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라리오갤러리 서울|삼청은 7월 5일~8월 19일 화가 좌혜선의 개인전 ‘가장 보통의 이야기’를 연다. 작가의 세 번째 개인전이자 아라리오갤러리에서 여는 첫 번째 전시인 이번 개인전에는 ‘먹고 사는 이야기’를 주제로 채색화 신작들과 첫 시도인 15점짜리 목탄 드로잉 연작, 손글씨 텍스트 작업 등 40여 점이 전시된다.
작가는 장지에 분채를 두터운 밀도로 여러 겹 덧칠하고 다시 닦아내는 독특한 방식으로 먹고 살며 일하는 사람들의 삶의 이야기들을 그려 왔다. 부엌의 풍경과 여성의 모습을 그린 첫 번째 개인전에 이어 누군가를 기다리고 일을 하고 퇴근을 하는 사람들을 소재로 한 두 번째 개인전을 통해 생계와 가장 밀접한 모습들뿐 아니라 사람 간 관계와 책임을 이야기함으로써 공감을 얻고 주목받았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첫 개인전부터 지금까지 천착하고 있는 사람들의 일상적 삶을 주제로 ‘가장 보통의 삶’이란 무엇일까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1층 전시장에서는 어두운 색조의 채색화들이 관람객을 맞이한다. 거리에 서 있거나, 어딘가를 바라보고, 걸어가고 있지만 누구인지 명확히 알아볼 수는 없는 그림 속 인물들은 관람객으로 하여금 다양한 사연들을 추측하게 한다. 또한 현실과 기억 속 장소가 공존하는 풍경, 그리고 빛과 어두움의 대비는 우리에게 평소 익숙한 장면을 낯설게 하며 관람객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지하 1층 전시장에서는 최초로 목탄 드로잉 연작 15점과 짧은 소설 텍스트 작업 15점을 선보인다. 100호 크기의 종이에 반복해 선을 긋고 손으로 문질러 만들어진 흑백의 풍경들은 각각 단편적인 삶의 모습들을 이야기한다. 이들이 하나로 이어져 만들어진 가로길이 20미터에 달하는 거대한 파노라마 풍경과 인물들은 현실의 시공간을 초월하며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가장 보통의 이야기’를 보여준다.
목탄드로잉과 함께 전시된 15편의 손글씨 텍스트 작업들은 작가가 20대에 방문미술교사로서 가정집에 드나들며 실제로 듣거나 있다고 전해 들은 이야기들을 바탕으로 쓴 짧은 1인칭 소설들이다. 아라리오갤러리 측은 “각기 타인의 손을 빌어 쓰인 이 이야기들은 ‘가장 보통의 이야기’라는 제목과는 달리 결코 평범하지 않은 삶의 여러 단면들을 제시한다”며 “작가가 다양한 방식으로 보여주는 이야기들을 통해, 매일 무심코 사는 삶이면서도 사실은 가장 닿기 어려운 삶의 모습인지도 모를 ‘보통의 삶’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좌혜선 작가는 제주에서 출생하여 성균관대학교 미술학과에서 동양화를 전공하고 동 대학원을 졸업했다. 2010년 제1회 개인전과 2015년 제2회 개인전을 개최했으며, 2010년 대만 국립국부기념관, 경기도 안산 단원전시관, 2012년 서울 이랜드스페이스, 2016년 아라리오뮤지엄 제주의 그룹전 등에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