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로탕 서울은 한국에서 열리는 오타니 워크숍의 첫 개인전을 8월 23일~9월 22일 연다. 이번 개인전은 오타니 워크숍이 페로탕 갤러리와 함께 진행하는 첫 번째 전시다.
2005년 설립된 오타니 워크숍은 오랜 시간에 걸쳐 이어진 도예 기법과 동시대적 미학을 하나로 묶어 선보인다. ‘워크숍’이라는 단어 탓에 여러 예술가가 모인 단체이거나 작가들이 함께 쓰는 공방, 심지어는 아마추어들의 실험적 활동이 아닐까 짐작할 수도 있지만, 오타니 워크숍은 오로지 한 명으로 이뤄졌다. 바로 작가 오타니 시게루.
오키나와 현립 예술대학에 재학 중이던 오타니 시게루는 작가로 처하게 될 곤궁함에 낙담했고, 이후 1년 동안 화물트럭에서 잠을 청하며 일본 전역을 돌아다니는 자체적 안식년을 취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 여정은 오히려 예술가로서의 정체성을 들여다보는 깨달음의 시간이 됐다고.
이후 작가는 예술학교로 돌아와 학업을 마치고 4년 뒤 갤러리카라하시에서 첫 개인전 ‘오타니 공작실 전시회전’을 열었다. 그의 작업은 무라카미 타카시의 이목을 끌었고, 타카시는 현재 오타니 워크숍의 멘토이자 큐레이터로 도움을 주고 있다.
작가는 2017년에 이르기까지 거의 10여 년에 걸쳐 시라가키에서 작업을 진행했다. ‘시가현립 도예의 숲’에서 가마를 사용했고, 결과적으로는 대형 작업을 전개하고자 아와지 섬에서 지붕용 도자기 타일 공장으로 쓰이던 공간을 구매했다. 1995년 고베 대지진 이후 반복된 크고 작은 지진으로 문을 닫은 공장들 사이 작가는 아와지 섬에 남겨진 역사적인 타일과 도자기에 매혹됐고, 점토를 활용한 작은 형상에서부터 비틀어진 모양의 인간처럼 보이는 도자 조각에 이르는 다양한 오브제를 만들기 시작했다. 이 작업들은 나무와 쇠를 비롯해 아와지 섬에서 발견한 여러 재료를 섞어 완성됐다.
이렇게 만들어진 작가의 작업 중 상당수는 독특한 성격을 보여주는데, 비대칭적 형상을 취하는 동시에 거친 점토의 질감을 유지한다. 페로탕 서울 측은 “이것은 일본 도예의 전형적인 인식이 새롭게 바뀌었음을 알려주는 특징이기도 하다”고 밝혔다.
작가는 가장 2016년 카이카이기키갤러리에서 진행한 개인전 ‘내가 17세 때 자코메티의 이야기를 미술 선생님에게 들은 뒤로 조각을 동경하게 됐고, 나는 지금 조각을 만들고있습니다’에서 도예와 조각이 맺고 있는 유동적 관계를 탐구했다. 크기를 맞춘 선반 위에 물병이나 창자가 놓여 있고, 도자기로 만들어진 거대하고 허황된 두상이 잔디로 이뤄진 둔덕에서 자라나고 있는 듯 보이는 각각의 작업은 그것이 지닌 실용성 혹은 장식성에 질문을 던졌다. 미술 작품으로써 심오한 존재감을 드러내는 동시에 전통 문화와 동시대 문화의 기이한 상호 관계를 드러낸 것.
페로탕 서울 측은 “오타니 워크숍의 작업은 도예와 조각, 공예로 점철된 다양한 이야기를 관객에게 제시한다”며 “이런 서사적 요소들은 궁극적으로 미술을 새롭게 정의내리도록 하며, 이것은 우리 자신을 또한 새롭게 정의하게 이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