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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T 돋보기] 이통3사 새 데이터 요금제 "최선입니까"…4GB 다음이 100GB?

이용실태 외면하고 고가 요금제만 강조…"업체 위주 책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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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598-599호 정의식⁄ 2018.07.23 16:59:52

18일 SK텔레콤이 'T플랜' 요금제를 출시했다. 사진 = SK텔레콤

이동통신 3사가 최근 새로운 데이터 요금제를 잇따라 발표하며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 경쟁이 재개됐다. 3사의 요금제를 살펴보면 약 3만 원 대에 데이터 1GB 이상을 제공하고, 약 8만 원 대에 100GB 이상의 무제한 데이터를 제공하는 등 기존보다 더 많은 데이터를 제공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하지만 정작 소비자들이 필요로하는 5~20GB 사이의 요금제는 발표되지 않아 “데이터 과소비만 조장하는 요금제”라는 불만이 나오는 상황이다.

 

이통 3사, 새로운 데이터 요금제 발표

 

지난 18일 SK텔레콤이 새로운 데이터 요금제 ‘T플랜’을 공개하면서 이통 3사의 데이터 요금제 경쟁이 본격적으로 재개됐다.

 

먼저, SK텔레콤의 T플랜은 가격과 데이터 제공량에 따라 스몰, 미디엄, 라지, 패밀리, 인피니티 등 5종으로 구성됐다.

 

가장 저렴한 스몰은 월 3만 3000원(부가세 포함)에 데이터 1.2GB를 제공하며, 미디엄은 월 5만 원에 데이터 4GB를 제공한다. 이 두 요금제는 데이터 사용량이 많지 않은 고객을 위한 요금제로, T플랜의 핵심 요금제는 월 6만 9000원에 데이터 100GB를 제공하는 라지다. 라지의 경우 기본 제공량 100GB를 한 달 이내에 다 쓸 가능성이 크지 않지만, 그 기간 동안 다 소진해도 최대 5Mbps급 속도로 무제한 데이터 사용을 보장한다. 

 

이외에 월 7만 9000원에 데이터 150GB를 제공하는 패밀리와 월 10만 원에 데이터 완전무제한과 VIP혜택을 제공하는 인피니티가 있는데 이는 데이터 사용량이 극히 많은 소수 헤비유저를 위한 요금제다.

SK텔레콤의 'T플랜' 요금제. 사진 = SK텔레콤

KT도 지난 5월 ‘데이터ON’ 요금제를 내놨다. 가장 저렴한 ‘LTE베이직’이 3만 3000원에 1GB의 데이터를 제공하며, 중간급인 ‘톡’ 요금제는 4만 9000원에 3GB를 제공한다. 핵심 요금제는 6만 9000원에 데이터 100GB를 제공하는 ‘비디오’ 요금제다. 이외에 최상위 사용자를 위한 ‘프리미엄’ 요금제는 무제한 데이터를 8만 9000원에 제공한다. 
 
LG유플러스의 경우 지난 2월 8만 8000원에 무제한 데이터를 제공하는 ‘속도 용량 걱정 없는 데이터 요금제’를 출시했다. 

 

SK텔레콤‧KT 요금제 "대동소이"

 

3사의 데이터 요금제를 살펴보면 최근에 요금제를 발표한 SK텔레콤과 KT의 공통점이 두드러진다.

 

우선 SK텔레콤 T플랜의 '스몰'은 KT 데이터ON의 'LTE베이직’과 유사하다. 가격은 둘다 3만 3000원이며 SK텔레콤이 데이터 1.2GB로 KT의 1GB보다 좀더 많다. 

 

SK텔레콤의 ‘미디엄’ 요금제 역시 KT ‘톡’ 요금제와 유사하다. KT가 4만 9000원에 3GB를 제공하는 반면 SK텔레콤은 5만원에 4GB를 제공해 유리하다. 

