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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T 돋보기] 이통 3사 M&A 경쟁에 몸값 오르는 CJ헬로

'유료방송 합산규제' 일몰 호재… “꽃놀이 패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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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596호 정의식⁄ 2018.07.10 12:35:13

CJ헬로 상암동 본사. 사진 = CJ헬로

유료방송 업계의 오랜 이슈였던 합산규제가 3년 만에 일몰(종료)되면서 이 분야의 강자 KT가 독주할 가능성이 점쳐지는 가운데 시장 3위 업체인 CJ헬로(구 CJ헬로비전)의 몸값이 오르고 있다. 1위 KT는 물론 4위 LG유플러스도 CJ헬로를 인수하면 단박에 시장점유율을 확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과거 2015년 CJ헬로 인수를 추진했던 2위 SK텔레콤 역시 인수 후보자다. 이통 3사가 모두 구애의 시선을 보이는 가운데 CJ헬로가 어떤 파트너를 선택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KT 겨냥 규제… 3년 만에 일몰

 

지난 6월 27일 유료방송 합산규제가 3년의 시한을 마무리하고 일몰됐다. 유료방송 합산규제는 케이블TV‧IPTV‧위성방송 등 특정 유료방송 사업자가 전체 유료방송 가입자 수의 3분의 1 이상을 확보할 수 없게 한 규정이다. 

 

원래는 IPTV 사업자 간 시장독점을 방지하기 위한 규정이었으나, 동일 서비스라 할 수 있는 케이블TV와 위성방송 가입자도 규제에 포함된 것은 이통 3사 중 KT만 자회사 KT스카이라이프를 통해 위성방송 사업을 보유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지난 4월 16일 열린 유료방송 산업 토론회. 사진 = 연합뉴스

결과적으로 이 규제는 ‘KT에 대한 맞춤형 규제’로 간주됐지만 정부의 과도한 규제라는 지적도 있어 적용 당시부터 ‘3년 간의 한시적 효력’을 조건으로 시행됐다. 이에 따라 3년 후 시점에 시장 영향 등을 재평가해 연장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에 따른 탄핵과 조기 대통령 선거, 6월 지방선거 등 일련의 정치 상황과 맞물리며 국회가 공전했고, 결과적으로 이 규제는 논의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못한 채 일몰 시한을 맞았다.

 

당장 호재를 만난 것은 KT다. 2017년 하반기 기준 KT는 유료방송 시장에서 IPTV로 점유율 20.21%를 갖고 있다. 게다가 자회사인 KT스카이라이프가 운영하는 위성방송 점유율 10.33%를 합하면 총 30.54%나 된다. 2위 SK브로드밴드는 13.65%, 3위 CJ헬로비전은 13.1%이며, LG유플러스(10.89%), 티브로드(10.24%)가 4‧5위인 것을 비교하면 KT의 점유율은 압도적이다.

 

KT는 그간 합산규제 33.3%를 넘기지 않기 위해 마케팅 수위를 조절해왔으나 이번에 규제가 일몰되면서 적극적으로 위성방송 가입자 증대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위성방송에 집중하는 건 합산규제 일몰 후에도 케이블TV‧IPTV 규제가 여전히 적용되는 반면 위성방송 가입자 모집은 상한선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SK텔레콤도 LG유플러스도 CJ헬로에 눈독

 

두 번째 호재의 주인공은 CJ헬로다. 일찍부터 전국망을 갖추고 디지털 비율도 높아 이통사들과 인수합병 시 다양한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는 유료방송 사업자로 꼽히기 때문이다. CJ헬로의 유료방송 가입자는 2018년 1분기 기준 425만 명으로 케이블TV 업계 1위다. 이 중 디지털 가입자는 63.6%인 270만 명이다. 

 

유료방송 시장 점유율 1위인 KT가 CJ헬로를 인수할 경우 독보적인 1위 자리를 유지할 수 있다. 3~4위 사업자인 LG유플러스 역시 CJ헬로와 합치면 단숨에 2위로 올라설 수 있다. 지난 2015년 당시 CJ헬로비전 인수전에 나섰다가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불허 통지를 받았던 SK텔레콤 역시 잠재 구매자로 거론된다. 

