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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논란… 바이오젠이 결론 내리나?

"콜옵션 행사하면 흐지부지" vs 금감원 "지금 아닌 3년전 상황이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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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587호 정의식⁄ 2018.05.11 08:59:59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옥. (사진 = 삼성바이오로직스)

‘바이오 대장주’ 삼성바이오로직스와 금융감독원의 정면 대립이 날로 격화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종속회사에서 관계사로 변경하는 ‘꼼수’를 통해 막대한 이득을 챙겼다며 ‘회계처리 위반’이라고 주장한다. 반면 삼성바이오로직스 측은 이 조치가 선택사항이 아니라 국제회계법 상의 의무사항이어서 이행한 것이고, 당시 주요 회계법인과 정부의 감리를 통과했는데 뒤늦게 문제삼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양측이 팽팽히 대립하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바이오젠이 콜옵션을 행사해 논란을 마무리지을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금감위 “에피스 기업가치 반영, 회계처리 위반”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창립 7년 만에 최대 위기를 맞았다. 지난 4월까지만 해도 셀트리온과 함께 코스피 시가총액 3위 자리를 두고 열띤 경쟁을 벌이던 삼성바이오로직스는 5월 들어 시가총액 순위가 7위로 밀린 것은 물론이고 금융당국의 처분 여하에 따라서는 최악의 경우 상장 폐지 절차를 밟을 수도 있는 처지에 몰렸다.

 

위기의 시작은 지난 5월 1일 금융감독원이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한 약 1년 간의 감리를 완료하고 조치사전통지서를 회사와 감사인인 삼정‧안진회계법인에 통보하면서부터였다. 조치사전통지는 금감원 감리 결과 조치가 예상될 경우 증권선물위원회에 감리안건 상정을 요청하기 위해 사전에 위반 사실과 예정된 조치 내용 등을 안내하는 절차인데, 이 통지서에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를 적시한 내용이 담겼다는 것.

 

앞서 지난해 2월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참여연대와 함께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상장 과정에서 특혜와 분식회계 의혹이 있다며 금융당국에 특별 감리를 요구했다. 이에 금융감독원이 지난해 3월부터 감리에 착수했고 약 1년여 만인 지난 1일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삼성바이오에피스를 관계회사로 변경하고 해당 기업가치를 장부가액에서 공정가액(시장가)으로 바꿔 반영한 과정이 ‘회계처리 위반’에 해당한다는 감리 결과를 내놨다. 

최근 3개월 간 삼성바이오로직스 주가 추이. 5월 2일 하루에만 8만 4000원 급락했다. (사진 = 네이버증권)

금감원의 발표를 전후해 투자자들의 패닉 매도가 속출하면서 삼성바이오로직스 주가는 급폭락했다. 이에 삼성바이오로직스 측은 2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주요 경영진이 총출동해 금감원의 판단이 잘못됐다고 해명했다. 경영진들은 앞으로 자사의 입장을 적극 소명하는 것은 물론 필요한 경우 행정소송도 검토하겠다며 강력 대응 방침을 드러냈다. 

 

이는 향후 금융위원회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회계 처리에 고의적인 분식회계 의도가 있다고 최종 판단될 경우 위반 금액의 최대 20%까지 과징금을 추징할 수 있으며, 이 금액이 자본의 2.5%를 넘어갈 경우 상장심사 대상에 들어가 주식 거래가 정지될 수도 있어서다. 

 

삼성바이오 “국제 회계기준 따랐을 뿐”

 

이번 논란의 핵심 쟁점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지난 2015년 말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연결회계 기준 종속회사에서 지분법 기준 관계회사로 변경하면서 관련 회계 기준을 위반했는지 여부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지난 2012년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미국의 다국적 제약사 바이오젠이 각기 2805억 원(85%)와 495억 원(15%)를 투자해 총 3300억 원의 자본금으로 설립된 바이오시밀러 개발 기업이다. 현재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94.6%, 바이오젠이 5.4%의 지분을 나눠갖고 있다. 

 

문제는 바이오젠이 ‘50% - 1주’의 지분을 구입할 수 있는 콜옵션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 콜옵션은 특정한 자산을 사전에 정한 가격으로 지정된 날짜 또는 그 이전에 매수할 수 있는 권리다. 삼성바이오에피스의 기업 가치가 올라갈수록 바이오젠이 콜옵션을 행사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금감위는 2015년 삼성바이오로직스 측이 바이오젠의 콜옵션 행사 가능성 증대를 이유로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지위를 연결 기준 자회사에서 지분법상 관계회사로 변경한 것을 이듬해 코스피 상장을 앞두고 기업가치를 부풀리기 위한 조치로 봤다. 

 

실제로 이전까지 장부가액 3300억 원이던 삼성바이오에피스의 기업 가치가 이를 통해 약 5조 2726억 원으로 평가됐고, 바이오젠의 콜옵션 행사에 적용되지 않는 약 2조 9882억 원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수익으로 잡히면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5년 간의 적자에서 벗어나 1조 9049억원의 순이익을 달성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할 수 있었다.

