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라캇 서울은 9월 1일~11월 4일 바라캇 본관과 새롭게 문을 여는 바라캇 컨템포러리 공간에서 영국 출신 작가 셰자드 다우드의 ‘리바이어던: 흑점과 고래’전을 연다.
‘리바이어던’은 이 시대의 긴급한 문제를 조망하는 예술 프로젝트다. 기후 변화, 해양 복지, 민주주의, 이주민과 난민, 정신 건강 등 완전히 이해하거나 해답을 내기 어려운 현시대의 문제를 놓고 여러 전문가와 연계를 통해 그 연결 고리를 탐색한다. 이 프로젝트는 총 10편의 에피소드로 이뤄진 소설과 이에 상응하는 상을 주축으로, 조각과 페인팅, 토론과 텍스트 출판으로 구성된다.
이번에 바라캇 서울에서 열리는 전시는 2021년까지 진행될 세계 순회전 중 세 번째 전시다. 프로젝트가 진행되는 동안 당시 사회적 사건이나 쟁점에 따라 내용이 확장될 예정이다. ‘리바이어던: 흑점과 고래’전에서는 ‘리바이어던’ 프로젝트의 중심을 이루는 영상 작업의 네 번째 에피소드를 최초로 선보인다. 영상은 태양계에서 일어난 원인 모를 격변으로 몇 명의 생존자만이 살아남은 가상 미래를 배경으로 한다. 또한 람페두사 섬으로 가는 바닷길에서 사망한 난민들의 신원을 확인하기 위한 기관 라바노프와 베네치아의 전통적인 수공예 천 제작사인 포르투니의 협업으로 이뤄진 페인팅을 선보인다.
이외에도 바라캇 서울의 고대 조각상에서 영감을 얻은 신작 조각품과 한국 설화 ‘연오랑 세오녀’에서 영감을 얻은 신작 페인팅을 선보일 예정이다. 오랜 시간 바다 아래 잠겨 있었던 헬레니즘 시대의 남성 토르소를 모티프로 남성 토르소에 문어 머리가 얹힌 조각을 제작했다.
연오랑 세오녀는 고대 한국의 일월 성신 신화를 담은 기록물로, 바위에 실려 일본으로 건너간 어부 연오랑을 그리워한 세오녀가 바위에 놓인 연오랑의 신발을 본 후 남편을 따라 일본으로 가 그곳의 왕과 왕비가 되는 이야기다. 작가는 이야기 속 신발을 ‘잃어버린 난민의 소지품’으로 여기고, 신라에서 해와 달의 정기를 되찾기 위해 세오녀가 짠 비단으로 제사를 지내는 이야기를 아소르스 제도의 비현실적인 일몰의 순간으로 풀어내며 천 위에 페인팅으로 재해석한다.
바라캇 서울 측은 “셰자드 다우드의 ‘리바이어던: 흑점과 고래’는 바라캇 소장품인 고대 예술품과 한국의 신화와 이종적인 결합을 맺으며 변용의 과정을 거친다. 처음 프로젝트가 시작된 유럽과 다른 사회적 배경과 문화를 갖는 한국에서 여러 학자들과 관객을 만나며 어떻게 변화하고 확산해갈지 기대된다”며 “이번 전시를 통해 처음 선보이는 바라캇 컨탬포러리는 세계의 다양한 문화 간의 접점에서 일어나는 중요한 이슈들을 중심으로 세계적 수준의 프로젝트를 진행하고자 한다”고 밝혔다.