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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준 작가의 화면 속 허공에 정지한 사과

도로시 살롱서 개인전 ‘원 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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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김금영⁄ 2018.07.25 14:55:17

안준, ‘중력(Gravity) #001’. HDR 울트라 크롬 아카이벌 피그먼트 프린트, 40 x 60inch. 2013.

허공에 정지해 떠 있는 사과. 중력을 거스르며 비상하고 있는 것 같은 사과가 눈길을 끈다. 도로시 살롱이 안준 작가의 개인전 ‘원 라이프(One Life)’를 7월 29일까지 연다.

 

작가는 고층 건물 끝에 아슬아슬하게 걸터앉아 있는 자신의 모습을 프레임 안에 담은 셀프-포트레이트 작업, 그리고 육안으로는 인지가 불가능한 매우 빠르게 움직이는 것들을 고속 촬영해 실재하지만 우리 눈으로는 볼 수 없었던 것들을 정지된 형상으로 담아내는 고속사진 작업으로 알려졌다.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원 라이프’ 시리즈는 작가가 선택한 풍경을 배경으로 수 없이 여러 번 사과를 던져 이 사과가 떨어지는 순간을 고속 촬영해 마치 사과가 허공에 정지돼 있는 것처럼 담아낸 작품들이다. 사과가 공중에 떠 있는 순간을 우리의 눈으로 직접 볼 수는 없지만, 사과가 공중에 떠 있었던 순간은 실재했던 순간이다. 이 순간을 고속 촬영 카메라에 담아 보이지 않는 세계가 있음을 역설적으로 보여준다.

 

안준, ‘원 라이프(One Life) #010’. HDR 울트라 크롬 아카이벌 피그먼트 프린트, 60 x 40inch.  2017.

도로시 살롱 측은 “‘원 라이프’는 허공으로 사과 던지기라는 일종의 퍼포먼스에 의한 작가가 의도하고 연출한 장면이다. 하지만 인간이 중력을 마음대로 조종할 수는 없기에 사과가 떨어지는 순간을 포착해낸 사진들은 우연의 결과물이라는 것 역시 또 하나의 역설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즉 작가의 ‘원 라이프’는 역설-패러독스의 미학과 우연의 미학에 대해 이야기 한다는 것.

 

이어 “아울러 던져진 사과는 반드시 바닥(땅)에 떨어진다는 중력의 법칙에서 작가는 한 번 태어난 삶은 반드시 죽음에 이르게 된다는 메멘토 모리(Memento Mori)를 깨달으며, 이렇게 던져졌다가 땅에 떨어지는 사과의 모습에서 하나의 삶(원 라이프)을 발견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전시는 이전의 전시와는 달리 처음으로 ‘원 라이프’ 연작만을 한 자리에 모아 소개하면서 중력(Gravitiy)에서 원 라이프로, 그리고 다시 메멘토 모리로 변화하며 옮겨가는 과정을 자연스럽게 보여준다. 도로시 살롱 측은 “작가의 관심은 이제 공중으로 던져져서 포물선을 그리며 땅으로 떨어졌던 사과는 이제 어떤 주어진 지점에서 잡고 있던 힘을 놓아버림으로써 땅으로 바로 떨어지는, 무게에서 해방돼 직선으로 자유낙하하는 돌로 옮겨갔다. 이 우연과 필연이 만들어내는 찰나의 이미지는 여전히 숭고하고 아름답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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