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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양에 가려진 진실을 파헤치는 중국작가 쉬전 개인전

갤러리 페로탕서 '에볼루션' 시리즈 등 선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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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김금영⁄ 2018.04.26 16:26:35

쉬전, '에볼루션 - 모가오 동굴 남쪽 벽(Evolution – South Wall of Mogao Cave) No. 003, 아이보리 코스트 마스크(Ivory Coast Mask)'.  캔버스에 오일, 115 x 170cm. 2017. Courtesy the Artist and Perrotin 

페로탕 서울은 중국작가 쉬전의 개인전을 5월 10일~7월 8일 연다. 2013년부터 이어져 온 작가의 플래그십 아트 브랜드 XU ZHEN®의 역사와 주요 작품을 살펴보는 자리다.

 

개념예술과 팝아트 전략을 골고루 사용하는 쉬전은 탈-마오 시대 중국의 소비주의를 향한 여정을 풍자적으로 반영하는 작업을 펼쳐 왔다. 2009년엔 예술 법인 메이드인 컴퍼니(MadeIn Company)를 창업해 자신을 하나의 브랜드로 탈바꿈시켰다. 이는 아이디어, 아트, 비즈니스 간의 균형에 대한 거의 수행적인 행동 연구 사업이다.

 

2014년 뉴욕 아모리쇼의 상업적 캠페인의 일환으로 선보인 바 있는 언더 헤븐(Under Heaven) 연작은 그의 대표적인 작품이다. 유화물감으로 채운 짤주머니를 이용해 강렬한 색상의 꽃을 만들어낸 작품으로, 밝으면서도 퇴폐적인 중국의 글로벌화된 향락에 대한 은유를 담았다.

 

위대한 문명과 예술사 속 전형들을 결합시켜 놓은 조각 설치 연작 이터니티(Eternity)는 문화적 상징의 충돌을 통해 인류사의 여러 크고 작은 권력투쟁에 섬세하게 접근한다. 이런 주제는 최근의 캔버스 연작인 에볼루션(Evolution)에서도 계속 다뤄진다. 문화혼종화의 폭력성을 담은 이 작품은, 그 무엇 하나 외양으로 판단할 수 없는 탈-인터넷, 탈-진실의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가 너무도 익숙해져 있는 현실을 다시 돌아보게 한다.

 

메탈 랭귀지(Metal Language) 연작의 기저에도 외양과 진실에 대한 유사한 문제의식이 깔려있다. 거울 표면에 금속 체인을 부착하고 정치 만평 속 문구를 재현하는 작품의 그래피티적인 구성은 일견 과격한 정치 언어를 찬양하는 것 같다. 하지만 금속 광택의 화려함을 통해 모순을 드러내며 작품을 ‘의미 있음’과 ‘의미 없음’의 중간 지점인 유예된 상태에 놓이게 한다.

 

한편 쉬전은 상하이에서 아티스트이자 큐레이터로 활동해 왔다.  뉴욕 구겐하임(2017), 시드니 비엔날레(2016), 리옹비엔날레(2013), 베니스 비엔날레(2001, 2005), 도쿄 모리 미술관 (2005), 뉴욕 현대미술관 (2004) 등에서 사진, 설치 그리고 비디오를 넘나드는 다양한 작품을 전시한 바 있다. 2004년 중국현대예술상 최우수 아티스트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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