

 

BAT코리아도 글로의 업그레이드 제품인 1.2 버전을 조만간 내놓을 예정이다. 글로의 전용 담배 ‘던힐 네오스틱’의 캡슐형 신제품 ‘부스트’와 ‘스위치’ 2종은 지난 16일 출시했다. 부스트는 기존 ‘스무스 프레쉬’ 제품을 강화한 상쾌한 맛을, 스위치는 청량한 목넘김을 경험할 수 있는 제품이다.

 

짝퉁‧유해성 변수… 경고그림 부착될 수도

 

전자담배 경쟁 2라운드의 또다른 변수는 짝퉁이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중국산 짝퉁 전자담배가 오픈마켓을 통해 대거 수입되고 있다. 차이코스, 퀵2.0, 바스토네, 큐이시그, 플러스시그, 스위트위트 등 종류는 무려 10여 종에 달하며, 대부분 ‘아이코스 호환’을 명시하고 있다. ‘히츠’와 ‘핏’ 등 전용 담배를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

 

가격은 3만 원에서 6만 원 사이에 분포하고 있으며 오리지널 제품보다 큰 배터리 용량과 많은 연무량 등의 강점을 가졌다고 홍보한다. 문제는 이들 제품의 안전성이 충분히 검증되지 않았다는 것. 

 

오리지널 기기 제조사들은 “섣부른 모방 제품을 사용하다 자칫 안전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며 전용 제품 사용을 권장하고 있다. 또 모방 정도가 높은 제품에 대해서는 상품권 침해 등의 명목으로 법적 제재 조치를 취한다는 계획이다.

중국 타오바오 쇼핑몰에서 판매 중인 다양한 전자담배 제품들. (사진 = 타오바오)

아직 결론이 나지 않은 유해성 논란도 변수다. 필립모리스 등은 궐련형 전자담배가 기존 담배보다 타르, 니코틴 등 유해물질을 90%가까이 줄였다고 홍보하지만 세계보건기구(WHO) 등은 여전히 궐련형 전자담배가 일반 담배와 비슷한 수준으로 유해하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스위스, 일본 등에서도 비슷한 주장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국내에서도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지난해 8월부터 궐련형 전자담배의 유해성분 분석 작업을 진행 중이지만 아직 결과는 발표되지 않았다. 검사 결과 궐련형 전자담배의 유해성분이 일반 담배보다 현저하게 낮게 나왔다는 주장도 있지만, 문제는 유해성분 함유량이 낮다해서 건강에 덜 해롭다고 단언하기는 어렵다는 것. 조사 결과에 따라서는 궐련형 전자담배에도 일반 담배와 마찬가지로 경고 그림이 부착될 수 있다. 이 경우 일시적 판매량 감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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