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쇄
  • 전송
  • 보관
  • 기사목록

[레저] 고 구본무 회장이 남겨준 꿈같은 화담숲…노블레스 오블리주 새 모델

  •  

cnbnews 제592호 최영태 기자⁄ 2018.06.18 10:31:11

산비탈을 천천히 내려가며 감상할 수 있도록 나무데크가 설치돼 있는 화담숲의 산책로. 사진 = 화담숲 제공

(CNB저널 = 최영태 기자) 꿈같은 2시간이었다. 화담숲을 찾아 모노레일을 타고 정상으로 올라간 뒤 뱀처럼 휘휘 휘어지며 산자락을 타고 내려오는 산책길을 따라 나무와 폭포를 만나는 경험은, “이런 게 진짜 행복”임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주는 시간이 됐다. 


인기 저자 김정운은 자신의 책 ‘일본 열광’에서 일본의 정원에 대해 이렇게 썼다. 


아름다운 정원이 도시에 셀 수 없이 많은 일본…(110쪽)


문화는 계급적이지만 시간이 흐르면 상층이 즐기던 문화를 하층민도 즐길 수 있게 된다. 사회주의에서 문화적 자산을 찾아보기 어려운 이유다. (중략) 세금을 내고 호화 건축이나 별장을 지으면 그게 바로 유산이 된다. (중략) 상류층의 문화적 사치를 우리는 시간을 두고 살 수 있다. (중략) 그저 걷기만 해도 사람을 행복하게 만드는 일본의 엄청난 문화적 자산…(233쪽) 


김정운은 160쪽에서 ‘정원을 꾸미고 이를 바라보는 과정에서 얻어지는 쾌감을 대체할만한 것이 아직은 없어 보인다’며, 인생 최고의 즐거움을 정원에서 얻을 수 있으며, 이러한 정원 사랑은 나이가 들수록 더욱더 간절해진다고 썼다. 젊어서는 여러 환락이나 다른 즐거움에 탐닉할 수도 있지만, 나이 들어 원숙해지면서 대개는 정원 사랑에 빠져든다는 게 그의 지론이고, 또 일본에서 그가 확인한 바란다. 

 

경사지를 오르기 힘든 방문객은 모노레일을 이용해 새가 된 듯 화담숲을 감상할 수 있다.  사진 = 화담숲 제공

부자들이 자신만의 전용 정원을 가꾸는 것을 사회적으로 비난할 수도 있지만, 일본에서처럼 세금을 내고 호화 건축 또는 별장을 제대로 짓는 사치를 부리더라도 시간이 흐르면서 그 유산이 일반 국민에게 공개가 되면 그게 바로 소중한 문화적 자산과 정원이 된다는 얘기였다. 
   
“한국 부자들은 뭐야?”를 불식시킬 사회공헌 숲


2007년 나온 이 책을 읽으면서 “한국 부자, 재벌들은 도대체 뭔가”라는 불만을 품었었지만 이번에 화담숲을 방문해보고는, “아, 이제 우리도 이런 좋은 선례를 갖게 됐구나”라고 안도했다. 
곤지암리조트 옆에 자리잡은 화담숲은, 고 구본무 회장이 자연보호를 위해 1997년 설립한 LG상록재단 소유로, 현재 서브원(대표 이규홍) 레저사업부가 관리하고 있다. 구 회장이 아껴 가꾸던 정원이 2013년 일반에 공개된 셈이다. 

 

수련연못의 물레방아와 폭포. 경사지에 조성된 화담숲에선 계곡과 폭포가 아름다운 식물과 어우러지는 모습을 줄곧 만날 수 있다. 사진 = 최영태 기자

화담숲의 인기는 방문객 숫자에서 드러난다. 2013년 일반에 공개된 첫해에는 15만여 명이 방문했지만, 그 뒤 2014년 22만여 명, 2015년 51만, 2016년 87만, 작년 89만 명으로 매년 큰폭으로 증가하더니 올해는 100만 명 돌파가 예상된다고 화담숲 측은 밝혔다. 평일 근무시간에 방문했는데도, 매표소 줄이 길게 늘어선 것을 보니 화담숲의 인기를 체감할 수 있었다. 주말에는 평일 대비 2배 인원이 화담숲을 찾는다니 그 인기를 알 수 있다. 

