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화랑(원혜경 대표)은 30일까지 이영수 작가의 개인전을 연다. 이번 전시는 자연의 찰나의 결정적 아름다움을 담은 신작 35여 점을 선보인다.
현대사회와 현대인은 늘 현재를 뛰어넘는 새로운 것, 최첨단의 것을 좇아가기에 여념이 없다. 이 가운데 작가는 오히려 현대사회의 이면에 드리워진 원초적인 자연을 찬미하며 본인의 화폭 속에 담아 왔다.
묵묵히 소멸과 탄생을 주기적으로 반복하며 존재하는 자연의 생명성과 순수함은 시대나 환경을 뛰어넘어 아름다움을 드러낸다. 이것은 작가에겐 아름다운 가치를 담고자 즐거운 붓질을 허락하는 요인이 된다. 그의 화면에는 자연을 향한 탐미적 요소가 농후하며 찰나의 결정적 아름다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작가의 시선으로 포착해낸 자연의 순간이 단순히 사실적 재현에 그치거나 시각적인 장식 미만을 부각하는 것은 아니다.
작가는 자신의 그림을 통해 우리가 일상에서 지나칠 수 있는 소소한 아름다움을 시각화고, 그것을 통해 삶 속의 성찰과 소중한 의미들을 일깨우고자 한다. 작가는 그가 담고 있는 자연풍경의 한순간을 통해 삶의 아름다움의 절정을 보여줌과 동시에 아름다움을 뒤로 한 생명성의 유한함을 직시하게도 한다. “영원한 것이 아닌 유한하기에 그 순간이 더욱 소중하고 아름다운 것이 아니냐?”는 질문을 던지는 것.
작가는 그 대표적인 소재로 잎사귀에 맺힌 영롱한 ‘이슬방울’과 화려하고도 풍요로움이 가득한 ‘양귀비꽃’의 풍경을 자신만의 화풍으로 표현해 왔다. 이슬방울은 꽃잎이나 풀 혹은 잎사귀를 배경 삼아 극사실적으로 표현된다. 세상을 품은 작은 물방울은 결국 산화돼 사라질 테지만 그 순간만큼은 무엇보다 영롱하게 빛난다는 것을 작가는 함축적으로 담고 있다.
이슬방울 연작이 치밀한 묘사력으로 자연의 찰나적 아름다움을 담아냈다면, 양귀비꽃 풍경 연작은 색채를 통해 탐미의 세계에 접근한다. 양귀비는 간결한 구조로 섬세한 미감을 보여주는 꽃이다. 작가는 화면을 꽃밭 속에 들어가 있는 느낌으로 배경을 흐릿하게 처리해 몽환적이면서도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선화랑 측은 “이영수 작가는 본인의 작품을 통해 청초함, 영롱함, 편안함으로 마음을 정화시키며 한 번 더 순수한 눈과 마음으로 삶을 되돌아보기를 희망한다. 그런 개개인의 마음이 모여 정화된 사회를 꿈꾸는 따뜻하고도 소박한 마음이 담겼다”며 “정화된 사회를 꿈꾸는 작가의 바람대로 많은 관람자들의 마음이 더 맑아지고 평화로운 쉼을 얻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