 

실제로 SK텔레콤은 지난 2015년 말 CJ헬로비전 인수 작업에 착수한 바 있다. 양사는 CJ헬로비전과 SK브로드밴드를 합병하는 방식으로 인수합병 작업을 차근차근 진행했으나, 경쟁사 KT와 LG유플러스의 거센 반대에 부딪혔다. 양측의 공방은 2016년 7월 공정거래위원회가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의 인수합병을 반대하면서 원점으로 돌아갔다. 

2016년 7월 18일 신영선 공정거래위원회 사무처장이 정부세종청사 공정위 기자실에서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 인수합병 금지 결정을 브리핑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이후 2017년 7월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재판 과정에서 당시 공정위가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를 허용할 예정이었지만 박근혜 전 대통령이 부정적 입장을 내비쳐 인수가 무산됐다는 증언이 나왔다. 당시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박근혜가 인수합병을 반대한 이유로 미르‧K재단의 89억 원 추가 출연 요청을 SK그룹이 거부한 것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봤다.

 

또 지난 6월에는 경찰이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황창규 KT 회장에 사전 구석영장을 신청하면서 황 회장이 KT 전현직 임원들을 동원해 국회의원들에게 불법 정치자금을 제공했고, 이같은 로비를 통해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가 무산됐다고 주장했으나, 황 회장에 대한 영장은 기각됐다. 

 

LG유플러스의 인수 시도도 올 초부터 계속 이어져왔다.

 

올해 1월 17일 경 증권업계에서는 LG유플러스가 CJ오쇼핑이 보유한 CJ헬로 지분 53.92% 전량을 약 1조 원 안팎의 가격에 인수할 것이라는 소문이 퍼졌다. LG유플러스가 CJ헬로를 인수할 경우 유료방송 시장에서 KT와 점유율이 크게 차이나지 않는 2위를 차지할 것으로 기대됐다. 이에 한국거래소가 양측에 인수합병 관련 조회 공시를 요구하자 CJ오쇼핑 측은 공시를 통해 이를 부정했다. 

 

하지만 이때 양측의 인수 협상이 진행됐던 것은 사실로 드러났고, LG유플러스 측은 여전히 CJ헬로 인수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려져 업계는 조만간 양측의 인수 협상이 재개될 것으로 예상하는 분위기다. 

 

증권가 “물건은 하나인데 살 사람 많아…” 

 

심지어 그간 인수 후보로 고려되지 않았던 KT도 최근 인수 가능성을 거론하고 나섰다.

 

지난 6월 28일 법무법인 율촌에서 열린 방송통신산업 발전방안 세미나에서 최영석 KT 상무는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의 인수가 무산된) 2년 전과는 시장 상황이 변화했다. 합산규제가 일몰됐고 IPTV 비중이 케이블TV를 넘어섰으며 넷플릭스 같은 강력한 콘텐츠 기업도 등장했다”며 “KT가 언제까지나 점유율 31%에 머무를 수는 없지 않나. 상황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는 KT의 CJ헬로 인수 가능성을 내비친 언급으로 분석됐다. 

CJ헬로 로고. 

이처럼 이통 3사가 모두 CJ헬로 인수에 관심을 보이는 상황에 대해 황승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쓸만한 물건은 하나고, 살 사람은 많은 상황”이라며 “바둑에서의 꽃놀이패를 쥐고 있는 형국”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디지털 가입자 1인의 가치를 40만 원, 아날로그 가입자 1인의 가치를 25만 원으로 가정할 경우 평균 가입자 당 가치는 약 34만 5000원이며 전체 규모로는 1.47조 원”이라고 환산했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도 “CJ헬로는 케이블TV 업계 1위 사업자일 뿐만 아니라 다른 업체들에 비해 가입자가 전국적으로 분포돼 있다. 6월 27일을 기점으로 유료방송 합산규제가 일몰돼 CJ헬로의 M&A 가치는 더욱 부각될 것”이라며 “CJ헬로 인수는 유료방송시장 내 경쟁력을 끌어올릴 수 있어 이통사 입장에서 매력적인 매물”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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