 

대기업 회장 아니면 할 수 없었을 희귀하고 가치있는 식물들 모아 가꾸기


화담숲의 잘 가꿔진 산책길을 따라 내려오면서 희귀한 분재, 나무가 화석이 된 규화목, 용처럼 몸을 비틀고 있는 값비싸 보이는 소나무들을 보면서 “도대체 이 나무들의 가치는 얼마나 될까”라는 궁금증을 갖게 된다. 한 마디로, 국가나 공공기관은 할 수 없는 일들을 LG상록재단이 앞장서서 했으며, 그 결과를 누구나 즐기게 된 것이 바로 이 화담숲이다.

 

폭포를 배경으로 용틀임 하듯 묘기를 보이는 소나무. 화담숲에서 여러 번 이런 장면을 만날 수 있다. 사진 = 최영태 기자

요즘 일부 재벌 총수 일가의 갑질, 국민 재산을 자신 개인의 치부를 위해 탕진시키는 행태들이 비난받고 있지만, 대기업 총수 아니면 할 수 없을 이러한 숲정원 가꾸기가 국민적 재산이 된 현실을 체험하니 감회가 새롭다.


화담숲은 경사가 가파른 산지를 따라 조성돼 있다. 그래서 산길을 걸어 오르기 힘든 노약자 등을 위한 모노레일이 설치돼 있다. 산길을 오를 체력이 있는 사람이라면 잘 가꿔진 산길을 씩씩하게 오르며 감상하는 재미를 즐길 수 있으며, 그렇지 않은 사람이라면 모노레일을 타고 정상에 올라 구불구불 휘어지며 아래로 향하는 산책길을 걷는 재미를 누릴 수도 있다. 평지의 식물원에서는 식물 구경하는 재미 말고 다른 걸 찾기 힘들지만, 경사지에 조성된 화담숲에는 또 다른 큰 재미가 있으니 바로 폭포 구경이다. 기묘한 나무들과 화사한 꽃들 사이로 흐르는 계곡 물, 그리고 곳곳에 설치된 폭포수와의 조화는 시청각적 즐거움을 넉넉하게 선사한다. 요즘 어디가나 사진기 또는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는 게 대유행이니 자신만의 영상을 담기를 원하는 사람에게도 ‘성지’가 될만하다.

 

활짝 핀 산수국이 수놓은 수국원 모습. 여름철에 만날 수 있는 풍경이다. 사진 = 화담숲 제공 

산책로를 휘휘 내려와 출구가 가까워질 때가 되면, 화담숲의 큰 자랑거리 중 하나인 ‘수도권 인근의 반딧불이원’이 나온다. 멀리 제주도(곶자왈 반딧불이 축제: 올해 6월 1일~7월 10일) 또는 전북 무주(올해 9월 1일~9월 9일 예정)에나 가야 구경할 수 있는 것으로 아는, 즉 귀하디 귀한 반딧불이를 자연 서식지에서 만날 수 있는 곳이다. 

 

반딧불이 야생 서식지 보호를 위한 눈물겨운 노력들


이 반딧불이에 대해 필자는 항상 궁금증을 가져왔다. 2000년을 전후해 10년간 미국에서 살았던 필자의 워싱턴DC 인근 집 주변에는 6월 이맘때만 되면 반딧불이가 그야말로 ‘난리 블루스’를 펼쳤다. 집 창으로 내다보면 반딧불이들이 풀밭에서 날아오르며 잔치를 펼쳤던 것이다. 한국의 무주구천동이나 제주도 곶자왈처럼 외진 청정지역이 아니라 워싱턴DC 인근의 그냥 주택가, 서울로 치자면 강남구 끄트머리 정도의 주거지였는데도 미국의 반딧불이들은 사람들 곁에서 대잔치를 벌이고, 반대로 한국의 반딧불이들은 씨가 말랐다니, “도대체 한국인들은 자연환경을 얼마나 망친 거야”라는 한탄을 하게 됐다.

 

안개를 햇살이 가르는 이끼원에서 감탄하는 어린이들. 자연과 인공이 조화로운 화담숲은 힐링 체험 숲이기도 하다.  사진 = 화담숲 제공

그래서 화담숲 측에 이를 물어봤다. 도대체 왜 한국에선 반딧불이 씨가 말랐고, 화담숲은 반딧불이를 지키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를. 돌아온 대답은 간절했다. 반딧불이 개체를 지키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기울이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다음은 그 답변 내용이다. 

