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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리지 못한 애증품들, 예술이 되다

서울대학교 미술관, '버리지 못하는 것들에 대하여' 기획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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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김금영⁄ 2018.05.03 14:45:51

석림 할머니의 제출품 ‘못난이 인형’.(사진=서울대학교 미술관)

못난이 인형, 차마 버리지 못한 업무일지, 학원에서 받은 칭찬도장, 마루에 놓여있던 나무뿌리 장식품 등이 예술이 된다.

 

서울대학교 미술관(관장 윤동천)이 올해 두 번째 기획전으로 ‘버리지 못하는 것들에 대하여’를 5월 3~29일 연다.

 

이번 전시를 위해서 미술관은 예술가, 일반인, 사회 저명인사  100여 명에게 필요 없거나 버리고자 했음에도 불구하고 여태 버리지 못한 일종의 애증품과 사연을 요청했다. 최종적으로 전시는 84명이 출품한 다양한 물품과 사연으로 구성됐다.

 

김영란 전 대법관의 제출품 ‘선친의 글씨와 업무일지’.(사진=서울대학교 미술관)

한 예로 김영란 전 대법관은 선친이 쓰던 사무실 공간을 정리하다가 발견한 업무일지를 제출했다. 그는 “워낙 부지런히 글씨를 쓰고 결혼할 때 자녀들에게 병풍으로 만들어 주기까지 했던 분이다. 마지막까지 쓴 글씨들이 수북하게 쌓여 있었다. 기나긴 공직생활 동안 (선친이) 써왔던 업무일지 수십 권 중 일부를 ‘버리지 못하는 것들’로 제출해 본다”고 밝혔다.

 

그리기를 좋아하는 7세 어린이 박도율은 5살 때 음악학원에서 노래를 잘 부르면 선생님이 찍어준 칭찬도장을 제출했다. 그런가하면 미술가 박승원은 어린 시절 자신에게 상상의 나래를 펼치게 해줬던 나무뿌리 장식품을 제공했다. 과거 집집마다 흔히 볼 수 있었던 ‘못난이 인형’도 눈에 띈다. 애증품들은 각기 다른 사연과 형태로 미술관에서 관람객으로 하여금 새로운 상상을 불러 일으키는 매체로 작용한다.

 

미술관 측은 “여기에는 쓸모와 가치가 서로 대립하면서도 공존하는 다양한 상황이 담겨 있다. 또한 좋고 싫음, 그리움, 욕구, 초조, 불안, 의지 등 여러 감정의 수많은 조합이 있다”며 “이 전시를 통해 언어만으로는 표현하기 힘든 존재를 생생히 전달하고, 우리 시대 사람들과 삶에 대한 이해를 북돋우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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