LG유플러스가 지난 2월 출시한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를 모델들이 소개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결정적으로 SK텔레콤 ‘라지’와 KT ‘비디오’ 요금제는 판박은 듯 동일하다. 둘다 6만 9000원에 데이터 100GB를 제공하는 요금제다. LG유플러스의 경우 비슷한 요금제가 없다.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는 KT와 LG유플러스가 비슷하다. KT는 8만 9000원, LG유플러스는 8만 8000원이다. SK텔레콤 ‘인피니티’는 10만 원으로 타사에 비해 좀더 비싸다. 

 

현재까지 발표된 요금제 기준으로 보면 LG유플러스 요금제가 타사에 비해 경쟁력이 다소 떨어지는 감이 있다. 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도 조만간 비슷한 수준의 요금제를 출시할 예정이라 하니 좀더 기다리면 비슷한 수준의 요금제 경쟁을 볼 수 있을 것 같다. 

 

100GB 요금제에 소비자들 반발

 

문제는 3사가 제공하는 기본 100GB 이상 무제한 요금제가 대다수 소비자의 사용 패턴과는 관계없는 요금제라는 것.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기준 스마트폰(4G) 가입자의 월 평균 데이터 사용량은 6.9GB다. 무제한 요금제 가입자의 사용량도 월 평균 18.9GB로 20GB에 못미치는 수준이다. 과기부의 다량 이용자 통계를 살펴보면 월 100GB 이상 사용하는 소비자는 전체의 1% 미만이다.

 

이같은 소비자 사용 패턴을 감안하면 이통사가 약 7~10GB를 사용하는 대다수 사용자를 위한 요금제와 약 20GB를 사용하는 헤비 유저를 위한 요금제를 출시해야 할 것 같지만, 정작 이통사들은 20GB도 못쓰는 헤비 유저들에게 100GB를 넉넉히 주는 ‘퍼주기 요금제’에 집중하고 있다. 

 

게다가 100GB 요금제와 7GB~10GB 요금제의 가격 차이가 약 1만 원 정도에 불과해 가격대 성능비를 생각하는 소비자로 하여금 “다소 무리해서라도 100GB를 선택하는 게 이익”이라는 판단을 하게끔 유도한다.

 

소비자들은 불만을 토로하는 분위기다. 주요 IT 커뮤니티에서는 “대놓고 100GB 요금제를 쓰라는 가격 설정인 듯” “나눠 쓰기도 안되는데 혼자서 100GB를 어떻게 쓰냐” “4GB 다음이 100GB, 이건 소비자 우롱이다” “선택 폭이 너무 좁은 요금제” “프랑스에선 19.99유로에 100GB 무제한인데…” 등등 비판 의견이 줄을 잇고 있다.

 

주요 국가의 저가 요금제. 자료 = 참여연대

해외의 100GB 요금제에 비해 가격이 지나치게 비싸다는 지적도 나온다. 참여연대에 따르면, 프랑스, 네덜란드, 스위스, 덴마크, 핀란드, 이스라엘 등 여러 국가에서 100GB 요금제의 가격은 약 30유로(3만 9775원) 수준이다. SK텔레콤, KT의 경우 6만 9000원이니 거의 절반 수준인 셈이다. 일반 사용자가 쓰기 충분한 수준인 월 10GB의 데이터를 제공하는 2만 원대(프랑스 SFR사 파워10GO) 요금제도 있다.

 

소비자 단체들은 실질적인 통신비 절감을 위해 소비자가 많이 쓰는 중저가 요금제를 세분화하고, 혜택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정지연 한국소비자연맹 사무총장은 “고가 대용량 요금제에 혜택이 몰리다 보니 데이터를 아주 많이 쓰거나 적게 쓰는 소비자가 아니라면 딱히 선택할 만한 상품이 없는 상황”이라며 “다양한 수요를 반영해 소비자의 선택 폭을 넓힐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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