 

답변: 처음에 시작은 야간 작업할 시 가끔씩 보이는 반딧불이들이 더 잘살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주자는 취지에서 2009년 일본에서 기술자들을 초빙하여 반딧불이 복원 사업을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진 않았지만 처음 조성된 자연환경에서는 개체수가 지속적으로 감소하여 자연서식 환경 내에서 반딧불이 개체 수를 유지하는 것이 어려웠습니다.


지금은 흔히 볼 수 없는 반딧불이를 일반 고객들에게 2014년부터 공개해 이벤트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개똥벌레’라는 노래 들어보셨죠? 노랫말의 개똥벌레는 반딧불이를 의미합니다. 흔한 것을 표현하는 말이 ‘개똥’이었고, 과거 우리 주변에 흔했던 반딧불이는 왜 한국에서 보기 어려워졌을까요? 


반딧불이는 빛으로 소통하는 곤충입니다. 깜빡이는 빛으로 서로의 위치를 감지해 짝짓기를 하여 세대를 이어나가죠. 도심에서는 한밤에도 밝은 대낮 같은 불빛 공해 때문에 반딧불이들이 살아갈 수 없습니다. 아직까지 깊은 산골에서는 자생 번식하는 반딧불이들을 찾아볼 수 있지요. 그러나 점차 도시화되어가는 농촌에서는 농약, 제초제의 사용이 반딧불이의 서식을 가로막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 반딧불이원에서는 가로등을 최소화하여 운영하고 있습니다. 반디 철이면 화담숲은 물론이고 리조트 주변 조명들까지 제한합니다. 반딧불이는 빛으로 서로에게 신호를 주고받습니다. 다른 빛이 있다면 신호 체계에 문제가 생겨 세대를 이어 나갈 수 없기 때문이죠. 


애반딧불이는 유속이 느린 하천이나 농수로, 연못 등에서 서식합니다. 화담숲은 계곡에 서식처 복원을 진행하였기 때문에 유속의 저감, 적합한 상륙지와 유량 확보 등 물리적 조건을 맞추는 것부터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계곡의 수변부에 애반딧불이가 상륙할 수 있는 적절한 토양을 채워 넣고 반딧불이의 산란과 용화가 가능하도록 계곡부 주변에 이끼 활착 작업도 동시에 진행하였습니다. 화담숲 상류에서부터 내려오는 빠른 유속은 돌을 쌓아 둑을 만들고 장마 시 유량 조절을 위한 파이프와 밸브를 계곡 주변에 설치하여 반딧불이 서식처 복원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습니다.


이러한 준비들을 해놓아도 소나기가 거세질라치면 계곡 물살에 반딧불이 유충들이 떠내려 갈까봐 담당자들이 가슴 졸이기도 한답니다.   


수목원은 식물의 종과 유전자 보호에 의무가 있습니다. 불가피하게 병충해의 방지를 위한 작물 보호제를 살포해야 하는데 반딧불이는 특히 제초제, 살충제에 취약합니다. 서식처 근처에는 약품을 살포하고 있지 않습니다. 


반딧불이원 주변에는 병충해에 강한 수종 위주로 식재하며, 해충의 경우 필요하면 일일이 손으로 잡아내는 등 반딧불이가 농약 등에 노출되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시간의 흔적을 느끼게 하는 화담숲 소나무 정원의 나무들. 사진 = 화담숲 제공

결국 한국의 반딧불이 씨가 마른 이유는, 첫째가 지나치게 밝은 밤이고(해가 지면 조용해지는 대개의 선진국과는 달리 한국인들은 24시간 활발하게 움직인다),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제초-살충제를 지나치게 많이 쓰기 때문임을 알 수 있다. 


이렇게 빛과 약품에 취약하니 화담숲의 관리자들은 반딧불이원 주변에는 아예 약을 쓰지 않아도 되는 강한 나무들을 심고, 해충들을 일일이 손으로 잡아내며, 가파른 계곡을 끼고 있는 화담숲 안에서 반딧불이원 주변만큼은 애반딧불이들이 쓸려나가지 않도록 유속을 늦추는 데 별의별 노력을 다함을 알 수 있다. 

