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대통령 등 참석… 중국에 뺏긴 시장 되찾는 핵심 역할 수행

HD한국조선해양은 2일 필리핀 수빅만 HD현대필리핀조선소에서 11만5000톤급 석유화학제품운반선 건조를 위한 강재절단식을 개최했다. 왼쪽부터 오세광 HD현대필리핀조선소 대표, 김성준 HD한국조선해양 대표,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필리핀 대통령, 이상화 주필리핀 한국대사, 메리케이 칼슨 주필리핀 미국대사. 사진=필리핀 대통령실
 

HD한국조선해양이 베트남에 이어 필리핀에서 해외조선소 성공역사를 이어간다.

HD현대의 조선 부문 중간지주사 HD한국조선해양은 2일 필리핀 수빅만의 HD현대필리핀조선소에서 11만5000t(톤)급 석유화학제품운반선(PC선) 건조를 위한 강재절단식(Steel Cutting)을 가졌다.

이 선박은 HD현대필리핀이 짓는 첫 선박으로, 지난해 12월 아시아의 선사로부터 수주한 총 4척의 시리즈선 중 1차선이다. 강재절단식은 선박 건조를 위한 첫 강재를 잘라내는 행사로, 선박 건조의 시작을 알리는 의미다.

이날 행사에는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필리핀 대통령을 비롯해 메리케이 칼슨 주필리핀 미국대사, 이상화 주필리핀 한국대사, 김성준 HD한국조선해양 대표 등이 자리를 함께했다.

HD한국조선해양은 지난해 5월 서버러스 캐피탈과 필리핀 조선소 일부 부지에 대한 임차계약을 체결, HD한국조선해양의 두 번째 해외조선소로 출범시켰다.

HD한국조선해양은 지난 1996년 베트남 칸호아성에 HD현대베트남조선을 설립, 연간 10여척의 선박을 건조하는 동남아 최대 조선소로 키워냈다.

HD한국조선해양은 국내 조선소들이 벌크선과 탱커 등 일반상선 시장에서 중국에 밀려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HD현대필리핀이 이 분야의 경쟁력을 회복하고 시장을 되찾는데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HD현대필리핀을 활용해 한·미·필리핀 3국 간 경제·안보 협력 강화도 모색한다. 앞서 HD한국조선해양의 자회사인 HD현대중공업은 2022년 필리핀 현지에 군수지원센터를 설립, 필리핀에 건조·인도한 호위함과 초계함 등 함정의 MRO(유지·보수·정비) 사업을 펼쳐왔다.

HD한국조선해양은 이런 경험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필리핀 정부와 협력체계를 구축, HD현대필리핀을 ‘마스가(MASGA)’ 프로젝트를 위한 또 하나의 전략적 요충지로 활용할 계획이다.

또 주요 해외거점과의 협업을 통한 효율 극대화도 기대된다. HD현대필리핀은 HD현대베트남조선·HD현대비나(가칭)·싱가포르 투자법인(예정) 등과 지리적으로 가까워, 블록·선박용 탱크 등 상호 기자재 공급망 활용과 유기적인 인력 운영이 가능하다.

HD현대는 지난달 27일 싱가포르에 HD현대베트남조선·HD현대필리핀·HD현대비나 등 해외 생산거점을 관리하며 해외사업을 총괄하는 투자법인 설립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김성준 HD한국조선해양 대표는 “천혜의 자연환경과 우수한 인적자원을 갖추고 있는 필리핀은 정부의 지원 속에 신흥 조선 강국으로 떠오르고 있는 나라”라며 “HD현대필리핀을 활용해 글로벌 수주경쟁력을 더욱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문화경제 김응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