2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삼성바이오로직스 긴급 기자회견에서 김동중 삼성바이오로직스 전무(가운데)가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왼쪽부터 심병화 상무, 김동중 전무, 윤호열 상무. (사진 = 연합뉴스)

삼성바이오로직스 측은 당시의 회계처리가 “선택사항이 아닌 국제회계법상의 의무사항으로 이행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2015년 말 결산 실적을 반영할 당시 삼정회계법인의 의견에 따라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종속회사에서 지분법상 관계회사로 변경했다는 것.

 

2015년 당시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생산‧개발 중이던 7종의 바이오시밀러 중 베네팔리(엔브렐 바이오시밀러)와 플릭사비(레미케이드 바이오시밀러)가 한국과 유럽 시장에서 제품 판매를 승인받으며 합작 파트너사인 바이오젠이 콜옵션을 행사할 가능성이 현실화됐고 이에 대해 적법한 회계 처리가 이뤄졌다는 게 삼성바이오로직스 측의 설명이다.

 

지난 2일 열린 긴급 기자회견에서 김동중 삼성바이오로직스 전무는 “2015년 말 감사인이 ‘(바이오젠의) 콜옵션에 대해 평가할 때가 된 것 같다’고 제안했고, 회사는 아직 이르다고 판단했으나 외부 회계전문가들이 모두 ‘콜옵션을 반영하는 게 좋겠다’고 조언해 진행하게 된 것”이라며 “결코 회사가 자의적으로 내린 결정이 아니었다”고 밝혔다.

 

심병화 상무도 “상장 시 모든 회계처리는 철저하게 검증해 삼정·안진·삼일 등 3대 회계법인으로부터 적정성을 인정받았다”며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고의로 회계를 조작해야 할 동기가 없으며 이로 인한 실익도 전혀 없다”고 말했다.

 

"바이오젠 콜옵션 행사할 경우 최소 2조원 이익"

 

일각에서는 금감위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고의성’을 의심하고 있는 이유에 대해 당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바이오젠이 콜옵션을 행사하지 않을 방침인 것을 알면서도 회계기준을 바꿨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금융감독원 특별 감리 결과 2015년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미국 바이오젠에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지분을 늘리는 ‘콜옵션’ 행사를 먼저 요청했고, 이에 바이오젠이 그 대가로 계약 조건 변경을 요구하자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거부하면서 ‘콜옵션’ 행사는 없던 일이 됐다는 것. 그럼에도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바이오젠의 콜옵션 행사 가능성을 빌미로 삼성바이오에피스의 회계처리를 변경한 것은 분식회계가 분명하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콜옵션 행사를 먼저 요청한 것이 아니라 나스닥 상장을 앞두고 서로 의견을 교환한 것”이라며 “바이오젠이 콜옵션 행사를 거부한 것도 아니며, 바이오젠이 어떤 입장을 표명했더라도 국제 회계기준에 따라 동일하게 처리했어야 할 상황이었다”고 반박했다. 

 

이렇듯 양측의 입장이 팽팽하게 대립하는 가운데 오는 17일 대심제 방식으로 열릴 금융위원회의 감리위원회 결과에 관심이 모아진다. 다만 이 회의 결과와 23일 증권선물위원회 회의를 통해 금융위의 최종 판단이 내려진다 해도 이를 통해 양측의 공방이 최종적으로 끝나는 건 아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측은 행정소송도 불사할 뜻을 밝히고 있으므로 최종 결론이 날 때까지는 의외로 오랜 시일이 소요될 수도 있다.

미국 바이오젠 본사 사옥. (사진 = 바이오젠)

또 하나의 변수는 바이오젠의 콜옵션 행사 여부다. 바이오젠의 콜옵션 행사 기한은 올해 6월까지로 이를 행사하지 않으면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다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연결 종속회사로 복귀하게 된다.

 

다만 바이오젠이 4월 24일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삼성바이오에피스 지분을 최대 49.9% 확보하기 위한 콜옵션을 행사할 계획”이라고 발표한 상태라 실제로 콜옵션이 행사될 가능성이 높은 상태다.

 

업계에 따르면 주당 5만 원으로 책정된 콜옵션을 행사할 경우 바이오젠은 약 4000억~5000억 원의 투자로 시장가치 기준 약 2조~5조 원 상당의 삼성바이오에피스 지분을 갖게 되는데, 이런 거래를 마다할 이유가 없다는 것.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바이오젠이 콜옵션을 실제 행사할 경우 이번 분식회계 논란은 사실상 무의미해질 수 있다”면서 “금감원은 2015년 당시 판단을 문제삼고 있으므로 현재의 콜옵션 행사 여부와는 관계없다고 주장할 수 있으나 설득력이 약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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