 

퀄러티는 광고 안 해도 전해지기 마련이니


화담숲 관리자들의 이런 노력은, 굳이 알리려는 노력을 하지 않아도, 한번 방문해본 사람은 감지하게 된다. 그러니 사람들의 입에서 입으로 소문이 전해지면서 매년 큰폭으로 방문객이 증가하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평일에도 결코 적지 않은 방문객이 화담숲을 거닐고 있는 것을 보고는 이런 의문도 들었다. “미국의 동물원이나 식물원은 지나치게 사람이 몰리면 곤란하므로 시간당 최대 방문 인원을 정해놓고 입장을 제한하는데, 화담숲도 이런 조치가 필요하지 않을까?”라는 질문이었다. 대기업 회장이 아무리 아름답게 조성한 숲이라도 너무 사람이 많아 어깨를 부딪힐 정도가 된다면 쾌적한 감상은 불가능할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정상 주변의 자작나무 숲에는 줄기가 흰색인 자작나무 1000여 그루가 빼곡이 들어서 색다른 풍경을 자아낸다. 사진 = 화담숲 제공

관련되는 질문에 대해 화담숲 측은 다음과 같이 답변해줬다. 

 

답변: 다양한 연령층의 고객들이 방문함에 따라 이제는 단순한 관람만이 아닌 자연에 대한 체험과 즐거움을 갖고 가실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 해외 선진 수목원들에 대한 벤치마킹을 지속적으로 해오고 있습니다.


2017년에는 연간 회원권을 시범적으로 운영하는 것을 검토한 바 있으며,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구체적인 사항을 보완, 발전시킬 계획입니다. 아직은 화담숲을 만들어나가는 과정이기에 완성도가 높아진 후 재시행 예정입니다.


평일보다 주말·공휴일에는 2배 이상 많은 관람객들이 방문하고 계십니다. 특히 가을 단풍철에는 더 많은 관람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더욱 쾌적한 관람 환경 제공을 위해 주말·공휴일에는 적정 수용 인원을 제한하는 방안도 검토 중에 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의 예약 문화가 덜 성숙된 상태에서 아직은 시기상조인 듯하여 망설이고 있는 중입니다. 향후에는 시간별, 요일별, 시즌별 입장 요금 탄력 적용과 함께 연중 이용 및 관람 편의를 위해 분산수용 방안을 도입할 예정입니다.

 

새의 눈으로 바라본 단풍철 화담숲의 모습. 연중 가장 방문객이 많은 때이기도 하다. 사진 = 화담숲 제공

선진국 수목원을 벤치마킹해 시간대별로 적절한 방문 인원 제한, 예약을 통한 방문제 등을 검토하고 있다는 답변이었다. 화담숲 측의 이러한 답변에서도 화담숲의 면모를 감지할 수 있다. ‘더 많이 와서 더 많은 돈을 써달라’는 상업적 목적의 시설과는 차별점이 분명하다. 아직은 이러한 수용 인원 제한 또는 선예약 후방문 시스템이 적용되지 않고 있으니, 자유롭게 화담숲을 방문하되, 주말에는 붐빈다니 되도록 평일에 시간을 내 방문하도록 권하고 싶은 게 필자의 마음이다. 숲을 찾는 재미와 행복에는 ‘한적함’이라는 요소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다음은 화담숲 측이 제공하는 화담숲에 대한 기초적 정보들이다. 


경기도 광주시 곤지암리조트 인접 135만 5371㎡(41만 평) 부지에 조성된 화담숲은 ‘자연과 사람이 조화로운 힐링 캠퍼스’를 테마로 조성-운영되고 있다. LG상록재단이 자연생태환경 복원과 보호를 위한 공익사업의 일환으로 조성해 2013년 6월에 정식 개장한 화담숲은 계절별로 다채로운 15개의 테마 정원으로 구성되어 있다.

 

환한 대낮인 데도 꼬리에 불을 밝히고 있는 화담숲의 반딧불이들. 짝을 찾기 위해 불을 밝히는데, 한국의 도시처럼 지나치게 밤이 밝으면 반딧불이들이 짝을 맺을 수 없어 씨가 마른다. 사진 = 화담숲 제공 

화담숲의 화담(和談)은 ‘정답게 이야기를 나누다’는 의미로 인간과 자연이 공존하고 교감하는 생태 공간을 지향한다. 숲의 식생을 최대한 자연 그대로 보존하고 자연을 사랑하는 누구나 편히 찾아 쉬며 힐링할 수 있는 생태 수목원으로 각광받고 있다.


소나무 정원, 자작나무 숲, 이끼원, 반딧불이원, 수국원, 분재원 등 15개의 테마원을 갖춘 화담숲은 교목, 관목, 초화등 총 4300여 종, 80만 본의 식물들로 조성되어 있다.


