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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하나·우리·KB·신한…은행 CEO들은 왜 자사주 매입에 나섰나

모럴해저드 비난에 주주 달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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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584호 이성호 기자⁄ 2018.04.23 10:25:06

최근 은행권 CEO들의 자사주 사들이기 러시가 이어졌다. 사진 = 연합뉴스

(CNB저널 = 이성호 기자) 채용비리와 정부의 금융규제 강화 등 여러 악재가 겹치면서 시중은행들의 주가가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은행장과 금융지주 회장들이 주가 부양을 위해 직접 자사주 매입에 나섰지만 효과는 신통치 않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이달 초 금융위원장에 금융계 저승사자로 불리는 김기식 전 의원이 취임하면서 은행권에 찬바람이 불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등에 따르면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은 지난 6일 자사주 1500주를 매입했다. 이에 김 회장이 보유한 하나금융 주식은 총 5만2600주가 됐다.


손태승 우리은행장도 지난 3월 두 차례 자사주를 사들인데 이어 지난 5일 또 다시 5000주를 추가 매입, 보유주식이 총 3만8127주로 늘어났다. 


또한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또한 지난 3월 30일 자사주 1000주를 매수(총 1만6000주)했고,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위성호 신한은행장도 지난달 각각 자사주를 매입했다.


이처럼 은행권 CEO들이 직접 자사주를 사들이는 까닭은 주가가 좀체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적에 비해 주가가 저평가되고 있다는 것으로, 최고경영자가 직접 자사주를 매수함으로서 주가 부양의 의지를 보여주고 있는 것.


2017년 시중은행들의 평균 순이익은 2016년에 비해 22.5%나 증가했다. 올해에도 이 같은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증권가에 따르면 오는 19일 KB금융을 시작으로 20일 신한지주·우리은행·하나금융, 27일 IBK기업은행 등이 1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인데 좋은 성적이 예상된다. 


한정태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올해 은행권 실적은 최고치를 다시 한 번 경신할 것”이라며 “하나금융 등 상장은행(지주)의 2018년도 세전이익은 17조7000억원으로 10.82%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주가는 정반대 흐름을 보이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은행업종지수는 5.0% 하락 마감했다. 연초 이후 수익률이 한때 8.3%에 달했던 지난 1월 23일(연고점)과 비교하면 10% 초반 대까지 떨어진 셈이다. 같은 기간 코스피 하락폭보다도 은행업종의 주가가 훨씬 더 추락했다. 

 

이처럼 높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주가는 오르지 않자 최고경영자들이 자사주 매입에 나선 것이다. 

 

검찰 수사까지 ‘산 넘어 산’


통상 현재 주가는 미래 상황을 선(先)반영 한다. 은행권의 주가가 정체된 이유는 향후 시장 여건이 녹록치 않기 때문이다. 


우리은행 KEB하나은행, KB국민은행 등은 채용비리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여기에 더해 지난 6일 금융노조는 ‘채용 과정에 성차별이 있었다’며 국민은행·하나은행을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 고발하기까지 했다. 


지배구조 우려도 주가에 나쁜 신호를 주고 있다. 일부 은행의 경우 지주회장에게 권한이 집중돼 있어 회장 유고시 경영공백이 발생할 소지가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금융당국의 규제 강화 또한 부담이다.


김기식 신임 금융감독원장은 사임했지만 정권의 금융개혁 의지가 강하기 때문이다. 


대출금리는 한국은행 기준금리와 가산금리를 합산해 결정되는 데 가산금리는 금리자유화에 따라 각 은행별로 예상 손실비용이나 자금조달원가 등을 감안해 자율적으로 산정하고 있다.


이러다보니 은행들이 임의로 가산금리를 높이는 방식으로 대출금리를 높여 막대한 예대마진(예금-대출간 발생이익)을 챙기고 있다. 이렇게 얻는 이익이 전체 수익의 80%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이를 손보겠다는 게 김 원장의 생각이다. 김 원장은 최근 은행들의 가산금리 산정체계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확인하라는 지침을 내렸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CNB에 “금융당국의 방침이 확정되면 은행들 입장에서는 달라진 환경에 맞게 (예대마진에만 의존하지 않고) 수익 다변화를 꾀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자사주 매입은 CEO 본인의 책임경영에 대한 의지 표현일 뿐 지금의 위기를 돌파할 수 있는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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