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조선은 6월 13일까지 윤상윤 작가의 개인전 ‘시네 케라(Sine cera)’를 연다. 작가는 이번 개인전에서 2016년 이후 신작을 처음으로 선보인다.
전시에 출품된 신작들은 이전 작품과 다른 기법을 사용해 제작됐다. 회색조로 밑바탕을 완성한 뒤 색채를 한 겹 한 겹 쌓아올리는 글레이징(glazing) 방식을 사용했다. 이런 기법은 특히 ‘인투 더 트랜스(into the trance)’, ‘선데이(Sunday)’ 등의 작품에서 잘 드러난다. 작가 특유의 바닥에서 일렁이는 물은 여전하지만, 동시에 색채는 차분하면서 은은하게 빛을 발한다.
작가의 반가운 왼손 드로잉도 만나볼 수 있다. 작가는 오른손으로는 구상적 유화를, 왼손으로는 즉흥적인 드로잉을 그린다. 즉흥적이고 감성적으로 그려낸 왼손 드로잉들은 차분한 색채를 띠며, 이전보다 더 무겁고 진중한 감정과 상황들을 다룬다. 두 사람을 억압적으로 연결하고 있는 듯한 ‘맞선’, 외로이 고립된 사람이 등장하는 ‘민 올드 월드(mean old world)’ 등을 볼 수 있다.
갤러리조선 측은 “작가가 오른손으로 그린 그림들이 구체적인 얼굴을 드러내며 개인을 특정할 수 있는 프로이트적 세계관의 도식이라면, 왼손으로 그려낸 드로잉들은 어떤 체계로 종속되거나 설명되지 않는 비가시성의 세계를 열어젖힌다”며 “같은 현실과 그 이면을 탐구하면서도, 두 가지 다른 방법론을 동시에 사용하며 각자 다른 세계관을 탐구하는 작가의 작업을 이번 전시에서 감상하길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