화담숲은 우리나라의 옛 자연 생태계를 복원하여 체험해볼 수 있는 장으로 조성되어, 우리나라의 아름다운 자생식물들을 모두 한 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다.


우리 산의 생태 조건에 맞게 해발 512m 발이봉 정상 주변으로 자작나무 숲, 소나무 정원과 같은 교목 중심의 테마원으로 꾸며져 있고, 하단부에 위치한 숲 입구에는 키 낮은 관목과 초화류들을 배치해 산책을 즐기며 우리나라의 모든 꽃과 나무들의 생태를 관찰할 수 있다.


또한 폭포, 새 소리, 물 소리, 바람 소리 등이 함께 어울린 숲길을 걷다보면 자연과 하나 되는 오감만족을 느낄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화담숲을 걸으며 대화하고 웃으며 사진 찍는 방문객들. 특히 여성들의 웃음소리가 그치지 않는 장소다. 사진 = 최영태 기자

■국내 최대 이끼원, 수도권 유일 반딧불이원 등 15개 테마원 구성


국내 최대 규모의 이끼원과 소나무 정원을 비롯해, 수도권 인근의 반딧불이원, 계절별로 화려한 꽃과 잎의 향연을 볼 수 있는 철쭉·진달래 길, 분재원, 수국원, 수련연못 등 화담숲의 특별한 색깔이 있다.

 

■ 반딧불이 서식환경 복원으로 6월 중순 반딧불이 축제 열려


반딧불이원과 이끼원은 화담숲만의 특징이다. 개똥벌레라 불리는 반딧불이는 청정 자연 생태계의 바로미터로, 수도권 인근에서는 화담숲에서만 관찰할 수 있다. 화담숲은 그동안 반딧불이의 생태 복원을 위하여 반딧불이 인공 청정 서식 환경을 연구-조성해 왔다. 하천에 반딧불이 유생충과 그 먹이인 토종 다슬기가 살 수 있는 자연 그대로의 깨끗한 물과 서식 환경을 위한 토양을 복원하는 데 성공했다.


이에 따라 반딧불이를 방사하는 다른 곳과는 달리 자생하는 반딧불이를 관찰할 수 있고 도심에서 사라져가는 희귀 곤충, 어류, 조류도 함께 공존하는 청정 생태계가 만들어지고 있다. 특히 6월 중순에는 반딧불이 축제를 열어 까만 밤하늘에 반짝반짝 빛을 발하며 날아다니는 1000여 마리의 애반딧불이를 볼 수 있다. 산업화로 사라진 반딧불이의 복원을 통해 옛 동심의 세계를 경험할 수 있다.

 

■ 국내 최대 이끼원에 30여 종의 다양한 이끼 조성


국내 최대 규모인 이끼원에서는 솔이끼, 돌솔이끼, 비꼬리이끼 등 30여 종의 초록색 원시림을 만나 볼 수 있다. 바람, 습도, 빛 등 이끼의 생육 조건을 조성하였고, 420m에 이르는 이끼 관찰로 주변으로 자연형 계곡, 폭포, 이끼 돌, 이끼 자연석, 단풍나무, 전나무 등으로 꾸며 이끼원을 가로질러 거닐다보면 신비로운 자연 원시림을 거니는 듯한 착각에 빠질 수 있다.

 

■ 한국적인 아름다움을 대표하는 국내 최대 소나무 정원


화담숲 소나무 정원은 국내 최대 규모의 소나무 테마 정원으로 1만 3800㎡(약 4000평) 규모에 1300여 그루의 소나무들이 자리하고 있다. 사계절 내내 짙푸른 소나무가 직선과 곡선의 다채로운 형태로 뻗어시원한 폭포와 계곡, 암석과 어우러져 한 폭의 동양화를 그려내 화담숲 산책의 백미로 손꼽힌다. 특히 피톤치드를 가장 많이 내뿜는 것으로 알려진 소나무 산책로는 미세먼지 가득한 도심에서 벗어나 유유자적 청정 힐링할 수 있는 공간이다.

