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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11주년 맞은 뮤지컬 ‘젊음의 행진’, 영리한 공연장 마케팅

새로운 노래 추가에 펌프 설치 등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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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김금영⁄ 2018.05.03 14:40:18

뮤지컬 ‘젊음의 행진’은 1990년 만화책으로 출간되고, 같은 해 애니메이션과 영화로도 제작된 배금택의 인기 만화 ‘영심이’가 원작이다.(사진=㈜PMC프러덕션)

(CNB저널 = 김금영 기자) 2007년 초연된 뮤지컬 ‘젊음의 행진’이 11주년을 맞아 다시 관객들을 만나고 있다. 대형 라이선스 공연이 점령했던 공연계에서 창작 뮤지컬이 살아남기란 매우 어려운 일이었다. 이 가운데 ‘젊음의 행진’은 꾸준히 11년 동안 무대에 오르며 창작 뮤지컬의 자존심을 지키고 있다.

 

뮤지컬 ‘젊음의 행진’의 인기 비결은 추억을 자극하는 콘텐츠의 힘이다. 1990년 만화책으로 출간되고, 같은 해 애니메이션과 영화로도 제작된 배금택의 인기 만화 ‘영심이’가 원작이다. 30대를 넘어선 어른 관객들이 어렸을 때 늘 챙겨봤던 만화다. 그리고 공연은 이 영심이가 서른다섯 살 공연 기획자로 성장했다는 설정이다. 영심이와 같이 자라 어느덧 어른이 된 어른들은 극 중 영심이와 함께 어렸을 적 동심의 세계로 다시 돌아가는 시간을 갖는다.

 

공연의 흐름 중 익숙한 이야기도 등장한다. 영심이가 장학퀴즈에 나가 “모른다”고 답했다가 1등을 하는 황당한 상황이나, 인기 가수를 형부로 맞게 되는 이야기는 실제 ‘영심이’에도 등장했던 이야기다. 만화책에서 툭 튀어나온 듯한 무대에 관객들은 다시금 추억을 되새기며 자연스럽게 빠져든다.

 

공연은 어느덧 자라 서른다섯 살 공연 기획자로 성장한 영심이(김려원 분)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펼친다.(사진=㈜PMC프러덕션)

그리고 공연에 대한 몰입을 높이는 지점에 바로 음악이 있다. 주크박스 뮤지컬인 ‘젊음의 행진’은 80~90년대 히트곡들을 다룬다. 공연이 꾸준히 재연돼 오면서 식상해질 수 있는 측면을 보완하기 위해 2015년에는 기존 80년대 음악들 중 10여 곡을 90년대 중후반 대표 히트곡으로 교체하기도 했다. 이때 ‘난 괜찮아’(진주), ‘말해줘’(지누션), ‘영원한 사랑’(핑클), ‘금지된 사랑’(김경호) 등 새 노래들이 등장했다. 그리고 올해 공연에서는 ‘마지막 승부’(김민교)와 ‘장미 빛깔 그 입술’(홍수철) 노래가 추가됐다.

 

젊은 관객층에게도 노래가 낯설지 않은 효과가 있다. 지누션의 ‘말해줘’는 MBC ‘무한도전’ 토토가 특집 때 다시금 알려졌고, ‘금지된 사랑’ ‘영원한 사랑’ ‘흐린 기억 속의 그대’ 등 다수의 많은 노래들이 리메이크되거나 경연 프로그램에서 재해석돼 꾸준히 불려 왔기 때문. 따라서 공연 관람에 특별한 무리가 없다.

 

매번 지적받는 것이 다소 엉성한 스토리 라인이지만, 음악이 강조되는 주크박스 뮤지컬임을 감안하면 큰 무리는 없다. 음악을 즐기는 것이 관람 포인트다.

 

공연은 추억을 자극하는 이야기와 80~90년대 히트곡들을 바탕으로 구성된다.(사진=㈜PMC프러덕션)

공연은 새로운 곡이 추가된 것을 제외하면 큰 변화는 없다. 그런데 이 가운데 공연이 열리는 충무아트센터의 로비를 활용한 점이 눈길을 끈다. 일반적으로 공연장에는 공연 관련 콘텐츠들이 전시되곤 하는데, 이번 ‘젊음의 행진’은 추억을 되새기는 콘텐츠를 아예 로비에 가져다 놓았다.

 

가장 눈길을 끄는 건 펌프 기계다. 극 중 등장하기도 하는 펌프를 관람객들이 직접 즐겨볼 수 있도록 로비에 설치했다. 공연이 시작되기 이전 미리 방문해 펌프를 하는 관람객들의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눈으로 봐야만 하는 콘텐츠를 전시해 놓는 경우가 많은데, 직접 몸을 움직이며 체험할 수 있는 기계를 설치함으로써 관람객들의 흥미를 끌고 있다.

 

포토존도 신경 써서 마련한 느낌이다. 학창시절 교실을 재현한 공간에 나나, 밍크 등 추억의 만

화책까지 함께 전시했다. 이 공간에서 어른들은 마치 어린아이가 된 듯 천진난만하게 사진을 찍는다. 공연이 시작되기 전 미리 추억에 빠져들 수 있는 계기를 적절히 마련하면서 ‘젊음의 행진’에 대한 관심까지 높이는 효과가 있다. 11주년을 맞이한 ‘젊음의 행진’이 꾸준히 관람객을 끌어들이기 위해 안주하기보다는 계속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는 것이 느껴지는 지점이다. 공연은 충무아트센터 대극장에서 5월 27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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