 

■ 자연의 경건함이 있는 순백의 자작나무 숲


화담숲의 자작나무 숲에는 5000㎡(약 1500평) 공간에 1000여 그루의 하얀 자작나무가 빼곡이 들어서 북유럽 같은 이색 풍광을 자아낸다. 곧게 뻗은 하얀 자작나무와 싱그러운 초록의 잎 그리고 키큰 자작나무와 맞닿은 푸른하늘이 한 폭의 수채화를 그려낸다. 특히 봄에는 노란색 수선화와 보랏빛 깽깽이풀, 여름에는 보랏빛 맥문동과 짙은 향기의 섬백리향 등 300여 종의 오색 야생화들이 함께 어우러져 방문객의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 분재원에서 ‘화분 속의 숲’을 만나다


화담숲 분재원은 9900㎡(약 3000평) 면적에 향나무, 모과나무, 소사나무 등 250여 점의 분재를 전시한다. 분재의 꽃과 단풍을 즐길 수 있는 봄과 가을이 특히 매력적이다.


분재원은 전세계적으로 보기 드문 마추픽추 형 바위와 돌을 쌓아 올린 다랑이논 형태의 완만한 계단식 정원으로 꾸며졌다. 아름다운 폭포와 계곡을 가로지르는 800m의 산책로를 걷다보면 최고 수령 130세의 명품 분재를 비롯해 수억 년 전의 나무 화석인 300여 점의 규화목들이 오묘한 조화를 이루며 신비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 사계절 아름다운 꽃을 피우는 철쭉·진달래 길, 수국원, 수련연못 등이 추억을 선사


사계절이 뚜렷한 우리 숲의 아름다움을 체험할 수 있도록 계절별 형형색색으로 대표되는 테마원들도 돋보인다.


봄에는 왕벚나무 등 150여 종의 벚나무류가 연분홍빛으로 온산을 물들이고, 210여 종의 분홍 진달래와 붉고 흰 철쭉 등이 가득한 철쭉·진달래원이 화담숲에 꽃물결을 이룬다.


여름에는 시원한 계곡물을 따라 산수국 등 7만 여 그루의 수국 꽃들이 풍성하게 피는 수국원과, 연못 위에 잎을 띄운 채 아름다운 꽃을 피우는 화려한 수련이 어우러진 수련연못이 시원한 여름을 반긴다.


가을에는 한국 고유 수종인 내장 단풍을 비롯해 당단풍, 애기단풍, 산단풍, 고로쇠나무 등 국내 최대 480여 종의 단풍나무가 형형색색 아름다운 빛깔을 더한다.

 

걸으며 산책하는 맛도, 모노레일을 타고 새가 된 듯한 기분을 느껴보는 재미도 모두 각별하다. 사진 = 화담숲 제공

화담숲의 산책로 전 구간은 낮은 경사도의 5.2km 데크 길로 이루어져 있어 유모차, 휠체어로도 편안하게 둘러볼 수 있다. 또한 다채로운 15개의 테마원을 편안하게 둘러볼 수 있도록 1.2km 순환형 모노레일도 운영해 누구나 숲을 즐길 수 있다. 화담숲 전체를 순환하는 모노레일을 타면 양 옆으로 우거진 푸른 나무 터널을 지나고 형형색색 오색의 꽃이 수놓아진 화단을 내려다볼 수 있다. 마치 새의 시선으로 하늘에서 내려 보는 것처럼 테마원들을 한 눈에 조망할 수 있어 방문객들에게 인기다.


특히 식물 서식 환경 조성과 함께 우리나라 산야에 사라져 가는 동물들인 천연기념물 남생이, 원앙을 비롯해 도롱뇽, 다람쥐 등도 화담숲을 거닐면서 만날 수 있다.


또한 우리나라의 토종 민물고기를 한 곳에서 만날 수 있는 체험 학습장인 ‘민물고기 생태관’과 곤충들을 직접 보고 체험할 수 있는 ‘곤충 생태관’이 마련되어 있어 교육 공간으로 인기가 높다.

찾아가기: 곤지암 리조트 인근에 있다. 중부고속도로~곤지암 나들목.

 

주소: 경기 광주시 도척면 도척윗로 278 


이용: 개장일: 3월 16일 ~ 11월 중 / 개장 시간: 오전 8시 30분(주말 오전 8시) ~ 오후 6시(계절에 따라 운영 시간 탄력적) / 입장료: 어른 1만 원, 경로-청소년 8000원, 어린이 6000원 / 모노레일: 1구간 4000원, 2구간 6000원, 순환 8000원 / 산책로: 총연장 5.3km로 두 시간 가량 소요.

관련태그
CNB  씨앤비  시앤비  CNB뉴스  씨앤비뉴스

배너
배너

많이 읽은 기사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